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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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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시크 충격’에 AI 고도화…전략 닮아가는 네카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5.02.13 15:22

카카오도 실적 반등… 영업이익 33% 껑충

‘소버린 AI’ 네이버, 글로벌 모델 활용 시사

카카오, 자체모델 포함 오케스트레이션 전략

딥시크 충격에 기능 고도화 움직임 빨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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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카카오 2023년~2024년 실적 추이 그래프. 그래픽=김베티 기자

네이버와 카카오가 지난해 나란히 호실적을 거둔 가운데 인공지능(AI) 사업을 강화해 퀀텀 점프를 노린다. 양사는 그동안 전략적 측면에서 다른 접근방식을 구사해 왔는데, 중국 AI 스타트업 딥시크 등장을 기점으로 결이 비슷해진 모습이다.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네이버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10조7377억원·영업익 1조979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각각 11%·32.9% 증가한 수치로, 국내 인터넷 플랫폼 기업 중 최초로 연매출 10조원을 돌파했다. 서치플랫폼·커머스·콘텐츠 등 사업 전반의 고른 성장이 실적을 이끌었다.


같은 기간 카카오의 실적은 매출 7조8738억원·영업익 4915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4.2%·6.6% 증가했다. 지난해 티메프 사태 여파에도 카카오톡 기반 광고·쇼핑 사업이 성장세를 보이며 실적을 방어했다는 평가다.


양사의 올해 공통목표는 AI 기술을 자사 서비스에 접목해 기능을 고도화하는 것이다. 실적발표를 거치며 전략이 조금씩 구체화되는 모습이다. 눈에 띄는 점은 양사의 방향성이 딥시크 파장 이후 비슷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자체 모델과 글로벌 모델을 동시에 활용, 상품 및 서비스 특성과 사양에 맞춰 적용하는 게 골자다.


그동안 네이버는 자체 기술·인프라를 활용하는 소버린 AI 전략을 강화해 왔다. 네이버·네이버랩스·네이버클라우드로 구성된 '팀네이버'를 꾸리고 관련 사업을 추진했다. 생성형 AI 모델 하이퍼클로바X의 서비스 적용 범위를 넓혀온 가운데 다음달 개선 버전을 공개할 예정이다. 정답형 질의를 적용하는 한편 신뢰도 높은 요약 정보를 제공하고, 맥락에 맞는 콘텐츠를 추천해 정확도를 높이는 게 골자다.




창업자인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의 경영일선 복귀 소식도 소버린 AI에 힘이 실릴 것으로 관측되는 이유 중 하나였다. 앞서 네이버는 최근 정기 주주총회 안건에 이 GIO의 사내이사 임명을 포함했다. 이 GIO가 그동안 소버린 AI의 중요성을 강조해 왔다는 점에서 업계에선 관련 사업에 힘을 실을 것이란 시각이 높았다.


다만 최근 필요에 따라 자체 모델뿐 아니라 다양한 AI 모델을 활용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딥시크의 연구 성과가 속속 나타나면서 시장 경쟁 흐름이 변화하고 있는 것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이다.


최수연 대표는 지난 7일 실적발표 콘퍼런스 콜에서 “자체 모델을 갖고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유연성을 가지고 외부 LLM 도입을 검토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아직 서비스 제공에 직접적으로 활용한 사례는 없지만, 글로벌 빅테크나 외부의 다양한 LLM에 대해서도 협업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말했다.


반면 카카오는 서비스에 따라 제각기 다른 AI 모델을 적용하는 오케스트레이션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2021년 자체 모델 코(Ko)GPT를 통한 경쟁력 확보를 노렸지만, 지난해 개발 중단 후 글로벌 기업들과 협력을 넓히는 방향으로 한 차례 선회했다.


이런 맥락에서 최근 챗GPT 개발사인 오픈AI와 전략적 협업을 선언했다. 양사는 이용자 경험 강화에 초점을 맞춰 AI 서비스를 개발 중이며, 연내 시장에 선보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카나나를 비롯한 카카오 서비스에 자체 모델과 함께 오픈AI의 최신 기술을 접목할 계획이다. 업계 안팎에선 오픈AI 외에도 퍼플렉시티와 같은 AI 검색 탭을 추가할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선택지에 자체 개발 모델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정신아 대표는 13일 실적발표 콘퍼런스 콜에서 “카카오는 이미 지난해부터 메타 AI 모델 '라마' 등 다양한 글로벌 오픈소스 모델들을 튜닝해 내재화한 카나나 플렉스 모델을 보유하고 있다“며 “자체 개발한 소규모언어모델(sLM)에 더불어 이번 협업을 통해 자본적 지출(CAPEX)·비용 관점에서 가장 효율적인 방법으로 기업소비자간거래(B2C) AI 서비스에 적용될 전략을 완성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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