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배터리 2025 전시관 포스터. 사진=이찬우 기자

아무리 캐즘이라 해도 배터리 시장은 명실상부 한국 경제를 이끌어나갈 '미래 산업'이었다. 인터배터리에 모인 인파가 이를 증명했다.
5일 국내 최대 규모 배터리 전시회 인터배터리가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막을 올렸다. 올해 13번째를 맞이하는 인터배터리 전시회엔 역대 최대 규모인 688개 기업들이 참여했다. 많은 기업과 관계자들이 모인만큼 행사장 입구는 관람객들로 붐볐다.
관람객들의 관심이 가장 쏟아진 곳은 단연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다. 가장 큰 공간을 차지한 이들의 부스엔 국내 배터리 시장의 현재와 미래가 모두 담겨있었다.

▲인터배터리 2025 입구에 몰린 인파. 사진=이찬우 기자
3사 중에서도 가장 큰 부스를 운영한 곳은 LG에너지솔루션(LG엔솔)이었다. LG엔솔은 참가업체 중 최대 규모인 총 540㎡ 규모로 △Hero 배터리 솔루션 존 △EV 배터리 솔루션 존 △Non·EV 배터리 솔루션 존 △미래준비 존 △지속가능성 존 등 5개 주요 존을 운영하며 차세대 배터리 기술을 선보였다.
부스에 들어서면 LG엔솔의 이번 전시회 대표작이자 '인터배터리 어워즈' 수상작 '46시리즈' 배터리가 관람객들을 반긴다. 46시리즈 배터리는 흔히 '46파이'라 불리는 제품으로 기존 2170 배터리 대비 5배 이상 출력을 강화한 제품이다.

▲인터배터리 LG에너지솔루션 부스에 전시된 46시리즈 배터리. 사진=이찬우 기자
그 옆에 놓인 'CAS(Cell Array Structure)' 기술은 46시리즈 배터리의 성능을 극대화하고 안전성을 강화하는 혁신적인 배터리 팩 솔루션이다.
다른 한쪽엔 LFP 셀투팩 셀 유닛이 전시됐다. 설명에 따르면 이 제품은 LFP의 경제성과 셀투팩의 혁신적인 효율성을 결합한 최적의 조합이라고 한다. LG엔솔은 이를 통해 K·배터리도 LFP 경쟁서 뒤처지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줬다.

▲인터배터리 LG에너지솔루션 부스에 전시된 포르쉐 타이칸. 사진=이찬우 기자
안쪽으로 들어가면 포르쉐의 전기차 타이칸이 전시됐다. 뜬금없이 타이칸이 이곳에 전시된 이유는 LG엔솔의 '파우치형 배터리' E72B셀이 들어갔기 때문이다.
LG엔솔 관계자에 따르면 이 모델은 자사의 하이니켈 양극재, 실리콘 음극재가 적용된 파우치형 배터리가 장착돼 주행거리, 출력, 충전속도 모든 면에서 높은 성능을 자랑한다.
실제로 제원을 살펴보니 최대 505km의 주행거리, 800V DC 기반 10~80%를 18분 내에 충전이 가능했다. 전기 슈퍼카치고 매우 이상적인 수치였다.

▲인터배터리 LG에너지솔루션 부스에 전시된 앱테라 모터스의 태양광 3륜 차량. 사진=이찬우 기자
그 옆엔 더 신기한 차량이 있었다. 앱테라 모터스의 태양광 3륜 차량으로 태양광과 전기를 통해서 움직이는 모델이었다.
설명에 따르면 이 차량은 오는 11월 출시 예정으로 태양광을 활용해 단 한 번 충전으로 최대 643km를 주행할 수 있다.

