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최근 토허제 해제하면서 지역 내 양극화 우려 ↑
해제 아파트, 억대 호가 상승…제외 단지 매물 늘고 호가 ↓
“일시적인 현상일 뿐…강남권은 결국 우상향 할 것"
![.](http://www.ekn.kr/mnt/file_m/202502/news-p.v1.20250214.4b4f9306533b429891a115560d08d24a_P1.jpg)
▲서울 송파구 잠실동의 한 아파트 단지 전경. 김다니엘 기자
최근 서울시가 토지거래허가구역을 해제한 후 해당 지역 집값이 들썩하고 있다. 일부 재건축 아파트 단지는 해제 대상에서 제외되면서 지역 내 양극화 발생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시는 지난 12일 송파구 잠실동, 강남구 삼성·대치·청담동 등 국제교류복합지구 인근 아파트 305곳 중 291곳에 대한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을 해제했다.
토지거래허가구역은 투기 과열을 막기 위해 직접 거주 또는 운영 목적이 아니면 매수를 할 수 없도록 설정한 구역이다. 이 곳에서 주택을 매입할 때는 관할 구청장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여기에 더해 2년 이상 실거주 의무가 뒤따르며 임대를 놓거나 전세를 끼고 집을 매수하는 일명 '갭투자'도 제한된다. 기존에 보유한 주택이 있다면 1년 이내에 처분해야 한다.
하지만 시는 부동산 가격이 지난 2~3개월 간 하향안정화 추세에 접어들었고, 가격이 침체될 가능성 또한 있다는 판단 하에 토지거래허가구역을 해제했다.
시의 결정은 지역 집값에 즉각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2월 둘째 주 서울 아파트값은 0.02% 오르면서 2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앞서 서울 아파트값은 4주 연속 보합(0.00%)세가 이어지며 하락 기로에 놓여 있었다.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에는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여있던 지역들의 상승폭 확대가 주효했다는 해석이다. 삼성·대치·청담동이 속한 강남구 아파트값은 금주 0.08% 상승했으며, 잠실동이 속해있는 송파구의 경우 무려 0.14%나 오르는 모습을 보였다.
지역 내 일부 아파트에서는 억대의 호가 인상과 함께 매물이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지난 12일 잠실동 '레이크팰리스' 매매 매물은 239건으로 전날 대비 8건 감소했으며, 14일 기준으로는 226건까지 줄어들었다.
반면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해제되지 못한 '잠실주공5단지'의 경우 지난 12일 기준 매매 매물은 하루 만에 무려 26건 증가한 425건으로 집계됐다.
잠실동 내 A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해제된 아파트들의 경우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두는 동시에 호가를 올리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잠실엘스' 전용 59㎡의 지난달 거래금액은 22억3000만원이었는데 현재 호가는 24억원 이상으로 급등했다. 반면 잠실주공5단지의 경우 호가가 1억 가량 내려갔고 매물도 늘어나는 추세다.
토지거래허가구역을 해제 며칠 만에 이같은 현상이 목격되자, 일각에서는 시간이 지날수록 지역 내 양극화가 심화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은 “서울 내 양극화는 이미 심화되고 있지만 강남권은 얘기가 조금 다르다"라며 “현재 집주인들이 호가를 억대로 올리고 있지만 이는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대상에서 제외된 아파트 주민들은 실망할 필요가 없다"며 “중장기적으로 보면 강남권은 계속 긍정적인 상황이 이어질 것이고, 언젠가는 제외 단지들도 대상에서 해제될 것이기 때문에 현재의 실망감이 미래에는 기대감으로 바뀔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