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재교 한미사이언스 대표이사 내정자. 사진=메리츠증권
경영권 분쟁을 매듭지은 한미약품그룹이 당초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 등 3인연합이 천명한 '미국 머크식 지배구조 전환' 약속을 실천하기 위한 첫 걸음을 내딛었다.
6일 한미약품그룹에 따르면 지주사 한미사이언스와 주력사 한미약품은 전날인 5일 각각 이사회를 개최하고 오는 26일 정기주주총회에 선임 안건을 상정할 이사 후보들을 확정했다.
한미사이언스에서는 오너일가 장녀인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부회장과 메리츠증권 부사장 출신인 김재교 한미사이언스 부회장을 비롯해 심병화 전 삼성바이오로직스 상무, 김성훈 전 한미사이언스 상무 등 4명이 사내이사 후보로 올랐다.
한미약품에서는 최인영 한미약품 R&D센터장이 사내이사 후보로 올랐고 김재교 부회장이 기타비상무이사 후보로 올랐다.
특히 김재교 부회장은 한미사이언스 대표이사로 내정돼 눈길을 끈다. 전문경영인이 한미약품그룹 지주사 대표로 내정된 것은 창사 이래 처음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김 부회장은 1990년 유한양행에 입사해 30여년간 경영기획, 인수합병, 기술수출 등 전반적인 투자업무를 총괄해 왔다. 특히 지난 2018년 얀센에 비소세포폐암 신약 '렉라자'를 기술수출하는데 일등공신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2021년 메리츠증권으로 옮겨 제약바이오 투자 본부를 이끌었으며 이달 초 한미사이언스 부회장으로 입사해 한미약품그룹의 전반적인 경영과 투자전략을 총괄하게 됐다.
이번 김재교 대표 내정은 송영숙 회장·임주현 부회장 모녀와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 등 3인연합이 지난해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천명한 '미국 머크식 지배구조 전환'을 실천하기 위한 첫 걸음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앞서 지난해 11월 한미사이언스 임종윤 사장·임종훈 대표 형제측과 경영권 경영권 분쟁 중이던 3인연합은 미국 제약사 '머크(MSD)'를 롤모델로 삼아 전문경영인을 주축으로 하는 한국형 선진 경영체제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머크는 1668년 독일의 한 약국에서 시작된 회사로, 1010년대 독일 머크 가문의 후손이 미국에서 독일 머크(MERCK) 그룹과 별도로 법인을 설립해 현재 세계 5위권의 글로벌 제약사로 키웠다.
머크는 '가족위원회'와 '파트너위원회' 등 2개의 위원회를 운영한다. 가족위원회는 머크 가문의 일원과 머크 사업에 정통한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파트너위원회 구성원을 선출한다.
이렇게 구성된 파트너위원회에서 머크 최고경영진이 선임되며 선임된 전문경영인은 철저히 독자경영을 수행하고 대주주들은 감독 기능을 한다.
특히 머크는 이미 1920년대부터 머크 가문 일원은 경영에 직접 참여하지 않고 이사회를 통해 회사의 철학과 비전을 실현하는 지배구조를 정착시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주력사인 한미약품은 이미 전문경영인 박재현 대표가 3인연합의 지지를 받아 비만치료제 등 신약개발 R&D를 주도하고 있는 만큼 이번 전문경영인의 지주사 대표 내정은 한미약품그룹의 전문경영인 체제를 더욱 확고히 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미약품그룹 관계자는 “지난 1년간의 여러 이슈들을 극복하고 선진 거버넌스 체제를 단단히 구축해 새로운 모습으로 새 출발한다"며 “성과 기반의 혁신을 통해 고객 및 주주들과 함께 성장하는 기업으로 거듭나는 모습을 보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