▲인터배터리 LG에너지솔루션 부스에 전시된 ESS용 LFP배터리 팩. 사진=이찬우 기자
Non·EV존엔 오는 4월 양산을 앞둔 ESS용 2세대 JF2 셀이 장착된 전력망용 시스템 JF2 DC·Link 등 다양한 볼거리도 만나볼 수 있었다.
또 AVEL의 재생 에너지 전력망 통합 관리 사업과 KooRoo의 전기 이륜차용 BSS(Battery Swapping Station·배터리 교환 스테이션) 사업도 선보였다.

▲인터배터리 LG에너지솔루션 부스에 전시된 소듐이온 배터리 설명판. 사진=이찬우 기자
미래준비 존에서는 배터리 제조뿐만 아닌 관리, 차세대 전지 등 다양한 미래 기술을 선보였다.
LG엔솔은 소듐이온과 바이폴라 배터리를 최초로 공개했다. 소듐이온 배터리는 리튬 자원을 대체할 수 있는 차세대 배터리 솔루션으로 리튬 대비 원료가 풍부하고 가격이 저렴해 가격 경쟁력이 높고 저온 환경에서도 안정적인 성능을 발휘한다는 장점이 있다.

▲인터배터리 삼성SDI 부스에 놓인 '각형이 답이다'란 문구가 새겨진 팻말 사진=이찬우 기자
엔솔 부스를 나와선 삼성SDI 부스로 이동했다. 삼성SDI는 입구부터 “각형이 답이다"라는 문구를 새겨 넣으며 자사의 확실한 방향과 비전을 강조했다.
삼성SDI 관계자는 “이번 행사에서 가장 강조하고 싶은 제품은 각형 배터리"라며 “자사는 전기차 배터리 개발 초기부터 각형을 만들어왔기 때문에 충분한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각형 배터리가 더 단단한 포장지에 쌓여있기 때문에 원형이나 파우치보다 전기차 화재 등에 더 안전하다는 설명이다.

▲인터배터리 삼성SDI 부스에 설치된 각형 셀투팩 기술 설명판. 사진=이찬우 기자
이와 더불어 SDI는 각형 배터리에 필수적인 '열전파 차단(No TP)' 기술도 선보였다. 이 기술은 배터리 제품의 특정 셀에 문제가 발생했을 때 셀과 셀 사이에 적용된 안전 소재 등에 의해 다른 셀로 열이 전파되는 것을 물리적으로 막아주는 기술이다.

▲인터배터리 삼성SDI 부스에 놓인 차량별 배터리 포트폴리오. 사진=이찬우 기자
옆으로 이동하면 각 소재별로 어떤 차량에 적합한지 설명해주는 '배터리 포트폴리오'도 전시됐다. 최근 전기차 시장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NCA, 미드니켈, LFP 배터리의 각각의 장점을 한 눈에 확인할 수 있었다.

▲인터배터리 삼성SDI 부스에 전시된 46파이 배터리. 사진=이찬우 기자
각형을 강조한다고 원통형도 놓은 것은 아니다. 한켠에 46파이 배터리 전용 공간을 두어 자사 제품이 어떤 기계에 들어가서 전력을 공급하고 있는지 상세히 전시해 놓았다.

▲인터배터리 삼성SDI 부스에 전시된 현대차와 공동개발 중인 로봇들. 사진=이찬우 기자
다른 쪽엔 현대차와 공동 개발 중인 배터리가 들어가는 귀여운 로봇들도 전시됐다. 서비스 로봇인 달이(DAL·e)는 환영 인사와 함께 삼성SDI의 배터리에 대해 소개하는 등 실제 시연을 통해 참관객들과 소통에 나선다.
그 옆에 놓인 바퀴 로봇은 현대차·기아 로보틱스랩의 다목적 모바일 플랫폼 모베드(MobED)다. 모베드는 납작한 직육면체 모양의 바디에 독립적인 기능성 바퀴 네 개가 달려있어 불규칙한 노면이나 장애물이 있는 곳에서도 안정적으로 빠르게 주행이 가능하다.

