“현실 세계를 이해하고 상호작용하는 AI 기술이 미래 산업의 판도를 바꿀 전망이다" CES 2025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자동차·로봇·산업 자동화 분야의 혁신을 이끌 차세대 AI 기술과 플랫폼을 공개하면서 밝힌 포부다.
현실과 가상 잇는 AI 플랫폼으로 산업 혁신 이끈다
엔비디아가 6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5 기조연설에서 현실 세계와 상호작용하는 '피지컬 AI(Physical AI)' 시대의 개막을 선언했다. 젠슨 황 CEO는 2시간여에 걸쳐 자율주행차, 산업용 로봇, 공장 자동화 등 실제 산업 현장에서 AI가 어떻게 활용되는지를 상세히 보여줬다. 키노트 중간에는 고대역폭메모리(HBM) 576개 탑재된 블랙웰 그래픽처리장치(GPU) 패널을 들고 재미있는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
젠슨 황 CEO는 “CES는 단순히 다음 단계가 아닌, 무엇이 가능한지에 대한 것"이라며 포문을 열었다. 그는 “기술은 단순히 도전을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그 도전을 기회로 전환하여 인류가 더 스마트하고 건강하게 살 수 있도록 돕는다"고 강조했다.
엔비디아의 이번 발표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것은 물리적 세계를 이해하고 상호작용하는 AI 플랫폼 '코스모스(Cosmos)'다.
코스모스는 2000만 시간 분량의 동영상을 학습해 물리적 환경과 상호작용할 수 있는 AI 모델이다. 이 플랫폼은 중력, 마찰, 관성과 같은 물리법칙을 이해하고 3차원 공간에서의 물체 간 관계를 파악할 수 있다.
젠슨 황 CEO는 “코스모스는 물리적 세계를 이해하도록 설계된 세계 최초의 AI 기반 모델"이라며 “이를 통해 로봇이 더욱 자연스럽게 현실 세계와 상호작용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코스모스와 함께 주목받은 것은 가상-현실 연결 플랫폼 '옴니버스(Omniverse)'다.
옴니버스는 물리 기반의 정확한 시뮬레이션이 가능한 디지털 트윈 플랫폼이다. 엔비디아는 코스모스와 옴니버스를 연동해 산업용 로봇과 자율주행차량의 AI 훈련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고 밝혔다.
코스모스와 옴니버스의 결합은 산업 현장에 혁신적인 변화를 가져올 전망이다. 코스모스는 물리적 세계의 법칙을 이해하고 시뮬레이션할 수 있으며, 이를 옴니버스의 실시간 디지털 트윈 기능과 연동하면 현실과 거의 동일한 수준의 시뮬레이션이 가능하다.
옴니버스는 물리 기반의 정밀한 시뮬레이션을 통해 로봇과 자율주행차량의 AI 훈련 데이터를 한 자릿수 이상 향상시킬 수 있다는 설명이다.
“글로벌 기업들과 손잡고 현장에서 성과 입증"
엔비디아가 제시한 기술은 이미 산업 현장에서 구체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는 게 젠슨 황 CEO의 설명이다.
엔비디아는 글로벌 창고 자동화 기업 키온(Keon)과 글로벌 컨설팅 기업 액센추어(Accenture)와 협력해 물류창고 자동화 솔루션을 개발했다. 이 솔루션은 옴니버스 디지털 트윈을 통해 창고 내 로봇의 움직임을 시뮬레이션하고 최적화한다.
자율주행 분야에서도 혁신적인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이날 엔비디아는 차세대 자율주행 컴퓨터 '토르(Thor)'를 공개했다. 토르는 기존 자율주행 컴퓨터 '오린(Orin)'보다 20배 높은 성능을 제공하며, 자동차 기능안전 최고 등급인 'ISO 26262 ASIL-D' 인증을 획득했다.
자율주행 분야에서 엔비디아의 영향력은 더욱 확대되고 있다.
젠슨 황 CEO는 이 자리에서 도요타와의 새로운 협력관계를 발표했으며, 루시드, 리반, 샤오미 등 혁신적인 자동차 제조사들과의 파트너십도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자율주행 트럭 분야에서는 오로라와 협력해 상용화를 앞당기고 있다. 토르의 공개와 함께 발표된 이러한 파트너십은 자율주행 시장에서 엔비디아의 주도권을 더욱 공고히 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젠슨 황 CEO는 “매년 전 세계에서 1억 대의 자동차가 생산되고 있으며, 이들이 연간 1조 마일을 주행하고 있다"며 “올해부터는 이 차량들이 모두 자율주행 기능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로봇 분야에서도 획기적인 발전이 이뤄지고 있다.
젠슨 황 CEO는 범용 로봇 개발 플랫폼 'Isaac Groot'도 발표했다. 이 플랫폼은 소수의 인간 시연만으로도 로봇이 다양한 작업을 학습할 수 있게 한다. 애플 비전 프로와 연동해 가상환경에서 로봇을 원격 조종하며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다.
산업 디지털화의 규모는 더욱 확대되고 있다. 엔비디아는 전 세계 제조업의 디지털 전환 시장이 50조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키온, 액센추어와의 협력을 통해 개발된 창고 자동화 솔루션은 그 시작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솔루션은 디지털 트윈을 통해 창고 내 로봇의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시뮬레이션하고 최적화하며, 이를 통해 물류 처리 효율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
AI 에이전트가 여는 새로운 산업 혁명
엔비디아가 제시한 AI 에이전트가 산업 혁신의 새로운 동력이 될 것리하는 기대도 전했다.
젠슨 황 CEO는 “전 세계 10억 명의 지식 노동자들이 AI 에이전트를 활용하게 될 것"이라며, 이는 “수십억 달러 규모의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젠슨 황 CEO는 엔비디아의 AI 플랫폼들이 산업 현장에서 실질적인 성과를 내고 있으며, 이는 AI가 더 이상 연구실 단계의 기술이 아님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엔비디아는 이러한 기술 혁신을 지원하기 위한 하드웨어도 함께 선보였다.
AI 슈퍼컴퓨터용 칩 'GB200 NVLink 72'는 1.2톤에 달하는 초대형 시스템으로, 144개의 GPU를 탑재했다.
또한 소형 AI 슈퍼컴퓨터 '프로젝트 디지트'도 공개했는데, 이는 데스크톱 크기보다 작게 축소된 AI 개발용 워크스테이션이다.
젠슨 황 CEO는 “AI는 이제 단순한 비즈니스 기회가 아닌, 컴퓨팅의 근본적인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며 “엔비디아는 AI를 통해 산업의 디지털 혁신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발표를 관람한 한 업계 관계자는 “엔비디아가 이끄는 AI 산업이 더 이상 추상적인 기술이 아닌, 현실 세계의 산업 혁신을 이끄는 핵심 동력이 됐다"며 “자율주행, 로봇, 산업 자동화 분야에서 AI의 실질적인 활용 사례를 제시하며, 디지털 전환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