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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행 ‘별’ 달기 어려워졌다...부행장 인선에 무슨 일이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5.01.14 05:00

신규 선임 임원 9명 중 6명이 70년대생
고객솔루션-디지털-플랫폼 강화 의지
연공서열 깨고 ‘능력 위주’ 인사 단행

신한금융 임원, 차기 CEO 후보 대상자
“나이 관계없이 무한한 책임감 느껴라”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 지론

고객솔루션-디지털-플랫폼 강화 의지

▲신한은행 본점.

신한금융그룹이 13개 자회사 가운데 9곳의 최고경영자(CEO)를 교체한 데 이어 신한은행도 연공서열 타파, 세대교체에 방점을 찍으면서 그룹의 차기 CEO 후보군으로 불리는 부행장 관문이 더욱 좁아지고 있다. '부서장 →본부장 → 부행장 → 계열사 사장'으로 이어지는 관례를 깨고, 부서장이라도 능력만 있으면 과감하게 임원으로 발탁하는 파격 실험을 단행했기 때문이다.


이는 조직 안정만으로는 신한의 미래를 답보할 수 없는데다, 기존의 판을 흔들어 그룹의 장악력을 높이려는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부장 승진 2년 만에 상무로...“파격 실험"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현재 정상혁 신한은행장, 류찬우 상임감사위원을 제외하고 총 18명의 임원진을 두고 있다.


이 중 작년 말 임기가 만료되는 임원 14명 가운데 9명을 교체해 은행 전체 임원 가운데 절반을 새로운 인물로 발탁했다. 신규 선임된 임원 9명 가운데 1970년대생은 6명으로, 세대교체에도 속도를 냈다.


신규 선임된 임원은 김재민 영업추진1그룹 부행장, 양군길 영업추진3그룹 부행장, 이봉재 고객솔루션그룹 부행장, 강대오 자산관리솔루션그룹 부행장, 장호식 CIB그룹 부행장, 윤준호 테크그룹 부행장, 최혁재 디지털이노베이션(영업추진4)그룹 상무, 이정빈 경영지원그룹 상무, 전종수 준법감시인 상무, 송영신 정보보호본부 상무 등이다. 정상혁 행장은 고객 편의성과 혁신을 주도하는 고객솔루션부와 디지털, 플랫폼 사업에 신규 임원을 발탁해 고객 중심의 경영 전략에 힘을 쏟을 수 있도록 했다.




2025년 1월 1일부터 임기를 시작한 신한은행 신규 임원들.

▲2025년 1월 1일부터 임기를 시작한 신한은행 신규 임원들.

특히 전종수 준법감시인(상무)와 송영신 정보보호본부(상무)는 각각 1972년생, 1971년생으로, 연말 인사에서 처음으로 임원으로 발탁됐다. 전종수 상무는 변호사로, 2006년 준법지원부 검사역, 2012년 준법지원부 부부장, 준법감시부 부장 등을 역임하며 전문적인 법적 지식과 준법감시인의 풍부한 업무경험을 인정받았다. 신한은행은 전종수 상무가 준법감시체제 집행 및 운영에 대해 높은 전문성을 보유하고 있는 점을 고려해 부서장에서 임원으로 파격 발탁했다. 올해 초부터 지주, 은행에 책무구조도가 도입되면서 은행 내 내부통제를 책임지는 전종수 준법감시인의 역할은 더욱 막중해졌다.


디지털이노베이션(영업추진4)그룹장(상무)로 발탁된 최혁재 상무도 은행 내 파격 인사로 꼽힌다. 1970년생인 최혁재 그룹장은 2023년 1월 디지털사업부 부장으로 승진한 이후 불과 2년 만에 상무로 이름을 올렸다. 디지털이노베이션그룹은 신한은행이 2025년 플랫폼 비즈니스 역량과 추진력을 높이기 위해 새롭게 신설한 부서인데, 여기에 70년대생인 최혁재 그룹장을 발탁하며 플랫폼 사업에 대한 신한은행의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최혁재 그룹장이 리테일, 해외법인은 물론 다년간의 디지털 관련 직무를 수행하며 신한은행 디지털 생태계를 확장하기 위한 경험을 갖춘 점을 높이 평가한 결과다.


업계 관계자는 “연공서열을 깨고 부서장이 임원으로 승진하는 사례가 많아지다 보니, 승진 대상자도 현재 위치에서 안주하거나 자신의 성과를 입증하지 않으면 언제든지 다른 직원들에게 밀릴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강해졌다"고 설명했다.



“무한한 책임 느껴라" 진옥동 회장 메시지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

신한은행의 이러한 인사 실험은 미래 CEO 후보군인 임원들이 직급, 나이에 얽매이지 않고 핵심 요직을 맡아 무한한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는 진옥동 회장의 지론이 반영됐다. 정상혁 신한은행장도 진 회장의 메시지를 이어받아 신한만의 색깔을 극대화한 것이다.


실제 대다수의 금융지주사들은 은행 부행장 출신을 계열사 사장단으로 발탁하는 경우가 많은데, 신한금융은 신한카드, 신한저축은행, 신한DS 등 계열사 5곳에 부사장이 아닌 본부장급 인사를 CEO로 선임했다. 신한금융그룹 내 은행 순이익 비중이 작년 3분기 누적 기준 70%가 넘을 정도로 신한은행의 위상은 여전하나, 계열사 규모와 관계없이 능력 있는 젊은 직원들이 다른 계열사에서 경영능력을 인정받아야만 차기 CEO 후보군에 이름을 올릴 수 있다는 게 진옥동 회장의 소신이다.


나아가 신한은행, 신한금융그룹처럼 기존 연공서열과 조직 안정이 아닌 오직 능력에만 집중한 인사를 단행하면 젊은 직원들에게도 좋은 동기부여가 될 수 있어 긍정적이다. 반대로 회사 입장에서는 임원들을 다양한 각도로 평가해 최적의 CEO 후보군을 양성할 수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본부장 등 부행장 이하 직급이라도 주요 요직에서 큰 책임감을 갖고, 경영능력을 입증해야만 회사 입장에서도 인사에 대한 선택지가 넓어진다"며 “기존에는 CEO 후보가 부행장들에게만 국한됐던 것과 비교하면 (신한금융의) 대표이사 회장 후보군은 더욱 다양해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기존에 (CEO 후보군이) 부행장들의 자리였다고 해서 영원히 그들의 자리가 될 수 없다는 메시지 아니겠나"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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