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롬 파월 연준의장(사진=AFP/연합)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9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관세 정책으로 인플레이션이 다시 오를 수 있을 것이란 관측에도 불구하고 연 2회 금리인하라는 기존 통화정책 방향을 유지했다.
연준은 이날까지 이틀 연속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4.25~4.5%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올해 처음이자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열렸던 올해 첫 FOMC 이후 2회 연속 금리 동결이다. 이로써 한국(2.75%)과의 금리차는 1.75%포인트로 유지됐다.
FOMC 성명에선 “경제 활동은 견고한 속도로 계속 확장되고 있다"며 “실업률은 최근 몇 달 동안 낮은 수준으로 안정화했으며 노동 시장 상황은 여전히 견고하며 인플레이션은 다소 상승한 상태"라고 진단했다.
이어 “경제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이 증가했다"며 “위원회는 이중책무(물가 안정·완전 고용) 모두에 안길 수 있는 리스크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경제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이 증가했다"는 문구는 직전 1월 회의 성명에서 나왔던 “고용과 인플레이션 목표 달성을 위한 리스크가 대체로 균형을 이루고 있다고 판단한다"를 대체한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관세 정책에 본격적인 드라이브를 걸기 시작하면서 이에 따른 영향 등을 감안한 것으로 풀이된다.
큰 주목을 받아왔던 연준 위원들의 향후 금리 전망치를 보여주는 점도표에선 올해 2차례 금리 인하가 있을 것으로 제시됐다. 분기 말마다 공개하는 경제전망예측(SEP)에서 연준은 올해말 기준금리를 3.9%(중간값)로 예측했다. 이는 작년 12월 공개된 점도표와 동일하다.
또한 연준은 올해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이하 중간값)를 작년 12월의 2.1%에서 1.7%로 하향했다.
연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 상승률 예상치는 2.7%(종전 2.5%)로, 연말 '근원 PCE 물가 상승률'(변동성이 큰 식료품과 에너지 품목을 제외한 물가 상승률) 예상치는 2.8%(종전 2.5%)로 각각 올렸다.
또 연말 실업률 예측치는 종전 4.3%에서 4.4%로 소폭 상향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인플레이션이 오르기 시작했다"며 “부분적으로 관세에 대한 반응이라고 생각하고 올해 물가 대응에 대한 추가 진전이 지연될 수 있다"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이어 관세 정책에 따른 물가 충격은 일시적일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그는 “인플레이션이 우리의 조치 없이 빠르게 사라질 것으로 예상되는 일시적인 현상이라면 때론 그런 인플레이션을 간과하는 게 적절할 수 있다"며 “관세 인플레이션의 경우에도 그럴 수 있다"라고 말했다.
다만, 경기침체 가능성에 대해서는 “(침체 확률이) 올라가긴 했지만 높은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고, 1970년대식 스태그플레이션(고물가 속 경기침체) 가능성에 대해선 “비교할 만한 상황이 아니다"라며 가능성을 일축했다.
한편, 연준은 다음 달부터 '대차대조표 축소'(양적긴축·QT) 속도를 늦출 예정이다.
FOMC 성명에선 4월부터 연준이 보유 중인 미 국채의 월간 상환 한도를 현 250억 달러에서 50억 달러로 하향 조정해 증권 보유량 감축 속도를 늦출 예정이라고 밝혔다.
연준은 앞서 지난해 5월 미 국채 월 상환 한도를 600억 달러에서 현 250억 달러로 축소해 보유 증권 감소 속도를 줄인 바 있다. 이 한도를 초과하는 원금 상환액은 다시 국채에 재투자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