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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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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고용↓ 물가↑ 내수 ‘경고등’…한국경제 위기 현실화되나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5.02.02 10:30

산업부 1월 수출입 동향…작년 동기 대비 10.3% 감소

통계청 2024년 12월 고용동향…작년 12월 취업자 5만2000명 줄어

작년 물가급등 상위 10개 중 9개가 먹거리 차지…서울 7개 외식메뉴 10년전 比 평균 40.2% 올라

서울 한 대형마트 매장

▲서울 한 대형마트 매장. 사진 연합뉴스.

수출과 고용은 줄고 물가는 올라 내부 부진에 따른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우리나라 경제를 이끌어 왔던 수출이 흔들리고 경기 침체로 고용은 내리막 추세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먹거리 중심으로 물가가 가파르게 오르며 서민·중산층의 가계 살림을 더 팍팍하게 만들고 있다. 이같은 경기 침체에 정치 리스크까지 겹치면서 한국 경제의 위기가 현실화하고 있는 분위기다.


2일 에너지경제신문이 분석한 산업통상자원부 1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1월 수출액은 491억2000만달러로 작년 같은 달보다 10.3% 감소했다. 지난 2023년 10월 전년 동월 대비 증가율이 플러스로 전환된 뒤 작년 12월까지 15개월 연속 플러스 기록을 이어왔으나 1월에 그 흐름이 멈춘 것이다.


산업부는 작년 2월에 있던 설 연휴가 올해 1월로 옮겨오면서 조업 일수가 4일 감소한 영향 등으로 1월 수출이 줄어든 것으로 일시적인 현상으로 보고 있다. 조업일수를 고려한 일평균 수출액은 24억6000만달러로 작년보다 7.7% 증가했다.


15대 주력 수출품 동향을 보면 최대 수출품인 반도체와 컴퓨터 등 2개 품목을 제외한 13개 품목의 수출이 작년보다 감소했다. 다만, 일평균 수출 기준으로는 10개 품목의 수출이 증가했다.


1월 반도체 수출은 101억달러로 작년보다 8.1% 증가하며 역대 1월 중 지난 2022년(108억달러)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실적을 기록했다. 반도체 수출은 9개월 연속 100억달러 이상을 기록하며 15개월 연속 전년 대비 수출 플러스 흐름을 이어갔다. 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SSD)를 포함한 컴퓨터 품목 수출도 14.8% 증가한 8억달러로 13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수출 2위 품목인 자동차 수출은 50억달러로 19.6% 감소했다. 자동차 부품 수출도 15억7000만달러로 17.2% 감소했다. 석유제품 수출은 국제가격 하락과 작년 말 주요 업체의 생산시설 화재 등 영향으로 29.8% 감소한 34억달러를 기록했다. 이 밖에 디스플레이(-16.0%), 무선통신기기(-9.4%), 일반기계(-21.7%), 선박(-2.1%), 석유화학(-12.8%), 바이오헬스(-0.4%), 가전(-17.2%), 섬유(-15.5%), 철강(-4.9%), 이차전지(-11.6%) 등의 수출도 감소했다.


산업부는 이른 설의 영향으로 올해 1월 수출이 감소했지만 이와 반대 효과로 2월에는 작년보다 조업일수가 증가함에 따라 수출이 다시 증가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러나 새해 첫달부터 수출이 감소한데다 트럼프 신정부의 출범에 따른 불확실성으로 대외적인 여건도 좋지 못해 겹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래픽] 수출입 추이

▲[그래픽] 수출입 추이. 자료 연합뉴스.

탄핵정국에 따른 정치적 불확실성이 고용현장에도 직격탄으로 다가왔다. 통계청의 2024년 12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작년 12월 취업자 수는 2804만1000명으로 5만2000명 줄었다. 코로나19가 한창이던 지난 2021년 2월 47만3000명 줄어든 이후 3년 10개월 만의 마이너스다 종목별로는 건설업(-15만7000명), 제조업(-9만7000명), 도매 및 소매업(-9만6000명) 등에서 취업자가 감소했다.


연령별로는 20대에서 19만4000명, 40대에서 9만7000명 각각 감소했다. 실업자는 17만1000명 증가했다. 특히 60세 이상에서 실업자가 17만7000명(49.2%) 큰 폭으로 증가했다. 실업률도 3.8%로 0.5%p 증가했다. 고용률은 0.3%p 감소해 61.4%였다.


이에 따라 작년 연간 취업자 수는 2857만6000명으로 1년 전보다 15만9000명(0.6%) 늘었다. 코로나19 사태로 연간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던 지난 2020년 이후로 최악의 고용성적표다. 작년 7월 발표된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 담긴 취업자 수 전망(23만명)과 비교해도 7만명 이상 밑도는 수치다. 불과 2주 전 '2025년 경제정책방향'에서 예상했던 17만명과도 1만명 이상 격차가 있다.


연간 취업자 수는 지난 2019년 30만1000명 늘었다가 2020년에 21만8000명 감소했으나 이듬해엔 36만9000명 증가했다. 이어 2022년에는 81만6000명 늘어나며 2000년(88만2000명) 이후 22년 만의 최대 폭을 기록했지만 이후 2023년 증가폭이 32만7000명으로 줄어들었고 작년에는 15만명대로 반토막이 났다.


먹거리 중심으로 물가가 가파르게 오르며 비상이 걸렸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작년 물가 상승이 가팔랐던 상위 10개 품목 중 과일·채소 등 먹거리가 대다수를 차지했다.


이상기후로 인한 출하량 감소로 배(71.9%)와 귤(46.2%), 감(36.6%), 사과(30.2%), 배추(25%), 무(24.5%) 등의 가격이 큰 폭으로 올랐다. 김(21.8%), 토마토(21.0%), 당근(20.9%) 등도 물가가 큰 폭으로 오르면서 인플레이션 '톱 10'에 이름을 올렸다. 상위 10개 품목 중 9개가 모두 과일·채소 등 먹거리 품목인 셈이다.


소비자들이 즐겨 찾는 주요 외식 물가도 마찬가지다. 한국소비자원의 참가격에 따르면 작년 12월 기준 서울 지역 7개 외식 메뉴 가격은 10년 전 대비 평균 40.2% 올랐다.


해당 기간 대표적인 서민 음식인 자장면 가격이 4500원에서 7423원으로 65.0% 올라 상승 폭이 가장 컸다. 냉면 가격도 8천원에서 1만2000원으로 50% 뛰었고 김치 찌개백반은 5727원에서 8269원으로 칼국수는 6500원에서 9385원으로 나란히 44.4%의 높은 가격 상승률을 보였다. 이 밖에 비빔밥은 7864원에서 1만1192원으로 42.3%, 삼겹살(200g 환산)은·1만4535원에서 2만282원으로 39.5% 각각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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