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주식 거래대금이 매 분기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중이다. 이에 증권사들의 해외주식 수수료 수익도 국내 주식을 앞지르며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각 증권사는 수수료 할인, 리워드 이벤트, 신규 기능 도입 등으로 해외주식 시장 점유율 확보에 나서고 있다.
21일 대신증권에 따르면 작년 4분기 국내 일평균 주식 거래대금은 16조원으로 직전 분기 대비 12% 감소했다. 그러나 해외주식 거래대금은 258조원으로 동 기간 35% 증가, 매 분기 마다 사상 최고를 경신하는 중이다. 특히 미래에셋증권, 키움증권, 삼성증권 등 리테일 시장 점유율 상위 대형 증권사의 4분기 해외주식 수수료 수익은 국내 주식을 앞선 것으로 추정된다.
올해도 해외 주식의 인기가 식을 것 같지 않은 만큼, 각 증권사의 경쟁력 확보가 고민거리로 떠올랐다. 작년 3분기 말까지 증권업계 해외주식 거래 수수료율은 평균 0.1% 수준인데, 향후 거래대금이 증가할 수록 수수료율 인하 경쟁이 시작될 것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그나마 막강한 해외 장악력을 가진 미래에셋증권은 뉴욕법인 및 미국주식 거래 라인센스가 있어 타사 대비 마진 방어를 기대할 수 있지만, 다른 증권사는 그렇지 못하다.
이에 새해 벽두에도 각 증권사가 해외주식 관련 이벤트에 나선 것은 필연으로 보인다. 이미 메리츠증권이 올해 말까지 슈퍼365 계좌 보유 고객을 대상으로 국내·미국 주식 거래 수수료 및 달러 환전 수수료 무료 이벤트를 펼치고 있으며, 그 결과 예탁금 규모가 빠르게 성장한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이달부터 오는 3월 31일까지 영업점 고객을 대상으로 '자산 Move Up' 이벤트를 진행한다. 다른 금융사에서 자산을 한국투자증권 영업점 계좌로 이전하는 고객에게 국내주식 최대 60만원, 해외주식 최대 35만원, 채권 최대 100만원의 상품권을 지급하며, 주식과 채권 모두 폭넓은 상품이 대상이다.
신한투자증권 역시 오는 3월 31일까지 해외주식 관련 다섯 가지 이벤트를 동시에 실시한다. 신규 계좌 개설 또는 휴면 고객에게는 미국주식 수수료 혜택과 환전 우대율을 제공하며, 생애 최초 개설 고객에게는 테슬라 등 인기 종목 중 무작위로 최대 100만원 상당의 주식을 지급한다. 또 해외주식을 타 증권사에서 이전할 경우 최대 600만원 현금 리워드, 월 100만원 이상 거래 시 추첨을 통해 미국주식 세트를 제공하며, 우수 고객에게는 최대 200만원의 리워드와 치킨 쿠폰 등의 혜택을 추가로 제공한다.
중소형 증권사도 빠지지 않았다. LS증권은 오는 3월 31일까지 미국·홍콩주식 매수 수수료 면제와 평생 우대 수수료, 미국 달러 환전 시 92% 우대 혜택을 제공하는 '해외주식 신년 이벤트'를 진행한다. 올해 처음 해외주식을 거래하거나 작년 7월 이후 거래 이력이 없는 개인 고객이 대상이다.
이벤트는 아니나 해외 주식 투자자를 위한 편의성 개선에 나선 곳도 있다. 키움증권은 모바일 앱 '영웅문S#'에 원하는 조건으로 해외주식을 검색할 수 있는 '종목 스크리닝' 기능을 추가했다. 미국 주식을 대상으로 시가총액, 주가 등락률, 영업이익 등 다양한 조건을 설정해 맞춤형 검색이 가능하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키움증권의 경우 최근 토스증권에게 해외주식 위탁매매 점유율이 역전 당한 만큼 고민이 깊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