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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현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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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 ATM도 매각…선택과 집중으로 유동성 확보 가속화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5.02.26 14:47

롯데렌탈 등 3개월 간 사업 매각 잇따라

롯데쇼핑, 토지재평가로 부채비율 낮춰

케미칼, 투자 축소로 월드타워 담보 제공

호텔롯데, 해외 면세점 철수 등 체질 개선

롯데그룹 로고

▲롯데그룹 로고

롯데그룹이 유동성 확보를 위한 강도 높은 구조조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롯데렌탈, 롯데웰푸드 증평공장, 롯데케미칼 파키스탄 법인 매각이 잇따랐고, 이번에는 ATM 사업도 매각했다. 최근 3개월 새 사업구조재편이 가속화되고 있는 모습이다.


세븐일레븐, ATM 사업 한국전자금융에 매각

편의점 세븐일레븐을 운영하는 코리아세븐은 26일 금융자동화기기 전문업체 한국전자금융과 ATM 사업 매각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매각을 통해 확보한 600억원 이상의 현금은 재무구조개선과 본업 경쟁력 강화에 투입할 계획이다.


이번 매각으로 코리아세븐은 600억원 이상의 유동성을 확보했다. 이를 통해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편의점 사업의 본원적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매각 후에도 한국전자금융과의 중장기 파트너십을 유지하며, 기존 매장 내 ATM·CD기 유지보수와 신규 설치를 안정적으로 운영할 예정이다.


이번 사업 매각은 최근 롯데그룹이 전반적으로 진행 중인 비핵심 사업 정리 및 자산 매각의 일환이다.




롯데쇼핑, 토지 재평가로 재무구조대폭 개선

롯데그룹의 유동성 확보 전략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계열사는 롯데쇼핑이다.


롯데쇼핑은 지난해 4분기 15년 만에 보유 토지 자산을 재평가하는 결정을 내렸다. 재평가 결과, 토지 장부가는 기존 8조2000억원에서 17조7000억원으로 증가했다. 이에 따라 부채비율은 190.4%에서 128.6%로 대폭 감소했다.


자산 재평가를 통해 롯데쇼핑은 재무구조개선, 투자자 신뢰 회복, 자금 조달 조건 개선 등의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재무 안정성을 높이는 동시에, 리테일 테크 등 미래 신사업에 대한 투자 여력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롯데쇼핑은 비효율 자산 매각도 적극 추진 중이다.


지난해에는 롯데마트 수원영통점과 롯데슈퍼 여의점을 매각했고, 현재 롯데백화점 부산 센텀시티점 매각을 검토 중이다. 매각이 성사될 경우 2000억~3000억원의 추가 현금 확보가 가능할 전망이다.


롯데케미칼, 투자 축소 및 자산 매각으로 유동성 확보

롯데케미칼은 최근 실적 부진과 부채 부담 증가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따라 대규모 투자 축소 및 자산 매각을 통한 유동성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올해 투자 규모를 1조3000억원 수준으로 대폭 축소할 계획이다. 이는 지난해(2조5000억원) 대비 절반 수준이며, 2026년에는 5000억원 이하로 더 줄이겠다는 방침이다.


또한 해외 자회사 지분 매각을 통해 추가로 1조3000억원을 확보할 예정이다.


특히, 롯데케미칼은 롯데월드타워를 담보로 국내 4대 은행과 2조5000억원 규모의 신용보강 계약을 체결했다. 이 조치를 통해 기존 회사채의 신용도를 높이고, 만기 연장을 용이하게 할 수 있게 됐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케미칼의 회사채 신용도가 낮아지면서 투자자들이 불안감을 느끼고 있었다"며 “롯데월드타워를 담보로 제공하는 전략은 강력한 유동성 방어책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호텔롯데, 적자 해외 면세점 철수 결정

호텔롯데 역시 유동성 확보를 위한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다.


가장 먼저 적자 운영 중인 해외 면세점 철수를 결정했다. 현재 일본, 베트남, 호주 등지에서 운영 중인 8개 공항 면세점과 4개 시내 면세점 중 일부를 정리할 계획이다.


또한, 호텔 부문 운영 효율화도 진행 중이다. 서울·부산·제주 등 일부 특급 호텔에서 운영 방식 조정과 인력 감축 등을 통해 비용 절감을 추진하고 있다.


호텔롯데 측은 “현재 면세점 사업의 실적이 불안정한 만큼, 수익성이 낮은 해외 점포를 정리하고 핵심 지역에 집중하는 전략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생존'이냐 '성장'이냐 기로에 선 롯데

롯데그룹의 적극적인 구조조정은 단기적으로 유동성 위기를 해소하고 재무 안정성을 높이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동시에 장기적인 성장성을 저하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특히 롯데케미칼의 투자 축소는 미래 성장 동력을 약화시킬 수 있는 요소로 지적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케미칼 산업은 장기적인 투자와 R&D가 중요한데, 현재와 같은 대규모 투자 축소는 향후 글로벌 경쟁에서 뒤처질 가능성을 높인다"고 말했다.


유통 부문의 자산 매각이 지나치게 빠르게 진행될 경우, 핵심 사업 역량이 약화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롯데쇼핑의 백화점·마트 매각이 지속된다면, 장기적으로 오프라인 유통 시장에서의 영향력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이에 대해 롯데그룹은 “선택과 집중을 통한 구조조정이 필수적"이라는 입장이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지난 1월 열린 사장단회의에서 “빠른 시간 내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유형자산 매각, 자산 재평가 등 다양한 방안을 시행하고 있다"며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서는 사업의 본원적 경쟁력 강화로 수익성을 높여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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