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청년층(15~29세) 취업자 수가 1년 전보다 3.7% 줄어 4년 만에 최악인 것으로 나타났다. 고령층은 취업자 수가 증가했지만 구직단념자가 21.3% 큰 폭 늘었다. 청년층은 취업이 어렵고 고령층은 일자리 증가에도 불구하고 정작 근로 의지를 접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분석된다.
21일 에너지경제신문이 분석한 통계청의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작년 취업자 수는 375만5000명으로 1년 전보다 14만4000명(–3.7%) 줄었다.
이는 코로나19 유행기인 지난 2020년 이후 4년 만에 최악의 수치다. 지난 2020년 18만3000명(–4.6%) 줄어든 이후 2021년 11만5000명(3.1%), 2022년 11만9000명(3.1%) 늘어 2년 연속 증가했다. 재작년 9만8000명(–2.4%) 줄어든 이후 작년까지 2년 연속 감소했다.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생산인구 감소가 미치는 영향이 있지만 청년들을 위한 맟춤형 일자리가 부족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코로나19의 기저효과에 힘입은 '고용 훈풍'이 점차 사라지고, 경기 회복세도 예상보다 더디게 나타나면서 청년 고용 지표가 빠르게 악화하는 흐름이다.
지난달 일도 구직 활동도 하지 않고 '그냥 쉬는' 청년들이 1년 전보다 12% 넘게 증가하고 취업자 중 근무 시간이 적어 추가 취업을 희망하는 '불완전 취업자'도 큰 폭으로 증가했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청년층 '쉬었음' 인구는 41만1000명이었다. 36만6000명이었던 1년 전과 비교하면 12.3% 증가했다. 같은 기간 청년층 전체 인구가 830만6000명에서 805만5000명으로 3.0% 감소한 것을 고려하면 더욱 눈에 띄는 증가 폭이다.
12월 기준 청년층 쉬었음 인구는 코로나19가 유행하던 지난 2020년 48만5000명에서 2021년 40만9000명, 2022년 40만6000명, 2023년 36만6000명으로 매년 감소하다가 작년 4년 만에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월별로 보면 작년 5월부터 8개월 연속 전년 대비 쉬었음 인구가 늘고 있다. 연간 지표로 봐도 청년층 쉬었음은 작년 42만1000명을 기록해 1년 전보다 2만1000명 늘었다. 지난 2020년(44만8000명) 이후 최대치다.
청년층 실업자 역시 12월 기준 전년보다 2000명 늘어났다. 실업률 또한 지난 2023년 5.5%에서 작년 5.9%로 0.4%포인트(p) 상승했다.
어렵게 일자리를 구한 청년들의 상황도 녹록지 않다. 경제 활동을 하고는 있지만 더 많이 일하길 원하는 '불완전 취업' 상태인 청년들이 빠르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작년 12월 기준 청년층의 시간 관련 추가 취업 가능자 수는 13만3000명이었다. 9만7000명이었던 1년 전과 비교하면 37.4%(3만6000명) 급증했다. 지난 2020년(65.4%) 이후 첫 증가다.
작년 고령층에서 고용시장을 이끌고 있지만 눈높이에 맞는 좋은 일자리 찾기는 만만치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통계청 고용동향 마이크로데이터(MD) 분석에 따르면 60세 이상 구직단념자는 작년 10만6681명으로 전년보다 1만8698명(21.3%) 증가했다.
세부 연령대별로는 60~64세에서 3만5509명으로 가장 많았고 65~69세 2만9748명, 75세 이상 2만2291명, 70~74세 1만9131명 순이었다.
코로나 충격이 잦아들고 고령층 채용이 늘면서 지난 2021년 15만6377명, 2022년 12만2698명, 2023년 8만7983명으로 꾸준히 줄던 흐름에서 반전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구직단념의 사유로는 '이전에 찾아보았지만 일거리가 없었기 때문'이라는 답변이 4만1944명으로 39.3%를 차지했다.
'근처에 일거리가 없을 것 같았다'는 응답이 2만4254명(22.7%), '원하는 임금수준이나 근로조건에 맞는 일거리가 없을 것 같았다'는 응답이 2만1873명(20.5%)으로 뒤를 이었다.
결국은 청년층과 고령층 모두 취업에 대해 불만족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정부는 이달 22일 청년층의 고용을 해결하기 위한 청년 고용정책 방향을 발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