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 포토

전지성

jjs@ekn.kr

전지성기자 기사모음




원자력학회 “산업부·국회, 11차 전기본 원전 축소 계획 철회하라”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5.01.09 11:02
1

▲국회 본회의장

원자력계가 산업통상자원부와 국회의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신규원전 규모 축소계획을 즉각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산업부 고위 관계자는 최근 국회를 방문해 11차 전기본의 신규원전 건설 계획을 축소하는 방안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기본은 국회 보고 후 전력정책심의위원회의 의결을 거쳐야 확정되는데, 야당의 반대로 기약 없이 미뤄지는 국회 보고 절차를 더 이상 미룰 수 없기에 내놓은 고육지책이라는 설명이다.


이에 대해 한국원자력학회는 9일 성명을 내고 신규원전 규모를 축소의 부당성에 대해 설명했다. 학회는 11차 전기본이 절차적 문제를 안고 있으며 여야가 인공지능 확대와 전기요금 인상 억제 등을 외면한채 국가 미래와 국민 삶을 담보로 정치적 흥정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학회는 “11차 전기본 실무안은 전기사업법에 따라 2023년 7월부터 91명의 전문가가 총 87회의 집중적 회의를 거쳐 2024년 5월 확정한 것이다. 그런데 이번 정부의 신규원전 규모 변경은 어떠한 과학적 근거에 바탕을 두고 있는지 알 길이 없으며, 관련 전문가들의 검증 과정 또한 생략됐다"며 “이 사례를 통해 산업부는 전기본이 더 이상 과학의 대상이 아니라 정치적 흥정의 대상에 불과하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줬다.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달라질 전기본이라면, 앞으로 전문가를 불러 모아 수고시킬 필요가 없다"고 따끔하게 지적했다.


세계는 기후위기에 대응하고 경제발전을 위해 원전을 확대하고 있다. 2023년 12월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에서는 원자력을 청정에너지 전환의 필수 요소로 인정하고, 2050년까지 원자력 발전 용량을 3배 확대하겠다고 선언했다.




학회는 “우리나라의 현재 주력산업뿐만 아니라 미래의 주력산업인 인공지능과 반도체 산업은 엄청난 전력이 필요하다. 이렇게 전력수요 급증이 예견되는 상황에서 값싸게 안정적으로 친환경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신규원전 규모를 축소하는 것은 우리 미래 경제를 지탱하기 위한 전력 공급을 포기하는 것과 다름없다. 이는 국가의 미래를 암울하게 하는 자해행위"라고 강조했다.


학회는 원전을 축소하고 재생에너지를 확대할 경우 전기요금이 폭등하고 전력 계통 안정성도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학회는 “지난해 11월 재생에너지 설비를 대폭 늘린 독일에서 이름도 낯선 둥켈플라우테(Dunkelflaute)라는 현상이 발생했다. 이는 '어둡고 바람이 멈춘 상태'라는 뜻이다. 풍속이 급격히 떨어지고 하늘마저 흐려지면서 풍력과 태양광 발전량이 동시에 급감하자 '녹색 정전' 사태가 일어났다“며 “'녹색 정전' 사태는 연례행사처럼 되고 있다. 이 기간 갑작스레 부족해진 재생에너지 발전량을 메꾸기 위해, 석탄과 천연가스 등 화석연료 사용이 급증하고 전기요금도 급등했다. 작년 11월 10일 독일의 도매 전기가격이 MWh당 936유로에 달했는데, 이는 평소의 10배나 비싼 가격이었다. 1월 9일 현재 환율 1506원을 적용해 보면, kWh당 1400원이 넘는다. 이처럼 과도한 재생에너지 확대는 전기요금을 급격히 상승시켜 우리나라 제조업의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가뜩이나 어려운 서민들의 생계를 더욱 어렵게 만들 것이다. 더욱이 소비자가 필요할 때 전기를 쓸 수 없는 상황까지 만들어, 우리 일상에 큰 불편을 초래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끝으로 “에너지 정책은 우리나라 에너지 환경과 산업 및 경제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탄소중립, 에너지 안보, 경제성, 안정적 공급 등의 장기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현실적이고 실현가능한 방안을 담고 있어야 한다“며 "그러나 이번 산업부의 신규원전 규모 축소 방안은 당장의 어려움을 모면하려는 임시방편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