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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 내곡동 개발제한구역 일대. 사진=연합뉴스
정부가 개발제한구역으로 묶여 있던 부산·대구·광주 등 비수도권 지역의 그린벨트를 해제해 새로 산업단지를 설립할 수 있게 했다. 그린벨트 총면적을 확대해 개발제한구역에 미래첨단 농·산업 국가전략사업을 유치, 이를 통해 기업 투자를 활성화하고 지역균형발전과 지방소멸대응에 적극 대응한다는 취지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국정현안관계장관회의 겸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열고 “국가 및 일반 산단, 물류단지, 도시개발사업 등 국가와 지역의 다양한 전략사업을 적극 뒷받침하겠다"며 “지난 2008년 이후 17년 만에 해제할 수 있는 그린벨트(GB) 총면적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이는 지난해 2월 윤석열 대통령이 내놓은 그린벨트 규제혁신 방안 관련 후속 조치로, 대체 그린벨트 지정을 전제로 비수도권 환경평가 1~2등급 지역까지 해제를 허용한다는 방침이다. 그린벨트는 2023년 1월부터 국가 주도 사업에만 해제 가능 총량 예외를 인정했으나 기업 투자 활성화 및 지역 발전을 위해 지역 전략사업을 추가한 것이다.
구체적으로, 국토교통부는 이날 국무회의 심의를 거쳐 개발제한구역 비수도권 국가·지역전략사업 15곳을 발표했다. 이번 선정 지역은 △부산권 3건(부산 강서 동북아물류플랫폼, 부산 강서 제2에코델타시티, 부산 해운대 첨단사이언스파크) △대구권 1건 (대구 달성 농수산물도매시장 이전) △광주권 (광주 광산 미래차 국가산단, 전남 장성 나노 제2일반산단, 전남 담양 담양제2일반산단) 등이다.
또한, △울산권 (울산 남구 수요융복합밸리 산단, 울산 울주 U-밸리 일반산단, 울산 중구 성안약사 일반산단) △창원권 (창원 진해 진해신항 항만배후단지, 창원 의창 도심융합기술단지, 창원 마산회원 도심생활복합단지, 김해 진영 일반산단)도 함께 선정됐다.
국토부는 “자동차·반도체·주소·이차전지 등 국가 첨단산업 및 지역 특화산업을 집적 육성해 균형발전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되는 산업물류단지 조성 사업이 총 10곳으로 가장 많이 선정됐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월 국토부가 발표한 국가산단 후보지 중 광주 미래차국가산단 및 대전 나노 반도체 국가산단도 이번 사업에 선정돼 산단조성에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이밖에 균형발전 관점에서 지역에 필요했던 사업이지만, 환경평가1·2등급지 비율이 높거나 지자체 그린벨트 해제 총량이 부족해 자체적으로 추진하기 어려웠던 사업도 5곳이 선정됐다.
국가전략사업을 통한 그린벨트 해제 배경으로는 높은 국내 환경평가 1·2등급 비율이 꼽힌다. 해당 비율은 현재 전국 평균 79.6% 수준으로, 국내에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한 창원시의 경우 88.6%에 이르러 실질적인 개발이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각 지역에서는 주택·산업 용지 확보에 어려움을 느껴 그린벨트 해제를 촉구해왔다.
이번 전략사업에 선정된 지역은 그린벨트 해제 절차를 위해 각 사업별 개발계획을 수립해 관계기관 협의, 예비타당성 조사, 도시관리계획 변경 등의 절차를 거쳐 국토부에서 정식 심의를 받을 예정이다. 이르면 내년 초부터 그린벨트가 해제돼 사업이 진행될 것으로 정부는 보고 있다.
정부는 이번 사업이 본격 추진되면 총 사업비 약 27조8000억원이 투입돼 약 124조5000억원의 생산유발효과와 약 38만명의 고용유발효과를 내는 등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한다.
이밖에 국토부는 그린벨트 해제 지역에 향후 부동산 투기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하고, 이상거래를 지자체와 함께 모니터링할 방침이다. 경제적 효과 발생과 지자체의 전략사업 추가수요 등을 종합 감안해 2차 선정을 추진할 계획도 지니고 있다.
한편, 이날 최 권한대행은 농지 및 지역 특구 조정 의사를 함께 밝히며 “내년까지 소멸위험 농촌지역에 농지규제를 대폭 완화한 '자율규제혁신 시범지구'를 10개소 선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 대행은 “글로벌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지역투자에 특별한 혜택을 부여하는 특구가 더욱 중요해졌다"며 “부처별 실태조사와 자율평가 등을 통해 특구정비 등 효율성을 높이는 제도 개편을 우선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