▲인터배터리 SK온 부스. 사진=이찬우 기자
다음으로 향한 곳은 SK온이다. 부스 크기는 앞서 본 2개 기업보다 작았지만 볼거리는 충분했다. 특히 원형, 각형, 파우치형 배터리를 한눈에 보기 좋게 전시해 놓은 것이 인상적이었다.

▲인터배터리 SK온 부스에 전시된 고전압 미드니켈 배터리. 사진=이찬우 기자
사람들의 이목이 집중된 곳은 고전압 미드니켈 배터리다. 가격경쟁력, 성능, 수명, 안정성을 고루 갖춘 제품을 처음 선보였기 때문이다.
관계자 설명에 따르면 이 배터리는 값비싼 니켈과 코발트 함량을 낮춰 가격경쟁력을 확보하는 동시에 에너지밀도 향상을 위해 높은 전압을 활용했다.

▲인터배터리 SK온 부스에 전시된 현대차 아이오닉 9. 사진=이찬우 기자
구석에는 최근 출시된 현대차 대형 전기 SUV 아이오닉 9이 전시됐다. SK온의 고용량 Advanced SF배터리가 탑재된 모델로 V2L(Vehicle to Load) 기능을 통해 SK온배터리의 우수성을 체험할 수 있다.
안쪽엔 1982년 유공부터 2021년 SK온 출범이후의 SK배터리 개발의 역사를 볼 수 있는 '배터리 히스토리 존'이 마련됐다. 박물관에서 볼법한 연대기가 보기 좋게 나열돼 있었다.

▲인터배터리 SK온 부스에 전시된 셀투팩(Cell to Pack CTP) 기술이 적용된 'S·Pack+' . 사진=이찬우 기자
부스 중앙에 위치한 '배터리 세이프티' 구역에서는 차량 하부 모형 전시를 통해 차세대 무선BMS와 액침냉각 기술을 보여주고 한층 업그레이드된 SK온의 셀투팩(Cell to Pack CTP) 기술이 적용된 'S·Pack+'이 전시됐다.
설명에 따르면 S·Pack+ 기술은 제조 공정 단순화, 제품설계 최적화를 통한 원가 절감이 가능해 높은 상품성을 가진다.

▲인터배터리 BYD 부스. 사진=이찬우 기자
3층에 위치한 국내 배터리 3사 부스를 자세히 살펴본 뒤 1층으로 내려갔다. 이곳엔 우리 기업들의 최대 경쟁자 중국 기업들이 부스를 차렸기 때문이다.
다행히 이들의 부스 크기는 소박했다. 워낙 큰 부스를 보고 와서 그런지 동네 구멍가게에 온 듯한 느낌이었다.

▲인터배터리 BYD 부스에 전시된 전기 이륜차용 배터리. 사진=이찬우 기자
국내 업계에 가장 큰 긴장감을 불어넣은 BYD는 우려와 달리 인터배터리 행사에 큰 관심이 없는 듯했다. 한국에 출시한 아토3는 물론 자사의 대표작 '블레이드 배터리'마저 구경할 수 없었다.
전기 오토바이, 전기 자전거, 휴대폰 등에 들어가는 저용량 배터리만 전시돼 딱히 볼거리가 없었다.

▲인터배터리 EVE 부스. 사진=이찬우 기자
맞은편에 있는 EVE는 그나마 많은 준비를 해왔다. 이 기업은 지난해 기준 글로벌 배터리 출하량 9위에 달하는 곳으로 국내 3사를 위협할 경쟁력을 갖고 있는 곳이다.

▲인터배터리 EVE 부스에 전시된 NCM, LFP 배터리. 사진=이찬우 기자
이들은 자사의 LFP, NCM 배터리 셀을 전시했다. 설명에 따르면 이들은 중국 내수뿐만 아니라 메르세데스·벤츠, BMW 등 다양한 수입차 업체에도 납품을 하고 있다.
특히 KG모빌리티에도 '12V 시동용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한국 기업과 열심히 접촉 중이며 최대한 공급처를 늘려갈 것임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