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한국경제인협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경제단체들은 올해 하반기 경제가 급격히 얼어붙을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을 내놓았다.
3일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에 따르면, OECD 경제산업자문위원회(BIAC)가 회원국 경제단체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5 경제정책 조사 보고서'에서 하반기 경영환경을 '좋음(Good)'으로 전망한 응답비율이 16%에 그쳤다. 지난해 가을 조사에서 '좋음' 비율 78%와 비교해 약 5분의 1 수준으로 급락한 수치다.
BIAC는 한경협을 포함해 총 45개국 경제단체로 구성돼 있으며, 이번 조사에는 36개 회원국 경제단체가 참여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응답 경제단체의 60%는 올 들어 무역정책 변화로 자국 국내총생산(GDP)에서 0.5%포인트(p) 이상 손실 발생을, 37%는 'GDP의 0.25%p 이상 감소'를 각각 예상했다. 조사에 응한 OECD 회원국 경제단체의 대다수가 무역장벽이 자국 경제활동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진단한 셈이다.
BIAC 보고서는 최근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정책, 무역협정 재검토 가능성 등 국제 통상질서의 불확실성 확대가 하반기 경영환경 악화 전망을 낳은 것으로 풀이했다.
OECD 회원국 경제단체의 이같은 부정적 경기 인식은 기업들 투자 전망에도 어둡게 반영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조사에서 응답 단체의 76%가 내년 투자전망을 '완만히 증가할 것'으로 긍정 전망이 높았지만 이번 조사에서는 19%로 크게 떨어졌다.
반면에 70%는 투자가 '완만히 감소할 것'이라고 밝혀 기업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되고 있음이 보여줬다. 특히, 55%는 인플레이션이 지난해보다 상승할 것으로 우려해 물가 압력이 다시 높아질 것을 세계 경제단체들은 염려했다.
OECD 회원국 경제단체들은 기업활동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지정학적 불확실성'(86%)을 꼽았다. '무역·투자 장벽'(66%), '공급망 혼란'(43%), '에너지 가격'(24%), '노동시장 불균형'(21%) 등이 뒤를 이었다.
대내적 이슈 중 특히 노동력 부족과 숙련도 격차 등 노동시장 불균형 문제가 기업들이 직면한 핵심과제로 나타났다.
전체 응답국의 95%가 노동시장 불균형 문제를 중요한 대응과제로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중 66%는 '매우 중요하다'고 응답했다. BIAC은 이에 대해 “OECD 국가들이 장기 저성장 국면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고실업과 노동력 부족이 동시에 발생하는 구조적 병목 현상이 현실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OECD 회원국 경제단체들은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한 OECD의 정책 우선순위 분야로 '국제무역'(93%), '디지털 정책'(58%), '기후·에너지 정책 공조'(53%) 등을 꼽았다.
김봉만 한경협 국제본부장은 “미국의 관세정책 불확실성과 보호무역주의 확산, 여기에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와 및 최근 이란-이스라엘을 둘러싼 중동지역 갈등 등 지정학적 리스크까지 더해지며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라며 “내수 회복세도 제한적인 가운데 지금이 대외 통상환경 변화에 대한 면밀한 대응을 위해 민관이 함께 머리를 맞대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