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게임업계가 대만 최대 게임 전시회 '타이베이 게임쇼' 참가를 확정하며 올해 글로벌 시장 공략의 포문을 연다. 현지 참가자들과 소통을 통해 신작에 대한 반응을 살펴보는 한편, 대만을 기반으로 중화권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구상이다.
20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국내 중견 게임사들이 오는 23일부터 26일까지 대만 난강전시센터에서 열리는 '타이베이 게임쇼(TGS)'에 잇따라 참가한다. 타이베이컴퓨터협회(TCA)가 주최하는 이번 행사는 대만에서 가장 큰 규모이자 전세계에서 가장 먼저 열리는 게임 전시회로, 올해 상반기 출시 예정인 신작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다.
올해는 30개국 346개 업체가 참가해 PC·콘솔·모바일·인디게임 등 350개 이상의 신작과 100개 이상의 미공개 타이틀을 선보일 예정이다.
TGS 관계자는 “전시회 목적은 이용자들에게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이는 것뿐 아니라 참가 업체들이 글로벌 진출 영역을 확장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라며 “올해는 메타버스·인공지능(AI) 등 신기술을 게임 개발에 도입하는 과정 등 업계 동향과 연계된 의제 세션도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는 그라비티, 네오위즈, 데브시스터즈, 에피드게임즈, 한국콘텐츠진흥원, 지스타조직위원회, 부산 인디커넥트(BIC) 등이 현장에 전시 부스를 꾸린다.
네오위즈는 모바일 서브컬처 역할수행게임(RPG) '브라운더스트2'를 출품한다. 이 게임은 매력적인 미소년 캐릭터와 수준 높은 일러스트 등이 특징으로, 지난 2023년 현지 앱마켓 1위에 오르는 등 성과가 좋았던 작품이다.
그라비티는 자사 대표 지식재산(IP) '라그나로크'를 앞세운다. 대만 지사(GVC)를 통해 △라그나로크3 △라그나로크 비긴즈 △라그나로크 온라인 제로 등을 전시한다. 데브시스터즈는 쿠키런 IP를 활용한 △쿠키런: 오븐브레이크 △쿠키런: 모험의 탑 △쿠키런: 킹덤으로 현지 유저들을 맞이한다. 2개 IP는 현지에서 두터운 팬덤을 형성하는 등 인기를 모으고 있다.
에피드게임즈는 지난해 대한민국 게임대상 우수상을 수상한 '트릭컬: 리바이브'를 선보인다. 이 게임은 지난달 현지 사전예약을 시작했다. 이외에도 △트라이펄게임즈 △샌디플로어 △스튜디오 비비비 △볼드플레이게임즈 △타파스 등 5개 기업이 한국콘텐츠진흥원 공동관 부스에 참여한다.
이처럼 업계가 TGS 참가에 적극적인 이유는 대만 게임시장 규모와 성장성이 크기 때문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23 게임백서'에 따르면 2022년 기준 대만 수출 비중은 전년 대비 5.6%포인트(p) 증가한 12.0%다. 전 세계 게임 시장 규모는 10위에 속한다.
특히 이용자당평균매출(ARPU)이 높고, 게임 선호 성향이 전반적으로 한국과 유사해 주요 공략처로 꼽힌다. 같은 동아시아 문화권에 속해 있고, PC·모바일 MMORPG가 강세를 보이는 등 시장 구조가 비슷해 개발 노하우를 발휘할 수 있는 곳으로 평가받는다. 인구 분포상 청·장년층이 많아 확률형 아이템·유료결제 등 게임에 돈을 쓰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적다는 점도 긍정적 요소로 꼽힌다.
중국·동남아시아와도 지리·문화적으로 연결돼 있는 만큼 향후 중화권과 아시아 시장 선점을 위한 교두보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올해 글로벌 시장 진출 확장을 화두로 띄운 업계 동향과 맞물리면서 대만 시장 공략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대만과 한국의 흥행 문법이 비슷하고, 중국과도 유사한 성향이 있어 대만에서 성공한 게임은 중국에서도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대체적인 반응"이라며 “대만부터 주변 시장으로 확장해 나가는 방식과 중국 판호를 획득한 게임들을 현지에 직접 선보이는 투트랙 전략으로 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