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G모빌리티의 야심작 액티언의 판매량 부진이 장기화되고 있다. 자동차 시장이 전체적으로 부진한 탓도 있지만 하이브리드 트림 부재, 경쟁차종 대비 부족한 상품성 등이 부진의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KG모빌리티 액티언은 내수 수출 합산 818대 판매에 그쳤다. 전월 대비 36.8% 증가한 대수긴 하지만 르노코리아 그랑 콜레오스 등 경쟁 모델 대비 여전히 부족한 실적이다.
KG모빌리티의 액티언은 지난해 8월 출시된 모델로, 쿠페형 스타일에 SUV 본연의 용도성을 결합한 도심형 SUV이다. 출시 이전 사전 예약 5만5000대에 달하며 흥행이 예상됐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큰 인기를 끌지 못하고 있다.
액티언은 출시 이후 지난달까지 5505대 판매를 기록했다. 사전예약 대수의 10분의 1밖에 미치지 못한 성적인 것이다. 제2의 토레스를 기대하며 주목받았던 것과 대비하면 다소 초라한 실적이다.
액티언의 실패는 비슷한 시기 출시된 르노코리아 그랑 콜레오스 비교되며 더욱 두드러진다. 그랑 콜레오스는 지난해 9월 출시된 이래 지난달까지 2만2993대 판매됐다. 출시와 동시에 남혐논란 등에 휘말렸음에도 불구하고 뛰어난 성적을 기록한 것이다.
KGM 관계자는 액티언 판매 부진에 대해 “근무(생산)일수가 많이 부족했다"며 “실질적으로 설연휴 등으로 보름정도 밖에 근무하지 못한 것이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는 KGM뿐만 아니라 모든 완성차 업계에 해당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부진의 완벽한 이유가 될 순 없다는 분석이다. 특히 르노코리아의 경우 한 달 동안 부산공장 가동을 일시 중단하고 전기차 생산 설비 구축을 위한 시설 업데이트를 진행해 생산에 더 불리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업계에선 액티언의 실패에 대해 하이브리드 모델 부재와 비교적 떨어지는 상품성을 지목했다.
최근 자동차 시장은 그야말로 하이브리드 전성시대다. 하이브리드차는 지난해 39만4613대 판매되며 전년 대비 27.6% 증가한 수치를 기록했다. 내연기관, 전기차 모두 하락세를 기록한 반면 하이브리드차는 높은 연비효율, 친환경성을 이유로 날아오른 것이다.
이에 대부분 완성차 업계는 신차에 하이브리드 모델을 포함시켰다. 이 분야 선두주자인 현대차그룹은 거의 모든 차량에 하이브리드 모델을 포함시켰고 르노코리아도 그랑 콜레오스의 첫 모델로 하이브리드 트림을 출시하며 상승곡선에 올라탔다.
이를 증명하듯 지난달 르노코리아 판매실적에 따르면 그랑 콜레오스 판매량 중 하이브리드 트림은 점유율 86.4%를 기록했다. 르노코리아는 이러한 하이브리드 우선 전략으로 지난해 10월 국내 시장에 판매된 중형 하이브리드 SUV 점유율 30.7%를 달성하기도 했다.
반면 액티언은 아직 하이브리드 모델이 출시되지 않았다. KGM에 따르면 올해 출시 예정이지만 아직 확실한 시기가 정해지지 않은 상황이다.
뿐만 아니라 액티언은 동급 차량대비 상품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왔다. 최저트림 기준 액티언과 그랑 콜레오스 가솔린 모델을 비교하면 액티언이 100만원 저렴하지만 옵션을 따져보면 그랑 콜레오스의 최저 트림의 사양이 다양하다.
그랑 콜레오스는 액티언보다 100만원 비싸지만 메모리시트, 어라운드뷰, 파워테일게이트, 후측방(사각지대) 경보 기능 등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옵션들이 기본 탑재됐다.
해당 기능들은 액티언의 고사양 트림 S9에 탑재됐는데 이 트림의 가격은 그랑 콜레오스의 하이브리드 모과 큰 차이가 없다. 이럴 경우 소비자들은 보다 연비가 좋은 하이브리드 트림을 선택한다.
이에 KG모빌리티는 하이브리드 모델 출시를 통해 반등을 노릴 방침이다. 우선 상반기 내에 토레스 하이브리드를 출시할 예정이고 하반기엔 액티언 하이브리드 런칭도 기대되고 있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그랑 콜레오스와 액티언의 실적을 가른 것은 하이브리드 유무“라며 "가장 인기 많은 현대차그룹의 차량의 신차 출고 대기기간이 길다보니 일부 수요가 그랑 콜레오스로 이동한 것인데 액티언은 그 효과를 받지 못한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