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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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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BM의 기적’ SK하이닉스 영업익 22배 폭등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5.01.20 14:28

에프앤가이드 작년 4분기 분석
“D램 매출의 40%가 HBM 담당
매출 19.7조원·영업익 8조원대
이익 전년 동기比 2218% 성장”
‘분기 최대 실적’ 연속으로 경신

SK하이닉스 이천 사업장 전경.

▲SK하이닉스 이천 사업장 전경.

SK하이닉스가 지난해 3분기에 이어 4분기에도 '분기 최대 실적' 기록을 경신할 전망이다. 인공지능(AI) 열풍에 힘입어 고수익 제품인 고대역폭메모리(HBM) 판매 비중을 확대한 결과로 분석된다.


20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지난해 4분기 매출 19조7001억원, 영업이익 8조21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는 전년 동기(매출 11조3055억원, 영업이익 3460억원) 대비 각각 74%, 2218% 성장한 수치다.


예상대로 실적이 나올 경우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분기 기준 역대 최대를 기록하게 된다. 앞서 3분기에도 17조5731억원의 매출과 7조3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분기 최대 실적을 경신했던 SK하이닉스는 4분기에도 사상 최대 실적을 눈앞에 두고 있다.


연간으로 따져도 눈부신 성과다. 증권가에서는 SK하이닉스의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을 23조 원대로 추정하고 있다. 반도체 슈퍼 호황기로 꼽히는 2018년 성적표(영업이익 20조8438억 원)를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이러한 호실적의 배경에는 AI 수요 증가가 자리 잡고 있다. AI 수요가 꾸준히 유지되면서 SK하이닉스는 HBM 등 고수익 제품 판매를 늘려 수익성을 크게 개선했다는 평가다.




최근 증권사에서 작성한 SK하이닉스 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의 4분기 D램 매출은 14조원을 웃돌 것으로 전망된다. D램 매출에서 차지하는 HBM 매출 비중은 40%에 이를 것이란 관측이다. 일부 증권사에선 42%에 이를 것이란 예측을 내놓기도 했다.


앞서 SK하이닉스는 지난해 3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 콜에서 “D램 내 HBM 매출 비중이 3분기 30%로 확대됐다"고 설명한 바 있다. 이는 1개 분기 만에 10% 이상 늘어난 수치다. 시장에선 5세대 제품인 HBM3E 출하 확대 효과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다.


HBM은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연결해 기존 D램보다 데이터 처리 속도를 혁신적으로 끌어올린 고부가·고성능 제품이다. AI 기술의 발전으로 글로벌 반도체 시장이 AI 메모리 중심으로 재편되는 가운데 고용량 데이터 처리에 최적화된 AI 메모리 HBM의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


HBM의 판매 단가는 기존 D램보다 4~5배 이상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수요가 늘면 자연스럽게 수익성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수림 DS투자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의 HBM 매출비중은 4분기 D램 내 42%까지 증가할 전망"이라며 “HBM 중심의 프리미엄 수요 트렌드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HBM 매출비중이 견고한 SK하이닉스의 실적은 안정적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CES 2025' SK 전시관에 전시된 HBM3E 16단 제품.

▲'CES 2025' SK 전시관에 전시된 HBM3E 16단 제품.

다만 AI용을 제외한 범용(레거시) 메모리의 판매가 부진할 거란 전망은 아쉬운 대목이다. 원/달러 환율이 강하게 반등했음에도 불구하고 DDR4, LPDDR4 가격이 이전 예상치를 크게 하회하고 있다. DDR5 제품도 서버용을 제외하고는 약 10%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분기 영업이익이 시장 전망치를 하회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한편 SK하이닉스는 올해도 HBM 등 고수익 제품 판매를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SK하이닉스는 최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5'에서 HBM3E 16단 제품을 처음 선보였다. 또한 6세대 제품인 HBM4도 올해 하반기 양산을 목표로 개발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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