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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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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온저축 팔리자 바빠진 시장...저축은행 M&A 물살 탄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5.07.26 17:02

라온저축銀, KBI국인산업에 매각
안국저축은행, 자력으로 재무 개선
OK저축은행, 상상인 인수에 속도
당국, 법률 개정 등 구조조정 독려

금융당국으로부터 적기시정조치를 받았던 저축은행들이 매각이나 유상증자를 통해 경영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금융당국으로부터 적기시정조치를 받았던 저축은행들이 매각이나 유상증자를 통해 경영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금융당국으로부터 적기시정조치를 받았던 저축은행들이 매각이나 유상증자를 통해 경영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금융당국이 M&A(인수·합병) 등 자율적인 구조조정을 이끌고 있어 이런 분위기가 짙어질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26일 저축은행업계에 따르면 지난 23일 KBI국인산업이 금융위원회로부터 라온저축은행 인수를 승인받았다.


자산 규모 약 1247억원의 라온저축은행은 경북 구미에 위치한 소형 저축은행이다. 지난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정상화 과정에서 건전성 지표가 악화되면서 지난해 12월 경영개선권고를 받은 바 있다.


라온저축은행은 적기시정조치를 받은 저축은행 중 기업에 매각된 첫 사례가 됐다. KBI국인산업은 지난해 매출 611억원, 순이익 318억원을 기록한 중견 제조기업이다. 이후 라온저축은행의 유상증자와 부실자산 정리를 통해 재무 구조를 개선해나갈 계획이다. 금융당국도 향후 경영상황을 점검해 경영개선조치의 종료를 검토할 방침이다.


라온저축은행과 같은 시기 적기시정조치인 경영개선권고를 받았던 안국저축은행은 유상증자를 통해 자력으로 경영 개선을 시도 중이다. 지난해 500억원 규모의 부실채권 정리와 5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진행했다. 직접 부실채권을 정리하고 자본을 조달한 결과 지난 1분기 연체율은 12.26%를 기록해 직전 분기(19.3%) 대비 개선됐다.




지난 3월 적기시정조치 중 경영개선권고를 받았던 상상인저축은행의 경우 OK저축은행이 인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양사는 매각가(약 1080억원) 등 핵심 쟁점에 대한 의견 차를 거의 좁힌 뒤 고용승계 등 협상이 막바지에 접어든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 주식매매계약(SPA) 체결을 앞둔 상태로, 상상인저축은행 또한 매각 작업이 완료되면 부실 자산 정리에 속도가 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업계에선 이번 M&A를 통해 적기시정조치를 받은 저축은행이 자율 구조조정된 첫 사례가 나타났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이번 사례로 물꼬가 트여 다른 저축은행들의 경영 정상화 절차에도 속도가 날 것을 기대하고 있다. 적기시정조치를 받지는 않았으나 경영 상황이 악화한 타 하위권 저축은행들에 대해서도 물밑 인수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금융당국도 법률 개정에 나서며 시장이 자율적인 구조조정을 통해 업계 건전성 리스크를 해소해 나갈 것을 독려하고 있다. 지난달 30일에는 '저축은행 역할 재고방안' 후속 조치의 일환으로 '상호저축은행법 시행령' 하위 규정을 개정하기로 한 상태다.


금융지주사가 저축은행을 인수할 시 정기 대주주 적격성 심사 대상에서 제외하는 내용이 골자다. 개정안 입법예고와 규정변경예고 기간은 내달 11일까지로, 당국은 3분기 내 개정을 완료할 방침이다.


올해 3월에는 신속한 구조조정을 위해 2년간 M&A 허용 대상 범위를 기존 '적기시정조치 회사'에서 '최근 2년 내 자산건전성 계량지표 4등급 이하'인 곳으로 완화하기도 했다. BIS비율도 9% 이하에서 11% 이하로 변경했다.


이에 인수합병 움직임이 하반기에 더 활성화될 것이란 분위기도 감지된다. 인수 문턱이 낮아진 만큼 금융지주사도 저축은행 M&A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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