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일 첫 일정 재일동포 간담회
간첩조작사건 거론 “공식사과"

▲이재명 대통령이 23일 일본 도쿄의 한 호텔에서 열린 재일동포 오찬 간담회에 참석해 김이중(맨 왼쪽) 민단중앙본부 단장 등 참석자들과 건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3일 한·일 정상회담을 위해 일본을 방문한 이재명 대통령이 첫 일정으로 재일동포들을 만나 “정부는 여러분의 애국심을 잊지 않고 꼭 기억하고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하네다 국제공항을 통해 일본에 도착한 이 대통령 내외는 도쿄 시내의 한 호텔에서 열린 재일동포 간담회에 참석해 재일동포들을 만나 격려했다. 간담회에는 재일동포 200여 명이 참석했다.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 대통령이 양자 방문국으로 일본을 찾은 것은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라며 “뜻깊은 방문에 첫 공식 행사로 여러분을 뵙게 돼서 특히나 더 의미가 깊다 정말로 반갑다"고 인사를 전했다.
이 대통령은 “최근 80년 광복절을 맞이해서 순국선열의 숭고한 희생을 떠올렸을 때 특히 마음이 쓰였던 분들이 바로 재일 동포"라며 “도쿄의 중심지 곳곳에 동포 여러분들의 치열했던 삶의 흔적이 오롯이 녹아 있는 것 같아 마음이 먹먹하다"고 말했다.
이어 “대한민국 역사 굽이굽이마다 동포들의 헌신과 희생이 있었다"며 “언제나 모국의 든든한 후원자이자 버팀목이 돼 주셨다"고 회고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88년 올림픽 때도 IMF 외환위기 때에도, 역사적 고비마다 발 벗고 고국에 손을 내밀어주셨다"며 “우리 정부는 여러분의 애국심을 잊지 않고 꼭 기억하고 보답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대통령은 또 “직시해야 할 부끄럽고 아픈 역사도 있다"며 “위대한 민주화 여정 속에서 많은 정말로 많은 재일 동포들이 억울하게 간첩 조작 사건의 피해자로 고통을 겪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대한민국 국가 폭력의 희생자와 가족 여러분에게 진심으로 위로의 말씀을 드리면서 공식적으로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며 고개 숙여 인사를 하자 참석자들은 큰 박수로 호응했다.
아울러 “여러분의 빛나는 활약이 다음 세대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동포 사회의 다양한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필요한 지원을 아끼지 않고 확대하겠다"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야 하는 정부의 책임 동포 여러분도 예외가 아니다. 해외 동포 여러분의 안전과 권익보장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이며 모두 함께 잘 사는 나라로 확고하게 나아가겠다"고 약속했다.
재일동포들은 지난 8·15 제80주년을 맞아 이 대통령이 대통령으로선 처음으로 재일동포 사회를 향한 특별 메시지를 낸 데 특별한 감사를 표했다.
김이중 민단중앙본부 단장은 “(대통령이) 광복절 80주년 즈음에서는 재일동포에 특별 메시지도 발표해 주셨다. 재일동포들에게는 이루 말할 수 없는 감동이며 크나큰 보상이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