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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앞바다 심해에서 석유가스 매장지를 찾는 동해심해 가스전사업의 시추선 웨스트 카펠라호의 작업자들이 시추를 진행하고 있다.
포항 앞바다 심해에서 석유가스 매장지를 찾는 일명 대왕고래 프로젝트의 첫 탐사시추에서 경제성이 없는 것으로 확인된 가운데, 이를 두고 언론과 정치 야권에서는 사실상 실패한 것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하지만 사업자인 한국석유공사와 전문가들은 결코 실패라 단정할 수 없다고 강조한다. 이번 탐사시추로 석유가스가 매장될 수 있는 조건이 충족된 것으로 확인이 됐고, 7개 유망구조 중 1곳만 시추를 했기 때문에 전체 실패로 단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석유공사는 탐사 및 시추 자료를 통해 국내외 투자 유치를 준비할 방침이다.
9일 한국석유공사는 해명자료를 통해 “석유가스의 탐사는 지속적인 시추를 통해 석유가스가 있는 곳을 찾아가는 과정으로서 한 번의 시추결과를 통해 경제성이 있는 석유가스가 없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며 “특히 동해는 이미 유가스가 확인된 지역이고, 이번 시추를 통해 두꺼운 덮개암과 유가스를 저장할 수 있는 양질의 사암층이 확인됐으므로 추가 분석을 통해 유가스의 흐름을 파악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한 개의 심해탐사공을 시추하는 데 많은 투자가 수반되지만, 여기서 얻는 자료를 바탕으로 탐사전략을 보정하고 글로벌 석유기업으로부터의 투자유치를 통해 탐사리스크를 축소해 나간다면 그간의 투자가 아깝지 않은 성공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며 “세계 에너지시장의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는 이때, 석유공사는 꾸준한 노력을 통해 우리 영토 및 영해에서 유가스전을 확보해 국가 에너지안보를 강화하고 국민들의 삶이 더 나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6일 산업통상자원부는 일명 대왕고래 프로젝트인 동해심해가스전의 1차 탐사시추 관련 브리핑에서 대왕고래 구조 시추작업에서 가스징후를 일부 잠정적으로나마 확인했지만, 규모가 경제성을 확보할 수준은 아니었다고 밝혔다. 1공의 시추에는 약 1000억원이 소요된다.
이를 두고 일부 언론과 정치 야권에서는 '사업 전체의 실패다', '돈 낭비일 뿐'이라며 비난했다.
하지만 이번 시추는 7개 유망구조 중 1개 구조만 시추를 한 것이다. 나머지 6개 구조의 가능성은 남아 있다. 무엇보다 이번 시추에서 석유가스 매장지가 형성되기 위한 석유시스템구조가 확인된 것이 가장 큰 성과로 꼽힌다.
석유개발 전문가들에 따르면 석유시스템구조는 석유가스가 생성되는 근원암, 이를 가두게 하는 저류암, 한쪽으로 모이게 하는 마이그레이션, 냄비뚜껑 역할을 하는 덮개암 등 4대 조건이 필요하다.
석유공사는 “이번 시추를 통해 당초 유망성 평가를 통해 예상한 유가스전 형성인자, 특히 예측된 깊이에서 석유가스가 저장될 수 있는 양질의 사암층 및 유기물을 포함한 셰일층의 발견 등 동해분지에서 석유가스전이 존재할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했다"며 “또한 향후 확보될 정밀분석결과와 시추 후 정밀평가 등을 통해 향후 탐사전략을 보다 세밀하게 수립하고 탐사성공률을 높여갈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한다"고 밝혔다.
신현돈 인하대 에너지자원공학과 교수는 “이번 시추 결과 해석을 바탕으로 나머지 유망구조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져야 한다. 이번 시추가 미탐사지역에 대한 중요한 정보를 제공할 것이고 불확실성을 많이 줄여 줄 것"이라며 “불확실성이 줄어든다고 유망구조의 성공률이 증가하는 것은 아니지만 향후 탐사 전략 추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진수 한양대 자원환경공학과 교수도 “시추에서 채취한 시료를 면밀히 분석해 다음을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석유공사는 탐사 및 시추 결과를 토대로 국내외 투자자를 유치할 계획이다. 글로벌 석유가스 전문 기업들이 투자에 참여하는 만큼 이들이 얼만큼 참여하느냐에 따라 이번 사업의 지속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석유공사는 “지난해 7월부터 글로벌 석유메이저사를 포함한 국내외 잠재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투자유치에 나서고 있으며, 입찰절차를 준비하고 있다"며 “투자자들은 전체 7개 유망구조의 유망성을 자체 기준으로 평가해 입찰에 참여하게 된다. 이번 시추 결과가 꼭 부정적 영향을 끼칠 것이라 단정할 수는 없다. 공사는 향후 투자유치에 심혈을 기울여 심해 유가스전 개발에 많은 경험과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는 글로벌 기업들과 함께 동해심해가스전을 공동으로 개발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석유공사는 노르웨이 시추업체 시드릴사의 시추선 웨스트 카펠라호와 시추 시료를 분석하는 이수검층 서비스업체인 슐럼버거를 통해 대왕고래 구조에서 지난해 12월 20일부터 올해 2월 4일까지 47일간 시추를 진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