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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인재를 사는 중국, 시간을 사는 한국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5.02.10 11:12
강현창

▲강현창 기자

최근 샤오미가 딥시크를 개발한 혁심 인력에게 연봉 20억원을 제안했다는 소식이 앞다퉈 보도됐다. 실리콘밸리조차 놀랄 파격적인 제안이다. 인재 영입에 집중하는 중국의 투자 전략을 엿볼 수 있는 소식이다.


같은 시기 한국에서는 익숙한 풍경이 되풀이됐다. '반도체 위기'를 외치는 재계가 '주 52시간 근무제 예외 적용'이라는 카드를 꺼내 들고 정치권에 읍소하고 있다. 혁신은 사라지고 구태만 남았다.


극명히 엇갈린 두 풍경은 '미래 경쟁'과 '과거 답습'이라는 해법의 현격한 차이를 선명하게 드러낸다.


20억 연봉은 '사람'이 곧 미래라는 선언이다. 천문학적 자금을 쏟아 최고의 두뇌를 확보하고 기술 혁신을 가속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알리바바, 텐센트, 바이두를 거쳐 이제 반도체까지. 그들의 무대가 넓어질수록 한국 기업의 활동 반경은 좁아진다.


반면 주 52시간 이슈는 '시간'에 매몰된 과거형 해법의 답습이다. 문제 해법을 노동 시간 연장에서만 찾는 낡은 사고방식은 시대착오적이다.




물론, 중국의 고액 연봉 전략이 장밋빛 미래만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지속가능성에 대한 의문과 인재 쏠림, 기술 탈취 등 잠재적 문제점 또한 간과할 수 없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중국 기업들이 미래 경쟁력의 핵심을 '인재'에서 찾고 과감한 투자로 승기를 잡아가고 있다는 점이다. 그동안 알게 모르게 우리가 애써 무시한 중국 기업이 이제 한국 기업들에 뼈아픈 경종을 울리고 있다.


주 52시간 완화가 단기적 효과를 보일 지도 모른다. 하지만 장시간 노동은 창의성과 효율이 떨어지고, 인재는 빠져나가며, 혁신은 멈춘다. 이에 대한 마땅한 해결책은 없다.


20억 연봉을 과감히 제시하며 미래 인재 확보에 나서는 중국 기업의 공격적인 행보와, 주 52시간제 완화라는 낡은 해법에 매달려 정치권에 읍소하는 한국 기업의 소극적인 모습은 우리가 기대했던 모습이 아니다.


진정으로 글로벌 경쟁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확보하고 미래를 선도하는 기업으로 도약하고 싶다면 낡은 '시간' 중심의 경쟁 방식에서 과감히 탈피해야 한다. 지금은 '인재'와 '혁신'이라는 미래 경쟁력의 핵심 가치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미래 지향적인 체질 개선에 당장 나서야 할 절박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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