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CNS가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위한 본격적인 공모 절차에 돌입했다. 보수적인 밸류에이션 접근에도 불구하고 최근 급변하는 환율 상황이 공모 흥행의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LG CNS는 희망 공모가액을 5만3700원~6만1900원으로 책정하고, 15일까지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번 공모를 통해 예상되는 시가총액은 5조2000억원~6조원 수준이며 공모액은 전체 발행 주식 수의 20%인 1조원 규모다.
이번 공모가 산정에는 최근 4개 분기 지배주주순이익 3836억원을 기반으로 한 PER 방식이 채택됐다. PER(주가수익비율)은 주식시장에서 유사 기업들과의 상대가치 비교가 용이하고, 평가 방법이 간단하면서도 높은 연관성을 가진다는 장점이 있어 기업가치 평가의 대표적인 방식으로 인정받고 있다. 게다가 절대적 가치평가 방식인 현금흐름할인법(DCF)처럼 자의적이라는 지적은 적다. 비교대상 기업 산정 과정에서 논란이 있곤 하지만, DCF처럼 과한 추정으로 인한 비판에서는 자유로운 것이 특징이다.
LG CNS는 비교대상 기업 선정 과정에서 시가총액과 지배주주순이익 등을 고려했다. 가장 유사한 기업으로 꼽히는 삼성SDS(PER 15.6배)를 중심으로 현대오토에버(24.7배), NTT데이터그룹(27.4배)을 피어그룹으로 선정했다. 주목할 만한 점은 상장예비심사 단계에서 검토됐던 액센츄어(PER 30배 이상)를 최종 단계에서 제외했다는 점이다. 이는 보다 보수적인 밸류에이션을 위한 결정으로 해석된다.
공모가 산정 과정에서는 업계 평균을 상회하는 39.9~30.7%의 높은 할인율이 적용됐다. 이에 따라 PER은 13.5배~15.82배 수준으로 책정됐는데, 이는 증권가에서 예상했던 6조~7조원의 기업가치에 해당하는 PER 16~17배보다 낮은 수준이다. 이처럼 조심스러운 접근은 최근 침체된 공모시장 분위기를 반영한 것으로 분석된다.
해당 기업의 기업가치 관점에서는 투자 매력도가 있으나, 수요-공급 측면에서 여러 도전 과제가 존재한다. 특히 전체 공모 규모의 약 50%를 해외 기관투자자들의 참여로 달성하고자 하나, 최근 원화 약세 기조가 두드러지면서 외국인 자금 유치에 난항이 예상된다. IPO 투자의 특성상 단기 투자 성향이 강한데, 향후 추가적인 환율 상승 우려는 투자자들의 참여를 제한하는 중요한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더불어 국내 정치적 리스크가 지속되는 가운데, 미국 중앙은행의 금리 정책 관련 불확실성까지 겹치며 시장의 불안정성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복합적인 대내외 환경을 고려할 때, 수조 원 규모의 대규모 기업공개를 성공적으로 완수하기까지는 상당한 난관이 예상된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올해 첫번째 대어급 상장이고, 밸류에이션도 매력적인 편"이라면서도 “하지만 최근 국내 수급 상황을 고려할 때 성공을 장담할 수는 없다"고 관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