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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광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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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컴그룹, 한컴라이프케어 매각 철회… 공모가 25% 수준 추락 영향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5.01.13 15:13

증시 하락장에 매각 메리트 없어져
매출·영업익은 꾸준한 증가세 보여
수출형 방독면 8억달러 시장 공략
방사청 전력 극대화 사업 수주 모색

K5 방독면

▲한컴라이프케어의 K5 방독면을 착용한 모습

한컴그룹이 방위·안전장비 전문업체 한컴라이프케어(前 산청) 지분 매각을 철회하고, 방산 경쟁력 강화를 통한 실적 향상에 나서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군용 방독면 시장은 8억달러(약 1조1700억원) 규모로, 전년 대비 3.8% 가량 성장한 것으로 추정된다. 2032년에는 11억달러(약 1조6200억원)까지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투발수단 고도화 등에 따른 화학·생물학·핵무기 위협이 고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컴라이프케어는 국내에서 7차례에 걸친 K-5 방독면 양산으로 K-1을 대체하고 있다. 방위사업청과 체결한 7차 양산 계약은 115억원 규모다.


K-5는 한컴라이프케어가 2016년부터 자체 개발한 신형 방독면으로, 정화통이 양쪽에 달려 왼손잡이도 사용하기 쉽다. 무게를 줄였고, 음료 취수관 연결도 상대적으로 용이하다.


호흡저항을 낮추고, 정화통 하나를 분리결합하는 동안 다른 하나로 호흡 가능한 것도 강점이다. 2개였던 렌즈를 하나로 통합하면서 전체 면적을 키운 것도 특징이다.




한컴라이프케어는 최근 세계 최대 방독면 시장으로 평가되는 미국에도 진출했다. 현지 개인안전장비 전문업체와 K-3·K-11 독점 공급계약을 체결하고 초도물량을 수주한 것이다.


K-3는 K-1의 수출용 모델, K-11은 진압 등 시위 대응 목적으로 착용 가능한 제품이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기준을 충족하는 성능도 갖췄다.


앞서 필리핀 육군과 100억원에 달하는 군복 납품 계약을 맺는 등 4% 남짓인 국방부문의 수출 비중을 끌어올리기 위한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 김연수 한컴 대표가 해외사업을 총괄하면서 북미 뿐 아니라 호주·유럽·중동 등으로 판로를 넓힌다는 전략이다.


내수의 경우 예비군 교전훈련장비체계 납품이 진행되고 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올해 말이 납기인 관련 수주잔고는 90억원을 상회한다.


특히 K-77 사격지휘장갑차와 K-56 탄약운반장갑차 후방카메라 장착, 지상레이저 표적지시기 2차사업을 비롯한 현존전력 극대화 사업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현존전력 극대화는 운용 중이거나 생산단계에 있는 무기체계의 개선 필요사항을 신속하게 조치, 장비 성능·품질·운용성 등을 높이는 프로잭트다.


이를 포함한 국방부문 매출은 연간 300억원을 오가는 수준으로, 한컴라이프케어는 추가 수주를 통한 지속 성장을 모색하고 있다.


한컴그룹이 한컴라이프케어 재매각에 나설지에 대해서는 견해가 엇갈린다. 13일 기준 주가가 3435억원으로 형성되는 등 기업공개(IPO) 당시 공모가 보다 75% 가까이 하락한 탓에 매각에 따른 이득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업가치가 높아지면 인공지능(AI)을 비롯한 분야 투자를 위한 실탄 획득을 위해 다시금 인수 대상을 찾을 수 있다.


반면, 글로벌 안보 위기 고조와 국방비 증가로 방위산업이 성장하는 가운데 이같은 수혜를 입는 회사를 매각할 필요가 있냐는 반론이 맞선다.


실제로 지난해 1~3분기 한컴라이프케어 매출(총 734억원)은 전년 동기 대비 13.5%, 영업이익(63억원)은 273% 불어났다. 4분기를 포함하면 매출 1051억원·영업이익 75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매출과 영업이익을 각각 1413억원·150억원으로 보고 있다.


그룹 차원에서도 한컴라이프케어의 성장 가능성이 매각 철회로 이어졌고, 위성·드론 사업을 영위하는 한컴인스페이스 등 한컴 및 그룹 내 투자사와의 협력으로 시너지도 창출한다는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방부문은 2023년 한컴라이프케어의 흑자전환에 기여하는 등 사내 입지를 넓히고 있다"며 “군 관련 인사를 대표이사 사장으로 영입한 것도 방산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겠다는 의지로 일환"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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