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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병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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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예산 1500억 투입 ‘우분 연료화사업’ 시작부터 삐그덕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5.01.17 07:00

소똥에 톱밥 섞어 연료화 사업에 총 1623억 투입 예정
염분 발생해 노 녹슬고 열량 부족, 가격 높아 재고 쌓여
바이오매스업계 “탄소 영구 저장하는 바이오차로 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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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6월 17일 전북 김제자원순환센터에서 우분 고체연료화 실증설비 가동 기념식이 열리고 있다.

국비와 지자체비 1500억원가량이 투입된 우분(소똥) 고체연료화 사업이 시작부터 삐그덕 대고 있다.


환경오염을 일으키는 우분을 가공해 제철소, 발전소 등의 연료로 쓰는 사업으로 시작했지만 염분때문에 설비 녹슴현상이 발생하고 열량과 가격도 필요수준에 미달돼 재고로 쌓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7일 바이오에너지업계에 따르면 전북도는 지난해 6월부터 김제자원순환센터를 통해 우분 고체연료화 실증설비를 준공하고 가동에 들어갔다.


하루에도 엄청난 양이 발생하는 우분은 환경오염 원인이 된다. 수질오염을 일으키고 발효 시 온실가스인 메탄까지 발생시킨다.


이에 전북도는 우분의 연료화에 나선 것이다. 우분 자체에는 열량이 많지 않기 때문에 우분에 톱밥 등 보조연료를 51:49 비율로 섞어 고체연료로 만든다.




전주김제완주축협 김제자원순환센터에 구축된 실증설비는 하루 약 8톤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다.


전북도는 실증사업을 기반으로 정읍, 김제, 완주, 부안에서 발생하는 하루 680톤의 우분을 수거해 하루 163톤의 고체연료를 생산하고 이를 통해 260톤의 이산화탄소를 저감하는 사업으로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총 사업비는 1623억원으로 국비 1226억원, 도비 76억원, 시‧군비 176억원, 자부담 145억원이 투입된다.


그러나 현재 김제자원순환센터에는 생산된 우분 고체연료가 재고로 쌓여 있다. 이 고체연료를 사용하기로 한 제철소, 발전소 등이 가져가지 않고 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바이오매스업계 한 관계자는 “현 생산 방식의 우분 고체연료는 염분이 들어 있어 제철소나 발전소가 이를 사용하면 노(爐)가 녹슬게 돼 있다. 열량도 기존 연료대비 부족하고, 가격도 비싸 사용처가 이를 가져가지 않아 재고가 쌓이는 상태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전북도 측도 이 같은 문제를 인지하고 있다.


도 관계자는 “(염분 발생 및 열량 부족 등의) 그런 부분 때문에 오롯이 우분 연료만으로 전소하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며 “고체연료는 하루 4톤 미만으로 생산되고 있어 재고가 그렇게 많지는 않다. 실증단계라서 여러 문제들을 해결해 나가는 과정으로 봐달라"고 말했다.


우분 고체연료가 가장 많이 사용되는 곳으로 석탄발전소가 유력하다. 석탄발전소는 이전까지만 해도 목재펠릿을 혼합 연소하는 방식으로 신재생에너지사용의무화제도(RPS)를 충족하고 그에 따른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까지 발급받았다.


하지만 목재펠릿이 일반목재로 만들어지고 있다는 논란이 일자, 정부는 공공설비는 올해부터, 민간설비는 내년부터 목재펠릿의 REC를 감축하고 장기적으로는 제로화하기로 했다.


이에 우분 고체연료는 목재펠릿을 대체할 수 있는 연료로 각광을 받았지만 현재로선 염분 발생, 열량 부족, 경제성 부족으로 대체연료 기준에 미달되는 상태다.


바이오매스 업계에서는 우분을 바이오차(Biochar) 방식으로 만들면 친환경적으로 처리가 가능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바이오차는 생물 유기체를 뜻하는 바이오매스(Biomass)와 숯(charcoal)의 합성어로, 바이오매스를 산소가 제한된 조건에서 550도(℃) 이상 온도에서 열분해(탄화)해 제조한 다공성 탄화물질을 말한다.


바이오차는 탄소를 영구적으로 머금고 있어 탄소 감축효과가 있으며, 농작물을 재배하는 토양에 뿌려 비료로도 활용할 수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의 우분 고체연료화 방식은 염분 발생 등 여러 문제가 있으므로, 해외에서 보편화된 바이오차 방식으로 처리하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며 “다만 국내에 알려진 350도 가열 방식의 바이오차 방식으로는 탄소 저장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여러 연구에서 확인됐으므로, 550도 가열방식으로 제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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