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대형 건설사](http://www.ekn.kr/mnt/file_m/202502/news-p.v1.20250209.eb3f6d8548914358a46313c4e71963a5_P1.jpg)
▲사우디 파드힐리 가스 플랜트 공단 전경. 사진=GS건설
대형건설사들이 부동산 경기 침체가 심해지고 있는 국내 시장에서의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중동 등 해외 공사 수주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9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올해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자국 우선주의 기조로 미국 건설 시장이 축소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따라서 기존 핵심 수주 지역인 중동이 더욱 중요한 시장으로 부상하며 해외 수주 공략 열쇠가 될 것으로 보인다. 중동은 건설 경기가 지난해보다 호전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형 건설사들의 신사업으로 주목받는 석유화학 플랜트 수주가 활발히 진행돼 주요 건설사들이 반드시 공략해야 할 지역으로 자리 잡고 있다.
지난해 GS건설의 해외 수주는 9억6900만 달러(1조4126억)에서 30억4000만 달러(4조4317억)로 213.7% 증가했지만, 삼성물산은 71억5251만 달러(10조4269억)에서 49억6451만 달러(7조2372억)로 30.5% 감소했다.
현대건설은 자회사인 현대엔지니어링의 영향으로 지난해 해외 수주액이 -3억1153만 달러를 기록하며 마이너스로 전환됐다. 이는 아미랄 석유화학 플랜트 패키지 1번의 계약금에서 현대엔지니어링의 수주분이 감액 신고된 영향이다.
지난해 국내 총 해외 건설 수주액이 전년(333억 달러) 대비 증가한 371억 달러로 11.4% 성장세를 이어간 것과 대조적이다. 다만, 지난해 정부가 목표했던 400억 달러에는 약 8% 부족한 수준이었다.
올해도 국내 부동산 경기 부진이 예상되자 주요 건설사들은 해외 수주 목표를 높게 설정하고 총력을 다하고 있다. 중동과 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사업을 전개했던 과거에서 벗어나 시장도 다변화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중동 시장의 중요성이 부각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2023년 기준 한국 기업의 해외 건설 수주 비중은 중동이 34.3%, 북미·태평양이 31.0%였으나 지난해에는 중동 49.8%, 북미·태평양 12.6%로 변화했다. 국내 기업들이 주력했던 미국 시장의 건설 수주가 줄어드는 추세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자국 우선 정책이 다시 부각되며 올해는 더 큰 폭의 변화가 예상되고 있다.
중동 건설 시장은 지난해에 이어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할 전망인 것도 국내 건설사들에 호재다. 글로벌 시장조사 업체 IHS 마킷(Markit)에 따르면, 중동 시장 규모는 7492억 달러로 전년 대비 11.8%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일단락되면서 중동의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완화된 점도 건설 시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더욱이 중동 시장에서는 국내 주요 업체들의 신사업인 플랜트 부문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지난해 중동에서 수주한 플랜트 부문 금액은 155억2000만 달러(22조6250억)로 전체 수주액의 46%를 차지했다. 이에 따라 전체 플랜트 부문 수주는 전년(157억8000만 달러, 23조40억) 대비 53.9% 증가한 243억 달러(35조4245억)로 전체 수주의 65.5%를 기록했다.
올해 해외 수주 목표로 현대건설은 매출 30조3873억원, 신규 수주 31조1412억원을 목표로 설정했다. 지난해보다 매출은 2조원가량 감소했으나, 해외 수주는 지난해 전망치보다 7.4% 증가한 수치다. 현대건설은 올해 불가리아 원자력공사(KNPP NB) 본계약 체결을 추진하고 있다. 사우디 네옴(NEOM) 터널, 사파니아 유전(36억 달러), 파딜리 가스전(47억 달러) 등의 사업에도 집중할 계획이다.
삼성물산의 올해 매출 목표 17조900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2조원 낮으나, 신규 수주 목표는 지난해보다 7000억원 높게 잡았다. 삼성물산은 플랜트(EPC 9조9000억원) 및 주택(2조원) 부문의 선별 수주를 강화하고 중동 및 아시아 지역에서 발전·액화천연가스(LNG)·인프라 추가 수주를 추진할 예정이다.
이밖에 GS건설은 올해 경영 목표로 매출 12조6000억원, 신규 수주 14조3000억원을 제시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2.1%, 신규 수주는 28.2% 감소했다. 그러나 지난해 창사 이래 최대 신규 수주 기록을 달성한 만큼, 올해도 플랜트 신사업 성장을 위해 중동 및 동남아시아 지역에서의 플랜트 및 인프라 프로젝트 수주를 적극 추진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