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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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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필요한 원전②] 연료비 폭등 시대…값싸고 예측 가능한 원전의 경제성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5.06.24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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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지정학 리스크와 유가 급등 가능성이 재부상한 가운데, 원자력발전의 '경제성'이 다시 조명을 받고 있다.


한국처럼 에너지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연료비가 전력 생산 비용에 직접 반영되는 구조에서는 '예측 가능한 저비용 전원'의 중요성이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그 중심에 있는 것이 바로 원전이다.


연료비 비중이 낮고, 장기계약을 통해 가격 예측이 가능하며, 수입선 다변화도 상대적으로 용이한 원전은 국제연료 가격 급등기에 국가 전력 체계를 지켜주는 방파제 역할을 해왔다.



연료비 비중 10% 미만…LNG는 60% 넘기도

한국수력원자력에 따르면 원전의 발전단가에서 연료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7~9% 수준이다.




반면 LNG 발전은 연료비가 전체 단가의 60~70% 이상을 차지한다. 석탄도 40% 안팎이다.


즉, 국제연료 가격이 요동칠 때마다 화력 중심의 발전 구조는 단가가 대폭 오르며 전기요금 인상으로 이어진다.


실제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LNG 가격이 급등했던 2022년, 한국전력의 연료비는 전년 대비 2배 이상 상승하며 한 해 30조원 넘는 사상 최대 적자를 기록했다. 반면, 같은 해 원전 단가는 거의 변동이 없었다.


발전원별 연도별 발전단가 비교 표 (단위: 원/kWh).

발전원별 연도별 발전단가 비교 표 (단위: 원/kWh).

▲자료=전력통계정보시스템

SMP 연동 구조…한전 재정에 직격탄, 국민 부담으로 전가

현재 한국의 전력도매가격(SMP)은 LNG 단가를 반영한 가격 구조에 연동돼 있다. LNG 가격이 오르면 SMP가 상승하고, 이는 한전이 발전사에 전력을 더 비싸게 사오는 구조로 이어진다.


최근 4년간의 전력도매가격(SMP) 변동은 사실상 LNG 발전단가의 흐름을 따라간다는 분석이 뒷받침됐다. 반면, 원자력 발전단가는 연평균 50원대 초중반에서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어, 국내 전력체계 내에서 '경제적 완충 역할'을 수행하고 있음이 확인된다.


연도별 발전단가 및 SMP 비교표

연도별 발전단가 및 SMP 비교표

▲자료=전력통계정보시스템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LNG 수급 불안으로 LNG 발전단가는 200원/kWh까지 폭등, SMP도 196.04원으로 함께 치솟았다. 이로 인해 한국전력은 사상 최대 적자를 기록했고, 소비자 전기요금도 1년 만에 급등하는 등 에너지 가격 리스크가 경제 전반에 파급됐다.


문제는 이 부담이 요금으로 전가되지 않을 경우 한전 적자로, 요금으로 전가하면 국민과 기업의 부담 증가로 직결된다는 점이다.


반면, 같은 기간 원자력의 발전단가는 50원 초반대를 유지했다. 이는 연료비 비중이 작고 가격 변동성이 낮은 원자력의 구조적 장점 때문이다. 원전은 연료비가 고정되어 있어 SMP와 무관하게 단가가 안정적이다. 이에 따라 전기요금 안정성과 한전 재무구조 개선, 소비자 부담 완화에 모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전문가들은 LNG에 연동된 SMP 구조를 보완하기 위해선 원전 중심의 기저전원 확대가 불가피하다고 지적한다.


정범진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는 “SMP 구조가 LNG 가격에 지나치게 연동돼 있어 요금 안정성이 떨어진다"며 “원전은 단가가 낮고 예측 가능해 중장기적으로 SMP 안정화, 한전 재무구조 개선, 국민부담 완화에 기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 에너지 믹스가 여전히 LNG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한 가운데, 국제 연료시장 불안이 반복되는 상황에서 저렴하고 안정적인 원자력의 역할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재생과 화석의 중간에서 균형추 역할

원전은 단순히 저렴한 전원일 뿐 아니라, 고정비 중심의 구조로 장기적으로 가격 예측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국가 에너지 계획의 기반이 된다.


재생에너지는 출력단가가 낮아 보이지만, 계통 연계 비용, 출력 변동성 보완 비용, 추가 인프라 투자까지 포함하면 실질 비용은 급증한다. LNG는 유연하지만 단가가 높고, 유가 변동성에 휘둘린다.


이러한 구조 속에서 원전은 재생에너지와 화석연료의 장단점을 보완하며 전력믹스의 안정성을 지탱하는 핵심 자산이 되고 있다.


저렴하고 예측 가능한 원전, 위기 속 경제성 빛나

지금처럼 국제 유가가 언제든 급등할 수 있는 불안정한 시대에는, 예측 가능한 가격, 고정된 공급 구조, 장기적 계약 안정성을 갖춘 전원이 필요하다.


원전은 이러한 조건을 모두 갖춘 경제적이고 전략적인 발전원이다.


단지 싼 전기라는 차원을 넘어, 국민경제 전반의 안정성과 정부 재정 부담 완화를 동시에 실현할 수 있는 원전의 경제성이 지금 다시 조명받고 있다.


*3편에서는 '탄소중립 현실화에 필요한 안정적 저탄소 전원으로서의 원전'을 중심으로 기후 대응 관점에서 원전의 필요성을 살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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