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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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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관세로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관세 드라이브’ 의지 재확인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5.03.05 15:23
Trump Speech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사진=AP/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의 관세 정책에 따른 부작용을 인정하면서도 필요하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어 미국이 수십 년간 불공정한 무역 관행에 놓여왔다고 주장하며 상호관세를 비롯해 관세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예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4일(현지 시각) 집권 2기 첫 상·하원 합동 연설에서 “다른 국가들은 수십 년 동안 우리를 상대로 관세를 부가해 왔는데 이제는 우리가 그들에게 관세를 부과할 차례"라고 말했다.


이어 “평균적으로 유럽연합(EU), 중국, 브라질, 인도, 멕시코, 캐나다를 포함해 수많은 나라들은 우리가 부과하는 것보다 훨씬 높은 관세를 부과하고 이는 불공정하다"며 불공정 무역 사례 중 하나로 한국을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미국이 한국에 군사적인 면에서 많은 도움을 주고 있음에도 한국의 평균 관세가 미국보다 4배나 높다고 지적하면서 “이는 미국에 불공정하기 때문에 4월 2일부터 상호 관세가 발효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들이 우리에게 관세를 매기면 우리도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며 “그들이 시장에서 우리를 막기 위해 비(非)관세 장벽을 세운다면 우리도 그들을 막기 위해 비관세 장벽을 세울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우리는 수십 년 동안 지구상의 거의 모든 국가에 의해 착취당해 왔으며 더 이상 그런 일이 일어나도록 두지 않을 것"이라고 말해 관세의 무기화가 불공정 무역을 바로잡는 일이라며 관세 정책을 정당화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설 도중 방청석에 초청된 앨라배마주의 철강 노동자 제프 데나드를 소개하며 관세 정책의 정당성을 입증하는 사례로 내세우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초청된 데나드가 7명의 자녀를 키우면서 의용 소방대장으로 일하고 위탁 아동을 돌보는 등 지역사회에 봉사해 왔는데, 이는 자신이 집권 1기 부과한 철강 관세로 철강 산업이 지켜졌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제프의 이야기는 관세가 단지 미국 일자리를 보호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의 영혼을 보호하는 것이라는 점을 상기시켜 준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관세로 미국을 다시 부유하게 만들고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 것이고 이는 이미 일어나고 있으며, 앞으로 꽤 빨리 일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관세로 인해 약간의 소란이 일어나겠지만 괜찮다"며 “(소란이) 심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전 세계를 상대로 하는 고율 관세의 부작용도 있겠지만 궁극적으로 미국이 수혜를 입게 될 것이란 주장을 펼친 것이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은 또 오는 12일부터 시행 예정인 철강 및 알루미늄 제품에 대한 25% 관세가 부과될 것임을 재확인했고 농산물의 경우 “조정 기간"이 있겠지만 관세 장벽을 세울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멕시코·캐나다·중국 등 3개국산 수입품에 신규 관세가 발효되면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가 지난해 대선 이전 수준으로 하락한 이후 나왔다. 특히 기술주 중심의 미국 나스닥 지수는 최근 고점(종가 기준 작년 12월 16일) 대비 10% 이상 하락하는 기술적 조정 국면에 근접한 상황이다.


이런 와중에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경제 성장률에 악영향이 미칠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5일 트럼프 대통령의 최신 무역전쟁 공세는 1930년대 이후 가장 큰 미국의 보호무역 조치로, 단기적으로 미국의 성장에 제동을 걸 가능성이 크다면서 소비자와 기업, 투자자들이 불안해하고 있다고 짚었다.


또 일론 머스크가 주도하는 연방정부 인력 감축과 불법 이민자 단속, 정책 불확실성으로 인한 기업 투자 위축 가능성까지 합쳐져 미국 경제가 둔화할 것이라는 경제학자들의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NYT)도 트럼프 대통령이 캐나다와 멕시코,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명확한 근거 없이 전면적인 관세를 부과해 미국 경제를 약화시킬 위험이 있는 무역 전쟁을 촉발함으로써 대통령 임기 중 가장 큰 도박 중 하나를 감행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미국 성장률이 둔화하는 반면 물가상승률은 높아지는 스태그플레이션(고물가 속 경기침체) 위험을 키울 것이란 경고도 나온다. 미 경제매체 CNBC에 따르면 무디스 애널리틱스의 마크 잔디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관세와 반이민 정책의 결과는 높아지는 인플레이션과 경제 성장 둔화"라고 지적했다.


이어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경기침체를 감안하더라도 물가 상승에 대응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다시 올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잔디 이코노미스트는 “스태그플레이션 방향으로 가고 있지만 연준이 이를 허용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70·80년대식 스태그플레이션이 오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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