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 포토

박성준

mediapark@ekn.kr

박성준기자 기사모음




“금값 더 오른다” 전망에 국내 금투자 광풍…국제 시세보다 비싸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5.02.15 13:00


금값 연일 사상 최고치 경신

▲서울 종로구 한국금거래소 종로본점 외벽에 골드바 광고물이 붙어있다.

국내 금값이 국제 시세보다 비싼 상태가 2주 가까이 이어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촉발한 관세 전쟁으로 금 가격이 더 오를 것이란 전망이 확산하자 국내 수요가 폭증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다만 금값 전망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이 엇갈리는 데다 국제 시세간 가격차가 큰 만큼 국내 금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는 관측도 나온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오후 1시께 KRX금시장에서 1㎏짜리 금 현물(금 99.99_1㎏) 1g은 16만8200원으로 전 거래일 대비 3.8%가량 오른 가격에 거래됐다. 같은 시각 국제 금 가격은 1g당 13만5000원대로, 괴리율(가격차)이 약 24%에 달했다. 장 마감 시점에는 국내 가격이 소폭 내려앉아 괴리율은 20.13%로 축소됐다.


국내 금 현물 가격과 국제 시세가 20% 이상 벌어진 것은 2014년 KRX금시장 개설 이후 처음이다. KRX 금시장에서 국내 금값이 해외보다 20% 넘게 비싸다는 뜻이다.


한국거래소는 KRX 금시장의 금값 괴리율이 6% 이상일 때 증권사를 통해 시장안내 공시를 내보낸다. 거래소의 괴리율 공시는 이달 4일 이후 매 거래일 나오고 있다.


국내 유일의 금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ACE KRX금현물'도 이달 들어 괴리율이 1% 이상인 상태가 연일 계속되고 있다. 'ACE KRX금현물'은 KRX 금시장을 기준으로 운용된다.




'ACE KRX금현물' ETF는 이달 4일부터 이날까지 하루도 빠짐없이 ETF 괴리율 초과 공시가 나오고 있다. 한국거래소는 국내 투자 ETF의 괴리율이 1%를 넘어서면 이를 의무적으로 공시하도록 한다. 지난 5일 'ACE KRX금현물' ETF는 괴리율이 2.15%까지 오르기도 했다.


해당 ETF 운용사인 한투운용은 괴리율이 벌어진 상태가 지속되자 공시와 별도로 투자자들에게 안내문을 올리고 “최근 국내 금 투자 수요의 증가로 국제 금 시세와 국내 금 시세 간의 차이가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기준 시세와 실제 자산 가격 간의 차이를 줄이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으나 최근 늘어난 매수세로 인해 괴리율이 다소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시중은행에선 금을 사고 싶어도 살 수 없는 품귀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한국조폐공사는 지난 11일 주요 시중은행에 골드바 판매 중단을 알리는 공문을 발송했다. 일부 은행은 재고 물량을 소진하거나 다른 공급처를 찾는 등의 방식으로 골드바 판매를 지속하고 있지만, 수급이 원활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미·중 무역전쟁에 안전자산 금값 최고가 경신

▲서울 종로구 한국금거래소에 전시된 골드바.

이처럼 이달 들어 금 수요가 폭증한 배경엔 트럼프발(發) 관세 전쟁이 이달에 본격화하면서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은 대체로 인플레이션을 유발하고 경제 불확실성을 고조시키는 요인으로 인식돼 전통적인 안전 자산인 금에 대한 수요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들어 관세 정책을 줄줄이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캐나다와 멕시코에 대한 25% 관세는 일단 유예했지만 중국에 대한 10% 관세는 지난 4일 발효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지난 10일에 수입산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대한 25% 관세를 발표했고 최근엔 맞춤형 상호 관세와 수입차 관세 부과 방침마저 표명했다.


국제 금값도 이런 우려를 반영하는 듯, 금 가격의 상승 랠리가 이달에도 이어졌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4월물 선물 가격은 지난 13일 온스당 2945.40달러로 종가 기준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다만 전날에는 2900.70달러로 1.5% 가량 미끄러졌다. 가격 급등 피로감이 누적된 데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종전될 가능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이런 와중에 향후 국제금값 전망을 둘러싼 전문가들의 의견은 엇갈리고 있다.


귀금속 전문매체 킷코에 따르면 RJO퓨처스의 밥 헤이버콘 선임 원자재 브로커는 “움직이는 흐름을 봤을 때 3000달러를 찍을 것으로 본다"며 “1분기일지 2분기일지 모르지만 많은 사람들이 기대하고 있어 오늘(14일) 하락은 포지션을 늘리기 즣은 기회"라고 말했다.


반면 포렉스라이브닷컴의 아담 버튼 외환 전략 총괄은 상승 랠리가 이어지지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관세 전쟁으로부터 안전한 피난처를 찾고 있을 경우 금이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겠지만 영원히 이어질 수 없다"며 “관세가 실제 부과될 가능성도 하락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코메르츠방크의 카스텐 프릿치 원자재 애널리스트는 “금값이 3000달러에 근접해있다는 것은 금 시세 추가 상승에 우호적"이라면서도 “이는 동시에 시세가 조정을 받을 가능성도 키운다"고 말했다.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