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항공은 GS칼텍스가 생산한 지속 가능한 항공유(SAF)를 기존 항공유에 일정 비율로 섞어 자사 항공기에 급유한다. 사진=대한항공 제공
전세계적 탄소 중립 규제 수준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항공 유관 단체들은 지속 가능한 항공유(SAF) 도입 확대 의지를 천명하고 있다. SAF에 대한 투자를 통해 시장 지위를 유지하고자 하는 국내 정유업계는 공급량 확대 외에도 정부 차원의 지원책이 나와야 한다는 뜻을 내비치고 있다.
10일 영국 기업에너지산업전략부(BEIS)에 따르면 승객 한 명이 1km를 이동할 때마다 단거리 기준 여객기는 255g 수준의 탄소 발자국을 남기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버스 105g, 디젤 중형차 171g보다도 많은 수준이다.
현재 기술 수준에서는 항공기는 자동차와 달리 전기 또는 수소를 동력원으로 활용하는 것이 어렵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이에 따라 기존 석유 기반 연료 대신 목질·콩기름·폐식용유 등 바이오 매스에서 추출한 SAF가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국제민간항공기구(ICAO)는 SAF를 항공 부문 온실가스 감축의 핵심 조치로 제안했고 유럽연합(EU)은 올해부터 SAF 혼합 비율을 2%로 시작해 2030년 27%, 2050년 63%까지 확대하는 목표를 설정했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는 항공사들이 SAF를 사용하면 2050년까지 항공업계 탄소 배출 제로화 달성에 65% 가량 기여할 수 있고, 2022년 24만톤에 불과했던 수요량은 2030년 1834만톤으로 76.41배 확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SAF의 높은 가격은 항공사들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IATA는 SAF 가격이 2022년 기준 톤당 2400달러에 이른다고 발표했다. 대한항공이 SAF 도입 실험을 진행한 결과,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기존 연료 대비 비용이 8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에 국토교통부·산업통상자원부는 작년 8월 'SAF 확산 전략'을 공동 발표했다. 관계 당국들의 전략은 △SAF 급유 상용 운항 △ 민관 협력을 통한 자율적 SAF 사용 촉진 △SAF 혼합 의무화 제도 도입 △국내 SAF 생산 확대를 위한 투자 지원 △다양한 원료 기반 SAF 생산 기술 고도화 △바이오 연료 전반 공급망 경쟁력 강화 △SAF 법제화 및 품질 관리 △SAF 탄소 감축 관리 체계 마련 등을 골자로 한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전세계 항공유 시장에서 우리나라는 1080만3000톤으로 압도적인 수출량 1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작년 하반기에서야 대한항공·티웨이항공·아시아나항공·이스타항공·제주항공·진에어가 SAF를 상용 운항에 사용해 전세계 20번째로 등재돼 후발 주자라는 평가를 받는다.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SAF를 대량 생산해 수출하기 위해서는 전용 생산 시설이 필요한데, 조단위의 막대한 투자비가 소요돼 정책적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모더 인텔리전스는 SAF 시장 규모가 2021년 7억4550만달러(약 1조841억원)에서 오는 2027년 215억달러(약 31조2653억원)으로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HD현대오일뱅크는 2021년 6월 대한항공과 바이오 항공유 제조 및 사용 기반 조성 협력을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했고, 작년 6월에는 일본 전일본공수(ANA)에 첫 공급을 시작해 국내 첫 SAF 수출 기록을 세웠다. 에쓰오일은 작년 9월부터 SAF를 대한항공에 처음으로 납품해 국내 공항 출발 상용 운항 정기 노선 여객기 첫 공급 타이틀을 따냈다.
GS칼텍스는 업계 최초로 국제항공 탄소 감축·상쇄 제도(CORSIA) 인증을 받은 SAF를 작년 9월 SAF를 일본에 수출하기 시작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SK에너지는 유럽 첫 수출에 성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