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티웨이항공 여객기가 주기돼있는 모습. 사진=박규빈 기자
티웨이항공 경영권을 둘러싼 분쟁에서 대명소노그룹이 승기를 잡아 예림당이 지분을 정리할 예정이다. 이를 기점으로 호텔·리조트 사업과의 시너지를 기대하는 대명소노는 에어프레미아도 인수하고 두 회사를 합병해 국내 항공 시장에서 지각 변동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여러 기종이 섞여있어 경영 효율화를 이뤄내기 위해서는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이라는 평가도 존재한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티웨이항공 경영권 분쟁은 사실상 마무리 수순에 접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대명소노와 치열한 싸움을 벌이던 예림당 측이 지분 매각 협상에 나섬에 따른 것이다.
티웨이항공은 전날 “당사 최대 주주인 예림당과 대명소노는 경영권 매각과 관련된 협상을 진행중이나 현재까지 구체적으로 결정된 바 없다"고 공시했다.
또 티웨이항공 관계자는 “아직 확인 중에 있지만 예림당과 대명소노 간의 일이기 때문에 파악하기가 어렵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항공업계에서는 예림당이 티웨이항공 지분을 정리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고 대명소노그룹과 합의를 이뤄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 대명소노그룹 지주 회사인 소노인터내셔널은 티웨이항공을 상대로 서준혁 회장 등 9명을 선임해달라는 내용의 정기 주주총회 의안 상정을 요구하며 주주 명부 열람·등사 가처분 신청을 취하했다.
대명소노 측은 티웨이항공 관계자가 긍정적인 답변을 내놔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는 입장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DART)에 따르면 현재 티웨이항공 최대 주주는 30.06%를 보유한 예림당·티웨이홀딩스이고, 2대 주주인 대명소노그룹 측이 26.77%를 갖고 있다. 지분 격차는 3.29%p에 지나지 않는다.
지분을 얼마나 인수할지 등 아직 구체적인 매각 조건이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대명소노그룹은 티웨이항공 최대 주주 지위에 올라서 본격 경영권 행사 기반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2023년 말 기준 대명소노의 유동 자산은 6774억원, 현금과 현금성 자산은 2082억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현금성 자산은 전년 1805억원 대비 11% 증가한 수준으로, 티웨이항공을 완전히 인수하기 위한 대명소노의 실탄은 충분한 상태다.
이로써 티웨이항공은 경영 안정을 되찾고, 정홍근 대표이사(사장) 이하 사내이사 4명은 임기 만료로 정기 주주총회를 끝으로 물러나게 될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대명소노 측이 정 대표를 포함한 티웨이항공 경영진의 퇴진을 요구하고 있어서다.
대명소노는 현재 △소노펠리체 △쏠비치 △소노캄 △소노벨 △소노문 △소노휴 △비발디 파크 등 호텔과 리조트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티웨이항공을 품고 나면 여행·레저와 항공 사업 간 시너지 창출을 계획하고 있다.
한편 티웨이항공 지분 싸움이 끝난 만큼 대명소노는 여력을 에어프레미아 인수에 쏟을 전망이다. 앞서 티웨이항공과 에어프레미아를 합병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혀 새로운 항공사가 출범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두 항공사 모두 대형 기재를 운용 중이고, 미주와 유럽 등 장거리 여객 사업을 하고 있어 한 회사가 될 경우 국내 항공 시장에서의 지각 변동이 예상된다.
그러나 티웨이항공-에어프레미아 간 통합 항공사가 출범하면 경영 효율화를 위한 기재 정리가 필요하다. 기종이 다양할수록 각종 단위 비용이 높아져 원가 경쟁력을 잃을 수 있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인수 과정에서 독과점 논란을 피하기 위해 티웨이항공에 기재를 유상 임대해줬다. 관련 계약이 체결돼 있는 중에는 기종 정리 작업이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워 항공 사업이 본 궤도에 오르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을 요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현재 티웨이항공은 보잉 777-300ER·737-800·737-8과 에어버스 A330-200·A330-300을 보유하고 있고, A330-900도 주문해뒀다. 에어프레미아에는 보잉 787-9 단일 기종만 있다.
업계 관계자는 “규모의 경제를 이뤄내지 못할 건 없겠지만 굉장히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