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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사진=AP/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500만달러(71억원)를 지불하면 미국 영주권을 제공하는 제도를 시행하겠다고 발표하자 세계 부자들만 미국 이민이 쉬워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골드카드는 미국 정부에 직접 돈을 지불하는 방식으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자 '영주권 장사'라는 비판도 나온다.
주요 외신을 종합하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집무실에서 “우리는 골드카드를 판매할 것"이라며 “우리는 이 카드에 약 500만달러의 가격을 책정할 것이고 이는 그린카드 특권(영주권)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골드카드는) 시민권을 얻는 강력한 길이 될 것"이라며 “부자들은 이 카드를 사서 우리나라로 들어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부자들이나 정보기술(IT) 회사들이 재능이 있는 사람들이 미국에 장기 체류할 수 있도록 (골드카드에) 돈을 낼 것"이라고 예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골드카드 프로그램이 약 2주 후 시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러트닉 상무부 장관은 골드카드 프로그램이 현재 시행 중인 투자이민(EB-5) 제도를 대체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EB-5 제도에 대해 “난센스이자 사기"라면서 “그것은 싼값으로 그린카드를 갖는 방법이었다"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터무니없는 EB-5 프로그램을 운용하는 대신 이를 폐지하기로 했고 이를 골드카드로 대체할 것"이라며 “(골드카드를 사는) 사람들이 훌륭한 세계적 수준의 글로벌 시민임을 확실히 하기 위해 신원 검증 과정을 거처야 한다“고 부연했다.
지금까지 공개된 내용을 봤을 때 골드카드를 구매할 경우 현행 EB-5 제도보다 더 빠르고 간편하게 미국 영주권에 이어 시민권까지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경제 활성화를 목적으로 1990년부터 도입된 EB-5는 미국 기업에 최소 90만달러(약 13억원)를 투자하면 영주권을 주는 제도다. 다만 직원을 직접 고용하거나 고용창출 효과를 내야 영주권 취득이 가능하다는 조건이 붙는다.
EB-5를 통해 최종 영주권을 획득하기 위해선 최소 5년 이상 걸린 것으로 알려졌다. 우선 미국 이민국에 투자청원서(I-526)를 제출하는데 이는 신청 국적에 따라 1~3년이 소요된다. 승인이 나면 미국 내 신분 조정을 거쳐 2년간 조건부 영주권을 신청해야 하는데 이 과정 또한 6개월~12개월이 소요된다. 조건부 영주권을 취득하면 2년 내에 10명 이상의 정규직 고용창출이 이뤄졌음을 입증하고 영주권 제한 조건의 해제 청원서(I-829)를 접수해야 한다. I-829 승인까지 대기시간은 2~4년 걸린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발표한 골드카드를 미 정부로부터 직접 구매할 경우 EB-5 제도보다 더 간편하고 빠르게 영주권을 획득할 것으로 예상된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러트닉 장관은 골드카드를 얻기 위한 자금은 미 정부에 직접 지급되는 방식이 될 수 있다고 시사했다.
또 AP통신은 골드카드 구매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은 일자리 창출 의무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며 “EB-5 비자엔 한도가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재정적자를 축소시키기 위해 1000만장의 골드카드를 판매할 수 있다고 예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의 신흥 재벌인 올리가르히도 골드카드를 구매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면서 “그들이 이전처럼 부유하지는 않지만 500만달러를 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다만 골드카드를 획득하더라도 바로 시민권이 부여되는 것은 아니다. 미국 시민권을 취득하려면 영주권을 받은지 5년 지나면 자격이 부여된다. 트럼프 대통령도 골드카드에 대해 바로 미국 시민권을 주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