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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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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국가 에너지 비상사태 선포”…파리기후협정도 탈퇴 서명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5.01.21 11:12

트럼프 취임사 “석유·가스 가격 낮추고 비축량 최고치로”
취임식 후 곧바로 파리협정 탈퇴, 화석연료 사용 족쇄 제거
2023년 기준 미국 석유·가스 생산 압도적 1위, 더 늘릴 계획
인플레이션 낮추고, 자동차 등 제조업 부흥 노리는 전략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월 20일 워싱턴 DC의 캐피탈 원 아레나에서 열린 취임 퍼레이드에서 미국의 파리 협정 탈퇴를 알리는 행정명령을 들고 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워싱턴 DC 캐피탈 원 아레나에서 열린 취임 퍼레이드에서 파리기후협정 탈퇴 행정명령 문서를 들고 있다.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국가 에너지 비상사태를 선포하며 석유·가스 시추를 확대할 계획을 밝혔다. 파리기후협정은 재탈퇴하고 전기차 보조금 지급과 대규모 풍력발전 사업 개발을 중단하는 등 지난 정부의 기후정책을 뒤집겠다고 공언했다. 세계 최대 에너지 생산 및 수출국인 미국이 에너지산업을 더욱 강화하고 이를 기반으로 제조업까지 부흥시키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지시간으로 20일 워싱턴DC 연방의사당 중앙홀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미국의 황금시대가 시작됐다"며 남부 국경지대 비상사태와 함께 국가 에너지 비상사태를 선포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드릴, 베이비, 드릴 정책을 시행할 것"이라며 우리는 지구상에서 가장 많은 석유와 가스를 보유하고 있고 그것을 사용할 것이다. (에너지)가격을 낮추고 전략적 비축량을 다시 최고치로 채워 전 세계에 미국의 에너지를 수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드릴은 석유·가스 생산을 위한 지하 채굴을 뜻한다.


또한 “(바이든 정부의) 그린뉴딜 정책을 끝내고 전기차 의무구매제를 폐지해 자동차 산업을 살릴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에너지 비상사태 선포 및 화석연료 사용 확대는 미국을 압도적인 에너지 대국으로 만들고 이를 통해 제조업까지 부흥시키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EI(전 BP 세계에너지통계) 자료에 따르면 2023년 기준 미국은 하루 1936만배럴의 오일(천연LPG 포함)을 생산해 전 세계 생산량의 20.1%를 차지하며 압도적 1위를 차지했다. 2위 사우디아라비아의 생산량은 1139만배럴이다.


미국은 천연가스도 2023년 1035.3bcm(billion cubic metres)을 생산해 전 세계 생산량의 25.5%를 차지했다. 2위인 러시아의 586.4bcm보다 거의 2배 많은 수준이다.


미국은 에너지 수출에서도 하루 911만배럴의 오일을 수출해 사우디를 제치고 1위를 기록했고, 천연가스를 액화한 LNG 수출에서는 114.4bcm을 기록해 카타르, 호주를 제치고 역시 1위를 기록했다.


에너지 가격이 낮아지고 자동차 배출가스 규제도 완화되면 전통산업인 자동차산업도 부활하고, 제조업 경쟁력을 높일 AI산업도 빠르게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는 취임식 후 곧바로 파리기후협정에서 탈퇴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함으로써 화석연료 사용 족쇄도 제거했다. 그는 1기 임기(2017년 1월~2022년 1월)때도 협정에서 탈퇴한 바 있다. 파리기후협정은 2050년 탄소중립 및 2030년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의 근거가 되기 때문에 여기에서 탈퇴하는 것은 탄소중립 정책도 포기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에 발맞춰 백악관도 빠르게 움직였다. 백악관 홈페이지에는 바이든 정부의 기후 극단주의 정책 종식 등 6대 우선 정책 의제가 제시됐다.


백악관은 “광물채굴 및 가공을 포함한 에너지 생산과 사용에 부당한 부담을 부과하는 모든 규제 철회를 검토할 것"이라며 “자연을 훼손하는 대규모 풍력발전 단지에 대한 임대계약을 종료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국제사회는 미국의 파리기후협정 탈퇴 및 화석연료 회귀에 대해 우려스러운 시선을 보내고 있다.


세계기상기구(WMO)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지구 평균기온이 산업화 이전(1850~1900년)보다 섭씨 1.55도(℃) 상승한 것으로 관측됐다고 밝혔다. 이는 관측 사상 가장 높은 기온이다.


파리기후협정은 기후 재앙을 막기 위해 이번 세기 안에 지구 온도 상승폭을 2도 이내로, 최대한 1.5도 이내로 제한해야 한다고 명시했는데, 76년이 남은 지난해에 벌써 마지노선인 1.5도를 넘은 것이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트럼프 행정부의 파리기후협정 재탈퇴에 대해 우려를 표하며 “미국 내 도시와 주(州) 정부, 기업들이 다른 국가들과 함께 21세기의 번영을 위한 양질의 일자리 및 시장을 창출할 저탄소 구조의 회복력 있는 경제 성장을 위해 계속해서 비전과 리더십을 보여줄 것이라 확신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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