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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미래투자이니셔티브 프라이오리티 서밋에 참석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사진=AP/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글로벌 '관세 전쟁'의 전선을 빠른 속도로 확대하고 있다. 당초 4월 초로 예고됐던 자동차와 반도체, 의약품에 대한 관세 발표 시기를 앞당긴 것은 물론, 관세 대상 품목 또한 늘릴 가능성마저 언급하면서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한국 등이 도입한 부가가치세(VAT·부가세)가 관세와 비슷하다며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하는 '상호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 주최로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열린 '미래투자이니셔티브(FII·Future Investment Initiative) 프라이오리티 서밋' 연설에서 “다음 달 안에 자동차, 반도체, 의약품, 목재 및 기타 품목에 대한 관세를 다음 한 달 안에, 혹은 이보다 더 빠르게 발표할 것"이라며 “미국에 큰 영향을 줘 많은 기업들이 문을 다시 열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4일 행정명령 서명식에서 수입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 부과 시점을 “4월 2일쯤"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이날엔 품목별 관세 시기가 앞당겨질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들이 미국에서 제품을 만들지 않으면, 간단히 말해 관세를 내야 한다는 것"이라며 “그들이 미국에서 제품을 만들면 그들은 관세를 물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관세가 “우리 재정에 수조 달러를 가져올 것"이라며 관세가 대미 투자 확대로도 연결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발언은 법인세를 낮추겠다고 약속한 과정에서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때 기존 40%였던 법인세를 21%로 낮췄는데 모두가 이를 불가능할 것으로 봤었다"며 “미국에서 제품을 만들면 법인세를 21%에서 목표치인 15%로 낮추겠다"고 했다.
이어 “일론 머스크와 같은 사람들이 미국에서 차를 만들기 시작할 것이고 많은 자동차 업체들이 (나에게) 연락하고 있다"며 “자동차업체 3곳은 나에게 연락해 미국 전 지역을 살펴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국가별 맞춤형 관세인 상호관세가 시행될 것이라고 또다시 예고했다.
그는 “공화당은 상식이 통하는 당이고 우리는 더 이상 다른 나라가 우리를 약탈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겠다"며 “불공정한 무역 관행을 펼치는 모든 국가에게 조만간 상호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한 이유도 이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들이 우리에게 관세를 매기면 우리도 똑같은 관세율로 부과할 것"이라며 “일부 국가들, 내가 그동안 언급했던 국가들은 공격적인 관세 정책을 펼치고 있고 유럽연합(EU)은 파괴적인 VAT를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기업들이 자동차를 해외로 파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그들(EU)은 심지어 비관세 장벽까지 갖고 있어 해외 자동차 판매가 사실상 불가능"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이를 살펴보면 (미국에게) 불공정한 상황"이라며 “부가세는 관세와 비슷하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트럼프 대통령은 전임 조 바이든 전 대통령 시절에 유가 안정을 위해 방출했던 전략 비축유를 신속히 채울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지난달 20일 취임한 뒤 불법 이민자 단속 및 추방에서 거둔 성과를 거론한 뒤 “유럽과 다른 나라들도 그것을 시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