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 포토

박경현

pearl@ekn.kr

박경현기자 기사모음




[트럼프 2.0 개막] 더 강력해진 ‘MAGA’...국내 보험사 긴장하는 이유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5.01.20 19:35

경기침체에 보험 해약규모 매년 느는데
美 통화정책 전환 경로 ‘불확실성’ 증가

금리 인하·가정 변경·손해율 증가 추세
업계 “각종 대응전략 살피며 주시”

트럼프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후 곧바로 고강도 관세 정책 등 행정명령을 쏟아낼 것으로 관측되면서 보험업계도 긴장 상태에 돌입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집권이 본격화되면서 국내 보험업권에 각종 불확실성이 불거지고 있다. 업계는 들이닥칠 거시경제 변동성과 금융환경 변화에 대비해 선제적인 리스크·유동성관리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제성장 하방 압력 예상에 보험사 '영업악화' 우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취임을 앞두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후 곧바로 고강도 관세 정책 등 행정명령을 쏟아낼 것으로 관측되면서 보험업계도 긴장 상태에 돌입했다.


우선 크게는 트럼프 정부가 강조하는 '미국 우선 주의'와 '관세 인상 정책'이 우리나라 수출 타격과 경제성장 하방 압력을 높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경기침체와 내수부진으로 이어지면 그 여파가 보험 가입 수요 감소, 계약 해지 상승 등 보험 영업 위축과 운영에 실제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된다.


트럼프 정부 출범 후 금리가 상승할 경우 내수부진을 부추길 수 있어 보험 수요가 줄어들 수 있는 점은 업계로선 근심이다. 경기침체 속 가계빚이나 물가 부담이 커지면 소비자로선 보험료부터 줄이려고 나설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보험 해약 규모는 매년 늘어나는 추세다. 업계에 따르면 생보사 22곳이 지급한 해약환급금은 지난 2021년 26조원대를 가리켰지만 2022년 44조원, 2023년 45조원으로 확대됐다. 지난해 상반기에만 해약환급금 규모가 27조원을 넘어서며 3년 연속 40조원 돌파가 유력한 상황이다.


보험.

▲트럼프 정부 출범 후 금리가 상승할 경우 내수부진을 부추길 수 있어 보험 수요가 줄어들 수 있는 점은 업계로선 근심이다.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지고 있는 점도 변수다. 팬데믹 대응에 따른 기준금리 인상 등 긴축정책 이후 경기 침체가 이어졌고, 최근 금리 인하 등 통화 정상화 과정에 대한 예상이 나왔지만 트럼프 정부 출범 후 금리 방향에 대한 예측이 어려워진 상태라는 진단이 나온다. 각종 자국주의 정책에 따라 한미간 경제성장률, 물가, 금리 등의 탈동조화로 두 지표간 갭(gap)이 커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보험업권은 트럼프 정부 집권으로 통화정책 전환 경로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업계는 현재 부채를 시가로 평가하는 새 회계제도(IFRS17) 도입 이후 금리 민감도가 커진 상태다. 통상 보험계약은 현금유입기간보다 현금유출기간이 길기 때문에 금리 인하 시 계약서비스마진(CSM) 축소를 피할 수 없는 구조다.


자산 대비 부채 만기가 긴 보험사들의 경우 금리 하락은 부채가 자산 대비 커지는 문제점을 야기하게 된다. 자본이 줄면서 재무건전성이 악화되는 굴레에 빠지는 것이다. 이에 보험사들은 금리 위험 관리와 유동성에 대비하기 위해 모니터링 강화와 자본 확충 등 선제적인 비용이 추가로 투입될 수 있다. 환헤지 비용에 있어서도 부담이 커질 수 있다.



내부 규제 강화·손해율 증가도 암초…“전방위적 대비해야"

보험사.

▲트럼프 정부 출범후 자본력이 취약한 중소형 보험사는 각종 변수에 더 크게 노출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내부적으로도 업황 전망이 밝지 않다. 생명보험업권은 금리 인하로 부채가 늘어나는 점과 무·저해지 계리적 가정 적용에 따른 지급여력(킥스)비율의 악화가 예상된다. 손해보험업권에선 작년말부터 올해 초 대거 이어지고 있는 독감 유행과 자동차보험 손해율 인상이 현재도 적자인 실손·자동차 보험에서의 손익 확대를 예견하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에 따르면 최근 실시된 설문조사에서 보험사 최고경영자 52.9%가 올해 업권 경기가 악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같은 각종 변수는 자본력이 취약한 중소형사에 더 큰 타격으로 나타날 수 있다. 지급여력비율이 금융당국 권고 수준인 150% 근처인 보험사들의 경우 유동성 관리와 리스크 대비에 보다 긴장감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보험사들이 경영 효율화 전략을 취함과 동시에 불확실성에 따른 유동성 등 각종 대비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보험연구원은 “금리 위험 관리를 강화하고, 경기 둔화와 침체는 보험수요 감소와 함께 해지율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어 유동성 모니터링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이어 “강달러 흐름이 지속될 경우, 환헤지 파생상품의 만기를 연장하는 과정에서 롤오버 리스크가 발생할 수 있어 거시금융 여건을 고려해 환헤지 기간·수단 등을 재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일각에선 트럼프 정부 집권 후 생보사들의 운용자산 수익률에 있어 일부 호재일 수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기준금리 인하 흐름이라도 중장기적으로 채권 금리가 상승할 가능성이 있어서다. 채권 금리가 올라가면 생보사의 운용자산 수익률도 높아지게 된다. 생보사들은 보험 계약자에게 받은 보험료를 바탕으로 운용 수익을 내는데 있어 대체로 채권 투자에 높은 비중을 두고 있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업계는 올해 무·저해지 계리적 가정 가이드라인 적용과 금리 불확실성, 경기침체 등 어느 때보다 경영상 불확실성이 크다"며 “신계약과 자산운용 등 분야별로 금리 영향에 따라 모니터링을 키워야 할 것으로 보이며 각종 대응전략과 가능성을 검토하며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