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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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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나가던 중국 너마저?…“올해 전기차 수요 꺾인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5.01.14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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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앞둔 중국 BYD 전기차(사진=AFP/연합)

글로벌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에도 불구하고 나홀로 승승장구하던 중국 전기차 시장이 올해는 성장이 크게 꺾일 것으로 전망됐다.


14일 중국승용차협회(CPCA)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에서 새로 판매된 신에너지차(순수 배터리차+플러그인 하이브리드)는 전년 동개대비 42% 급증한 1100만대로 집계됐다. 특히 중국 최대 전기차업체 비야디(BYD)가 지난해 430만대 가까이 판매하면서 시장 성장을 크게 견인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40% 증가한 수치로, 2023년 대비 20% 이상 판매하겠다는 목표를 초과로 달성했다.


하지만 올해는 작년처럼 폭발적인 성장을 예상하기 어렵다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미 경제매체 CNBC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은행 HSBC는 올해 신에너지차 판매량이 작년 대비 20%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비야디의 경우 올해 19% 성장이 예측됐다.


대다수의 전기차 업체들이 내부 출혈 경쟁을 이어가는 만큼 이런 현상이 지속불가능하다는 지적이다. HSBC의 유퀴안 딩 애널리스트는 “이런 상황은 지속하지 못해 업계 내 구조조정이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어 “비야디와 테슬라가 가격을 인하하면 대부분의 경쟁 업체들은 이를 따를 수 밖에 없다"며 “전기차가 대세인 상황에서 이런 현상은 업계 전반의 수익을 압박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현재 전기차만 판매하는 비야디의 순이익률이 5% 미만이라고 짚었다. 내연기관차 산업이 정점을 찍었던 당시 업계 순이익률이 10%초반대였던 것에 비해 낮은 수치라고 CNBC는 전했다.




전기차 부품 협력사들도 올해 전기차 시장 성장이 둔화될 것을 예상하고 있다. 중국 레이저 디스플레이업체 아포트로닉스는 올해 전기차용 프로젝션 스크린 납품량이 작년과 비슷한 수준인 17만대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아포트로닉스의 리 유 회장은 “많은 고객들(전기차 업체)의 재무상태가 좋지 않으며 R&D 예산을 삭감하고 있다"며 “이는 전기차 업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CNBC에 말했다. 실제 1세대 전기차 업체인 니오의 경우 작년 1월부터 11월까지 19만1000대의 순수 전기차를 판매했지만 지난해 3분기 50억5970만 위안의 영업손실을 냈다.


이렇듯 중국 전기차 시장 성장이 올해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배경엔 전기차 업계의 과잉생산과 높은 침투율(판매 비중)이 맞물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유 회장은 중국 내수 시장에서 전기차 과잉생산 문제가 있다고 했다.


또 CPCA에 따르면 작년 하반기부터 신에너지차 침투율이 50%를 넘어섰다. 새로 자동차를 구입하려는 사람 중 절반 이상은 신에너지차를 선택하고 있다는 뜻이다.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의 중국 자회사인 피치 보화는 높은 침투율을 거론하면서 올해 신에너지 판매량이 15~20%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런 와중에 전기차 업체들의 출혈 경쟁은 올해에도 지속될 전망이다. CPCA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에서 할인된 전기차 모델은 227개였고 할인된 평균 금액은 1만6000위안(약 320만원)으로 집계됐다. 2023년에 148개의 전기차 모델이 할인된 것을 감안하면 중국에서 할인 경쟁이 더 치열해진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해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UBS의 폴 공 중국 자동차 리서치 총괄은 “업체들의 더 많은 할인이 작년 12월부터 목격됐는데 이러한 혜택이 올해에도 연장됐다"며 “가격 전쟁이 다시 가열될 조짐"이라고 말했다.


중국 정부 또한 전기차 전환시 보조금을 주는 정책을 올해에도 이어갈 전망이다.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NDRC)가 지난 8일 발표한 공지에 따르면 작년 말 만료됐던 최대 2만위안(약 397만원)의 전기차 보조금 정책이 연장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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