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게임사의 작년 실적 희비가 엇갈릴 전망이다. 넥슨과 크래프톤은 역대 최대 실적이 예고된 반면 엔씨소프트(엔씨)와 카카오게임즈(카겜)는 실적 부진이 예상된다. 흥행 지식재산권(IP) 유무에 따라 성적이 갈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IP의 승패가 좌우한 2024년 실적
19일 게임업계 및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넥슨은 지난해 매출 4조1322억원, 영업이익 1조1893억원을 거두며 창사 이래 첫 4조원 매출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넥슨이 작년 11월 밝힌 4분기 실적 예상치를 반영한 수치다.
크래프톤은 매출 2조7702억원, 영업이익 1조2335억원의 연간 실적이 예상된다. 연간 영업이익은 처음으로 1조원을 넘기며 영업익 '1조 클럽'에 가입할 것으로 관측된다.
반면 엔씨와 카겜은 부진한 성적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
엔씨는 2023년 매출 1조7798억원에서 2024년 1조5941억원으로 10.4% 감소가 예상됐고 영업이익 역시 같은 기간 1373억원 흑자에서 474억원 적자로 돌아설 것으로 집계됐다.
카겜은 매출 7700억원, 영업이익 126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각각 전년 대비 25%, 83% 급감한 수치다.
202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이들 게임사는 모두 높은 실적과 성장세를 보이며 업계를 선도하는 기업들이었다. 흥행 IP의 보유 여부가 게임사 간 실적 격차를 결정적으로 좌우했다.
넥슨은 '메이플스토리' 등 기존 프랜차이즈 IP의 안정적인 성과와 함께 지난해 5월 중국 시장에 출시한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의 인기가 2024년 실적을 크게 견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크래프톤은 대표작인 '배틀그라운드'가 PC와 모바일 양쪽에서 높은 매출을 내며 실적이 우상향하고 있다.
엔씨는 대표 IP '리니지'가 하향세에 접어든 데다 야심차게 선보인 '배틀크러쉬', '호연' 등이 흥행 실패를 겪으며 실적 하락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카겜 역시 '스톰게이트'가 기대와는 달리 부진한 성적을 거뒀다.
모처럼 웃은 넷마블…스마게 '신흥 강자' 부상
이 외에도 작년 게임업계 실적에서 주목할 만한 요소는 넷마블의 반등이다.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던 넷마블은 지난해 2096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흑자 전환할 전망이다.
특히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 '레이븐2', '아스달 연대기' 등 신작 게임들이 앱 마켓 매출 상위권에 연이어 진입하면서 실적 개선에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다.
스마일게이트의 실적에도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비상장사인 만큼 정확한 실적은 4월 감사보고서 공개 후에야 알 수 있지만, 업계에서는 2023년에 이어 지난해까지 안정적인 실적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023년 영업이익 기준으로 스마일게이트는 4904억원의 이익을 기록하며 넥슨, 크래프톤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2024년에도 '로드나인'의 선전으로 호실적을 달성한 것으로 추산된다. 로드나인은 지난해 7월 출시 후 국내 양대 앱마켓 최고매출 순위 1위를 기록한 바 있다.
스마일게이트의 약진으로 국내 게임업계가 'NKS(넥슨·크래프톤·스마일게이트)' 3강 체제로 재편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2025년 게임시장 판도 가를 신작들의 등장
한편 게임업계는 올해 대형 신작 출시를 앞두고 있다. 넥슨은 오는 3월 28일 콘솔 및 PC 기반 신작 '퍼스트 버서커: 카잔'을 글로벌 정식 출시한다. 퍼스트 버서커: 카잔은 던파 대표 캐릭터 '카잔'의 비극적 여정을 기반으로 한 액션 역할수행게임(RPG)이다. 지난 17일 PC와 플레이스테이션5 등에서 무료 체험판을 공개해 게이머들의 관심을 모았다.
크래프톤의 인생 시뮬레이션 게임 '인조이'도 오는 3월 28일 얼리 액세스(미리 해보기) 서비스로 베일을 벗는다. 지난 CES 2025에서 공개된 인공지능(AI) 기반 기술인 'CPC'가 최초로 적용될 게임이라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 밖에도 엔씨는 전략 게임 '택탄: 나이츠 오브 더 가츠'를 시작으로 '아이온2' 등을 출시할 예정이다. 넷마블은 '왕좌의 게임: 킹스로드', '데미스 리본' 등을 선보이며 카겜은 '가디스오더' 등을 들고 올 예정이다.
올해 출시될 신작들의 성과에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는 신작의 흥행이 게임사의 실적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신작의 성공 여부가 게임사의 연간 실적을 좌우하는 핵심 요인"이라며 “각 게임사는 신작의 성공을 위해 마케팅 강화와 글로벌 진출 전략 수립 등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