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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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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 바뀌는 이니텍, KT의 넓은 그림자서 벗어나나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5.01.23 15:36

KT, 이니텍 매각 추진…최대주주 변경 수반 MOU 체결

그룹 계열사 KT DS와의 사업영역 중복…수년간 매출 하락

올해 흑자 전환 가능…최대주주 변경 후 수익성 개선 기대

이니텍 CI

▲이니텍 CI

KT그룹의 금융보안 전문기업 이니텍의 최대주주가 KT DS에서 로이투자파트너스와 사이몬제이앤컴퍼니로 변경된다. 지난 2011년 KT계열로 편입된 지 14년 만에 새 주인을 맞게 됐다. 수년간 적자를 이어왔던 만큼 이번 최대주주 변경을 통해 체질 개선을 이룰 수 있을지 관심이 주목된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니텍은 전날 최대주주인 KT DS와 최대주주의 특별관계자 H&C네트워크가 로이투자파트너스, 사이몬제이앤컴퍼니와 최대주주 변경을 수반하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로이투자파트너스와 사이몬제이앤컴퍼니가 인수하는 지분은 KT DS와 H&C네트워크가 보유한 이니텍 보통주 1128만69주(지분율 57%)이며 매매대금은 850억원이다.


KT DS와 H&C네트워크는 모두 KT그룹 계열사로 지난 2011년 비씨카드 자회사인 H&C네트워크로 최대주주가 변경되면서 KT계열로 편입됐다. 이후 2021년 8월 H&C네트워크에서 KT DS로 최대주주가 변경된 바 있다.


업계에서는 KT가 이니텍 매각을 추진한 것을 두고 KT DS와 이니텍이 공통적으로 인터넷뱅킹 시스템 구축(SI) 사업을 영위한다는 점에서 사업 영역 중복을 이유로 수익성이 낮은 쪽을 정리한 것이라고 보고 있다.




KT DS는 KT그룹 내 IT 서비스 전문기업으로 SI 사업을 주로 하고 있다. 이니텍 또한 SI 사업과 더불어 IT 인력 아웃소싱(ITO), 자체 전산센터(IDC)를 통한 서비스 운영대행 제공(ASP) 등의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지난 2016년에는 국내 최초 인터넷은행인 케이뱅크의 인터넷은행 전산시스템 구축 프로젝트를 수행하기도 했다.


사업 영역이 겹치는 데다 이니텍이 수년째 적자를 지속하면서 KT가 이니텍을 비수익 사업으로 구분하고 매각에 돌입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는 지난해 KT가 단행한 대규모 구조조정과도 맥을 함께 한다.


KT는 지난해 11월 그룹 실적 개선을 위해 비수익 사업 매각과 인력 감축 등 고강도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사업구조 개편과 동시에 전체 임직원의 약 20%를 대상으로 희망퇴직과 자회사 전출 등 구조조정을 추진했다.


이니텍은 지난 2020년부터 2023년까지 4년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해왔다. 이니텍의 최근 4년간 영업적자 규모는 △2020년 6억원 △2021년 2억원 △2022년 25억원 △2023년 35억원으로 해마다 확대됐다. 지난 2023년에는 당기순이익 역시 2022년 2억원에서 3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다만 향후 전망은 밝은 편이다. KT 계열사일 때는 사업영역 중복 논란으로 매출이 급감했지만 금융·보안 분야 내 다양한 경험을 갖춘 만큼 최대주주가 변경되면 축소됐던 SI 사업 확대나 신규 사업 투자 등을 통해 수익성을 확보할 여지가 있어서다. 아울러 지난해 1월 옥성환 대표이사가 취임하면서 흑자 전환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점 또한 긍정적인 부분이다.


옥 대표는 지난해 취임 직후 임직원 간담회에서 “올해 사업본질에 집중해 고객가치 창출과 수익성 확보로 흑자전환의 원년이 되도록 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힌 바 있다.


실제로 이니텍은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액은 262억원, 영업이익은 5억원, 당기순이익은 27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여전히 재무구조가 약하고 사업 영역 확장이 쉽지 않다는 점은 한계로 지목된다.


앞서 이니텍은 지난 2021년 자회사인 스마트로 지분 50.1%를 비씨카드로 매각하면서 매각처분이익 968억원을 확보하면서 신규 사업 성장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해당 자금이 당기순이익으로 인식되면서 이듬해 당기순이익이 53억원까지 늘어나기도 했다. 하지만 이 규모도 점차 줄어드는 양상이다.


아울러 현금성자산 역시 줄어들고 있어 신규 사업 투자 등 사업 확장에도 난항을 겪을 수 있다는 전망이다. 지난 2021년 1090억원에 육박하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2022년 177억원으로 급감하더니 지난해 3분기 111억원까지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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