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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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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정에너지 비용 하락 전망에도…풍력발전 웃지 못하는 이유는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5.02.18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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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력발전(사진=로이터/연합)

태양광, 풍력, 에너지저장장치(ESS)용 배터리 등 청정에너지에 대한 글로벌 비용이 올해도 하락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지만 풍력발전 업계의 표정은 밝지 않다. 지구온난화로 바람가뭄(풍력 발전을 하지 못할 정도로 풍속이 낮은 현상)이 심화될 것이란 연구결과가 나오면서다.


18일 블룸버그 산하 에너지조사기관 블룸버그NEF(BNEF)가 최근 발표한 '균등화 발전비용(LCOE)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ESS용 배터리 비용은 전년 대비 33% 급락한 메가와트시(MWh)당 104달러를 기록했는데 올해는 11% 추가로 하락해 사상 처음으로 100달러선을 하회할 것으로 전망됐다.


글로벌 고정형 태양광 발전의 경우 비용이 작년에 21% 하락했는데 올해는 2% 가량 더 떨어진 MWh당 35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조사됐다. 아울러 육상풍력과 해상풍력의 발전단가는 올해 각각 37달러(전년대비 -4%), 79달러(-9%)에 이를 것으로 예측됐다.


보고서는 또 청정에너지에 대한 기술발전이 이어지고 경제적 효율성 개선으로 2035년엔 ESS 비용이 MWh당 53달러까지 떨어져 2024년 수준 대비 반토막날 것으로 전망됐다. 육상풍력, 해상풍력, 태양광 발전비용도 2024년 대비 각각 26%, 22%, 31% 하락할 것으로 보고서는 내다봤다.


청정에너지 발전단가 하락은 태양광, 풍력발전 등의 경제성을 부각시켜 수요 증가를 견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이런 가운데 지구온난화가 심화하면서 유럽 등 지역에선 여름철 풍속이 약해질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 연구는 지난 14일 국제 온라인 출판이 아이오피 사이선스(IOP science)에 게재됐다.


어바나-샴페인 일리노이 대학(UIUC) 기후 과학자이자 교수인 간 장은 논문을 통해 “우리의 분석에 따르면 여름철 북반구 중위도 지역(한국·일본·미국·유럽)에서 앞으로 풍속이 최대 15% 감소하는 등 바람이 크게 바뀔 것이란 결과가 나왔다"며 “이는 온난화로 육지와 그 주변 대류권이 뜨거워진 것과 관련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연간 기준으로 보면 풍속 변화폭은 5% 미만으로 작아보일 수 있지만 풍력발전은 바람 속도에 좌우된다"며 “풍속이 5~10%만 감소돼도 풍력 발전량이 크게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폭염으로 냉방수요가 급증하지만 풍력 발전량이 저조하면 에너지 가격 급등 등의 결과가 초래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장 교수는 “풍력 발전량이 5~10% 감소하면 가격은 크게 반응한다"고 블룸버그통신에 말했다.


이와 관련해 블룸버그는 “낮은 풍속은 화석연료과 원자력발전에서 간헐적인 재생에너지로 전환한 유럽 국가들에게 어려움을 안길 것"이라며 “유럽의 기후목표 또한 위험에 빠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겨울이지만 이번 겨울철 유럽에서 풍속이 낮아 독일, 영국 등에선 에너지 가격이 급등한 데다 가스 재고마저 빠른 속도로 줄어들었다.


다른 전문가들도 장 교수의 의견과 동의하는 분위기다. 영국 옥스퍼드대학교의 크리스토퍼 보겔 박사는 장 교수의 이번 연구결과는 기후변화가 풍속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기존 결과와 일치하다고 블룸버그에 말했다.


노르웨이 컨설팅업체인 트레이드W파워의 이반 포어 스베가든 에너지 분석 총괄 역시 “유럽의 풍력발전은 이미 기후학적 침체의 징후를 보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보겔 박사는 다만 기온 및 강수량과는 달리 미래 기후 모델링을 예측할 수 있을 만한 풍속 데이터가 충분하지 않다며 지구 온난화와 풍속의 연관성을 예단하긴 이르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그는 이어 “풍속 측정은 매우 국지화됐으며 지형, 건물은 물론 다른 풍력발전소들에게도 쉽게 영향을 받는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보겔 박사와 장 교수는 저조한 풍력발전에 대비하기 위해 유럽 등은 재생에너지 다각화에 힘을 써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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