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이 1분기 생활안정자금, 주택실수요자 중심으로 가계대출 문턱을 완화한다. 다만 기업대출은 대내외 금융, 경제여건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부동산, 건설업 등 취약업종을 중심으로 대출태도를 강화한다.
1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기관 대출행태 서베이' 결과에 따르면 1분기 은행의 대출태도 종합지수는 -1로 작년 4분기(-27) 대비 26포인트(p) 상승했다. 4분기보다 대출태도를 강화하겠다고 답한 숫자가 크게 줄어든 것이다.
한국은행은 대출태도, 신용위험, 대출수요에 대한 지난 분기 동향과 다음 분기 전망을 5개 응답 항목을 통해 조사한 후 가중평균 해서 지수를 산출한다. 지수가 양(+)이면 '완화(증가)'라고 응답한 금융기관의 수가 '강화(감소)'라고 응답한 금융기관의 수보다 많음을, 음(-)이면 그 반대를 의미한다.
이번 조사는 작년 11월 26일부터 12월 6일까지 국내은행 18개, 상호저축은행 26개, 신용카드회사 7개, 상호금융조합 142개, 생명보험회사 10개 등 총 203개 금융기관의 여신업무 총괄담당 책임자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대출 주체별로 보면 가계주택과 신용대출 등 가계일반대출의 대출태도지수가 각각 6과 3으로 조사됐다. 작년 4분기 가계주택대출 태도지수가 -42, 가계일반대출 태도 지수가 -39였던 것과 대비된다. 생활안정자금, 주택실수요자 중심의 주택담보대출, 비대면 신용대출을 중심으로 대출태도를 완화하겠다는 의견이 많았던 것이다.
반면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대출태도지수는 각각 -3으로, 대출태도를 강화하겠다는 기조를 유지했다. 한국은행은 “기업대출은 대내외 금융·경제여건의 불확실성 증대에 따른 자본적정성 관리, 부동산·건설업 등 취약업종 중심의 여신건전성 관리 등으로 강화하는 기조"라고 설명했다.
실제 국내은행이 예상한 신용위험지수는 작년 4분기 28에서 올해 1분기 34로 높아졌다. 대기업의 신용위험지수는 작년 4분기 11에서 올해 1분기 28로, 중소기업은 33에서 39로, 가계는 22에서 28로 각각 상승했다. 기업들은 업황부진, 자금사정 악화 등이 이어지면서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높은 수준의 신용위험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가계의 신용위험도 소득개선 지연, 채무상환 부담 지속 등으로 경계감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1분기 중 대출수요는 기업과 가계 모두 증가할 전망이다. 1분기 대출수요지수는 25로 작년 4분기(7) 대비 큰 폭으로 올랐다.
차주별로는 대기업(0→17), 중소기업(8→31), 가계주택대출(6→19), 가계일반대출(8→14)에서 모두 수요가 커질 것으로 봤다. 기업대출은 대내외 경기 불확실성, 업황부진 등으로 운전자금 필요가 커지면서 중소기업 중심으로 대출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으며, 가계대출은 주택 및 일반대출 모두에서 대출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1분기 비은행금융기관의 대출태도는 신용카드회사의 경우 중립(0), 상호저축은행(-13), 상호금융조합(-31), 생명보험회사(-14) 등 업권에서는 강화 기조를 유지할 전망이다. 경기 하방리스크 확대와 높은 수준의 연체율 지속 등으로 자산건전성 관리 차원에서 강화를 이어가는 분위기다.
1분기 중 비은행금융기관의 신용위험은 대부분의 업권에서 높은 수준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저신용·저소득층 등 취약차주의 채무상환능력이 저하됐고, 부동산 관련 대출을 중심으로 자산건전성 악화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