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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현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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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건스탠리 선정 로봇기업 100곳 중 韓 7곳…네이버 ‘눈길’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5.02.16 09:54

“브레인·바디·통합” 3개 분야
종합 개발 ‘통합’ 부문 진입

모건스탠리

▲모건스탠리 선정 100대 휴머노이드 로봇 기업 리스트. 자료=모건스탠리

휴머노이드 로봇 산업이 향후 10년간 기술 투자의 핵심 분야로 부상할 전망이다. 글로벌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16일(현지시간) 발표한 '휴머노이드 100'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은 전망과 함께 휴머노이드 로봇 산업을 주도할 100대 기업을 선정했다.


모건스탠리는 이번 보고서에서 휴머노이드 로봇 산업의 잠재적 시장 규모를 60조 달러로 분석했다. 이는 현재 글로벌 GDP의 절반을 넘어서는 규모다. 모건스탠리는 인공지능(AI)과 로봇 기술의 급속한 발전, 그리고 두 기술의 융합이 가속화되면서 휴머노이드 로봇 산업이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보고서는 휴머노이드 로봇 산업을 크게 세 부문으로 나눴다. AI 칩과 소프트웨어, 반도체를 개발하는 '브레인(Brain)' 부문, 하드웨어를 제작하는 '바디(Body)' 부문, 그리고 이 둘을 아우르는 '인테그레이터(Integrator)' 부문이다. 모건스탠리는 각 부문별로 선도 기업들을 선정했다.


韓기업 약진... 네이버, SW기업 중 유일 선정

특히 한국 기업들이 대거 포함돼 눈길을 끈다. 네이버,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LG전자, SK하이닉스, 삼성SDI, LG에너지솔루션 등 7개 기업이 100대 기업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네이버는 소프트웨어 기업 중 국내에서 유일하게 선정됐다.


네이버는 인테그레이터 부문에 포함됐다. 이는 완전한 형태의 휴머노이드 로봇을 개발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기업으로 평가받았다는 의미다. 네이버와 함께 테슬라, 애플, 아마존, 소니 등 글로벌 기업들이 이 부문에 이름을 올렸다. 국내 기업으로는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LG전자가 함께 선정됐다.




네이버의 선정 배경에는 다양한 로봇 기술 개발과 원천 기술 보유가 있다. 네이버는 자율주행 로봇 '루키'와 양팔 로봇 '엠비덱스' 등 다양한 형태의 로봇을 개발하고 있다. 또한 대규모 언어 모델(LLM), 클라우드, 디지털 트윈, 로봇 운영체제(OS) 등 로봇 개발에 필요한 핵심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네이버 관계자는 “알파벳,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등 미국 빅테크 기업들이 대부분 '브레인' 부문에 포함된 것과 달리 네이버는 '인테그레이터'로 선정된 점이 주목할 만하다"며 “다양한 형태의 로봇 개발과 함께 원천 기술을 보유한 점이 차별화된 평가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인테그레이터 부문 외에도 메모리와 팹리스 부문 브레인 기업으로도 선정됐다. 이는 삼성전자가 휴머노이드 로봇의 '두뇌' 역할을 하는 반도체와 AI 칩 개발 능력도 갖췄다는 평가다. SK하이닉스는 메모리 분야 브레인 기업으로 꼽혔다.


현대자동차와 LG전자는 네이버, 삼성전자와 함께 인테그레이터 부문에 이름을 올렸다. 두 기업 모두 로봇 사업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삼성SDI와 LG에너지솔루션은 배터리 분야 바디 기업으로 선정됐다.


미·중 기업 강세... 美는 브레인, 亞는 하드웨어

한편 글로벌 기업들의 선정 현황을 살펴보면, 미국과 중국 기업들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미국에서는 테슬라, 애플, 아마존, 알파벳(구글 모회사), 마이크로소프트, 메타(구 페이스북) 등 빅테크 기업들이 대거 포함됐다. 중국에서는 전기차 업체 BYD와 IT 공룡 알리바바, 텐센트가 이름을 올렸다.


미국 기업들은 주로 브레인 부문에 집중됐다. 알파벳,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등이 대표적이다. 반면 아시아 기업들은 인테그레이터나 바디 부문에 많이 포진했다. 이는 하드웨어 제조 능력에서 아시아 기업들의 강점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일본 기업들도 여러 부문에서 선정됐다. 소니는 인테그레이터 부문에, 혼다와 도요타는 바디 부문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혼다와 도요타는 오랫동안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에 투자해 온 기업들이다. 혼다의 '아시모'는 세계 최초의 이족보행 휴머노이드 로봇으로 유명하다.


모건스탠리는 이번 보고서에서 휴머노이드 로봇 산업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 보고서는 “휴머노이드 로봇은 인간의 노동력을 대체하거나 보완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며 “특히 고령화가 진행되는 국가에서 노동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는 데 큰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휴머노이드 로봇의 상용화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지적도 있다.


보고서는 “기술적 과제와 함께 윤리적, 법적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며 “로봇 윤리와 관련된 규제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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