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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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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유율 하락 삼성TV, OLED로 ‘中 잠식’ 막는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5.06.29 15:48

하이센스·TCL ‘미니 LED’ 앞세워 프리미엄 시장 공략 속도

프리미엄 TV 비중 확대…중국, 전체 시장 주도권 넘본다

삼성, OLED 라인업 확대·기술 승부로 ‘20년 1위’ 수성 총력

삼성전자 모델이 2025년형 삼성 OLED TV의 선명한 화질을 체험하고 있다.

▲삼성전자 모델이 2025년형 삼성 OLED TV의 선명한 화질을 체험하고 있다.

글로벌 TV 시장에서 19년째 1위를 지켜온 삼성전자가 '20년 연속 정상'이라는 대기록을 앞두고 중대한 시험대에 올랐다.


하이센스, TCL 등 중국 TV 제조사들이 프리미엄 시장까지 빠르게 잠식하면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이에 맞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대중화에 속도를 내며, 중국과의 격차를 다시 벌리겠다는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29일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글로벌 TV 시장에서 매출 기준 28.3%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2006년 이후 19년 연속 1위를 유지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 분위기는 심상치 않다. 특히, 프리미엄 시장에서 중국 업체들의 추격 속도가 눈에 띄게 빨라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자료를 보면 올 1분기 삼성전자의 프리미엄 TV 출하량 점유율은 28%로 여전히 1위지만, 전년 동기(39%) 대비 11%포인트 하락했다.


이 하락분은 고스란히 중국 업체들의 점유율 상승으로 이어졌다. 하이센스는 같은 기간 14%에서 20%로, TCL은 13%에서 19%로 끌어올리며 삼성의 뒤를 바짝 추격 중이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수십 년 만에 처음으로 삼성전자의 프리미엄 TV 리더십이 위협받고 있다"고 진단했다.


프리미엄 TV 시장은 OLED, 퀀텀닷 액정표시장치(QD-LCD), 미니 발광다이오드(LED) 등 고급 패널 기술을 중심으로 구성된다. 수익성이 높은 이 시장은 최근 '고화질·대형화' 흐름과 맞물려 TV 시장 내 비중이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


실제로 올해 1분기 글로벌 프리미엄 TV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44% 증가했다. 지난해 4분기에는 51% 늘어나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런 흐름 속에서 점유율 하락은 곧 전체 수익 기반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로 이어진다.


중국 업체들의 약진 배경에는 '미니 LED TV' 확산 전략이 자리하고 있다. 미니 LED TV는 LCD 기반 기술로, 기존보다 작은 LED 백라이트를 촘촘히 배치해 밝기·명암비·색 표현력을 크게 향상시킨다. 프리미엄 수요를 겨냥하면서도 기존 LCD 생산 체계를 활용할 수 있어 제조 효율이 높은 것이 강점이다.


중국 디스플레이 업계는 LCD 패널 시장에서 막강한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 TCL, 하이센스 등 TV 브랜드들은 자국 내 패널 업체들과의 협력을 통해 원가 경쟁력을 확보했고, 이를 무기로 초대형 미니 LED 제품을 공격적으로 마케팅하고 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중국 TV 제조사들은 중국이 주도하는 LCD 생산기술을 기반으로 비용 경쟁력을 확보한 뒤, 이를 발판 삼아 프리미엄 시장까지 빠르게 치고 올라오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같은 중국 TV의 맹추격에 맞서 삼성전자는 OLED TV 시장 확장에 사활을 걸고 있다. OLED는 현재 중국 업체들이 단기간에 추격하기 어려운 고급 패널 기술로, 삼성은 이를 통해 프리미엄 시장 주도권을 굳히겠다는 전략이다.


OLED TV 시장의 고성장이 예견된 점도 삼성의 전략 추진 배경 중 하나로 꼽힌다. 시장조사업체 유비리서치는 OLED TV 패널 출하량이 올해 약 700만대에서 2029년 1000만대 이상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창욱 유비리서치 부사장은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OLED는 탁월한 화질 경쟁력과 브랜드 가치를 이미 입증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실제 삼성 OLED TV는 최근 판매 흐름에서도 긍정적인 신호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약 140% 증가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OLED TV 라인업을 기존 4개에서 6개로 확대하며, 42형부터 83형까지 풀라인업을 갖췄다. 동시에 신규 광고 캠페인도 시작하며 마케팅에 힘을 싣고 있다.


기술 경쟁력 강화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은 최근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열린 '2025 중남미 VD 세미나'에서 차세대 OLED TV에 적용된 '글레어 프리 2.0' 기술을 공개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 기술은 빛 반사를 줄여 선명한 화면을 구현하고, 콘텐츠와 주변 조도를 자동으로 분석해 화면 밝기를 조절해주는 기능을 갖췄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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