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잭 넌 연방 하원 공화당 의원이 미국 상무부에 보낸 서한. 사진=공화당 소속 잭 넌 연방 하원 의원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측근인 잭 넌 연방 하원 공화당 의원이 미국 상무부에 서한을 보내 고려아연 사태에 대한 우려를 전달했다.
21일 넌 의원은 MBK파트너스가 고려아연 경영권을 확보하면 핵심 광물 공급망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확대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미국 정부가 이를 국가 안보 문제로 인식하고 선제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피력했다.
미국의 관세 부과에 대한 조치로 중국은 핵심 광물인 안티모니와 인듐 등의 수출을 통제했다. 이에 따라 미국 입장에서는 핵심 광물 확보가 중요한 과제로 부각되고 있다.
결국 탈 중국 공급망 확보가 시급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인듐 등을 미국에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한국의 중요성도 떠오르고 있다. 특히 인듐 외에도 전략 광물인 안티모니 등 중국이 수출규제에 나선 여러 종의 희소 금속을 한국에서 유일하게 생산하고 있는 고려아연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때문에 고려아연에 대한 MBK의 적대적 인수·합병(M&A) 시도에 대한 부정적 기류가 점차 확산하고 있다.
이와 관련, 넌 의원은 지난 18일 토마스 러스틴 국무부 차관보에게 서한을 보내 “중국과 연계된 기업들이 MBK가 주도하는 적대적 M&A를 통해 고려아연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이 있다는 보고를 받았다"며 “중국이 고려아연에 대한 영향력을 확보하면 핵심 광물 공급망에서 중국의 통제력을 더 강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전했다.
MBK와 중국의 연관성은 지난해 9월 MBK가 고려아연에 대한 적대적 M&A를 시도하기 전부터 불거진 논란거리 중 하나다. MBK가 시얀리와 칭화유니그룹 등 중국 기업을 다수 인수했을 뿐 아니라, 펀드 6호 결성 시 중국 외환투자공사(CIC) 등으로부터 출자를 받았기 때문이다.
김병주 MBK 회장도 꾸준히 중국의 성장 가능성을 긍정하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이에 대해 MBK는 중국계 자금 비중이 5%에 불과하다고 해명했으나 MBK와 중국의 관계를 의심하는 목소리는 국내를 넘어 미국에서도 잦아들지 않고 있다.
넌 의원은 “미국은 동맹국들과 협력해 공급원을 다변화하고 공급망 보안을 강화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공정한 경쟁과 투명한 경제 관행을 중시하는 국가들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확대해야 하는데, 현재 한국이 의장국인 '핵심 광물 안보 파트너십(MSP)은 이러한 협력을 강화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또한 “이는 경제적 경쟁 문제일 뿐 아니라 국가 안보 차원의 문제이기도 하다"며 “지금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우리는 경제 권력을 무기로 활용하는 중국의 의도에 좌우되는 상황에 처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해 말 에릭 스왈웰 하원 민주당 의원 역시 같은 입장의 서한을 국무부에 전달했다.
당시 스왈웰 의원은 “고려아연은 핵심 광물 공급망을 다변화하는 데 앞장서는 글로벌 리더"라며 “MBK가 고려아연 지분을 인수하면 중국 기업으로 기술 이전 뿐 아니라 중국으로부터 주요 광물 공급망을 차단하려는 한·미 공동 노력의 중심에 있는 글로벌 플레이어가 해체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