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사진=로이터/연합)
전기차 제조업체 테슬라가 겹악재에 시달리면서 주가가 휘청이자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직원 달래기에 나섰다.
2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머스크는 이날 일정에 없었던 전체 직원 라이브 방송 회의를 열고 직원들에게 주식을 팔지 말라고 당부했다.
그는 “(테슬라 관련) 뉴스를 보면 마치 아마겟돈처럼 느껴질 것"이라며 “TV를 볼때마다 테슬라 차량이 불에 타고 있다. 우리 제품을 구매하고 싶지 않겠지만 불태울 필요는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때론 폭풍우가 몰아치면서 험난한 날도 있겠지만 미래는 밝고 흥미진진하다는 것을 여러분께 말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AFP/연합)
머스크의 이같은 발언은 다양한 악재에 직면한 테슬라가 위기에 몰리고 있는 와중에 나왔다.
머스크가 미국 정부효율부(DOGE) 수장에 오른 뒤 정치적 행보를 보이고 연방정부의 대대적 구조조정을 주도하자 테슬라에 대한 미국인들의 반감이 높아졌다. 그 결과 지난달부터 머스크의 정치적인 행보에 반대하는 시위와 테슬라 제품 불매운동이 거세게 일어나고 있으며 테슬라 차량과 매장, 충전소 등을 겨냥한 방화·총격 등 과격한 공격도 연일 잇따랐다.
기존 테슬라 차주들도 차량을 중고차 시장에 대거 내놓고 있다. 온라인자동차 매매사이트 카즈닷컴 조사에 따르면 이달 중고차 시장에서 테슬라 가격이 사상 최저치로 떨어졌다.
테슬라 중고차 검색도 지난 한 달간 16% 줄었다. 최근 1년간 다른 업체들의 중고차 검색이 28% 늘어난 것과 대비된다.
차주들은 또한 차량을 중고로 파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로이터/연합)
이런 와중에 테슬라는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글로벌 판매량 감소를 겪은 것도 모자라 다양한 악재에 직면하고 있다.
테슬라 경쟁사인 중국 전기차 업체 비야디(BYD)는 5분 충전으로 400km 달릴 수 있는 배터리 시스템을 최근 공개했다.
여기에 테슬라는 전기 픽업트럭인 '사이버트럭' 4만6096대는 주행 중 분리될 수 있는 외장 패널 수리를 위해 리콜에 들어갔다. 사이버트럭은 테슬라가 생산에 수년간 난항을 겪은 모델로, 2023년 11월부터 주문 고객에게 인도되기 시작했으나 이후 리콜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
아울러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 19일 테슬라에 대한 회계 부정 의혹을 제기했다. 2024년 하반기 자본지출 대비 자산평가액이 14억달러 부족하다는 주장이다. FT는 14억 달러가 사라진 이유를 환율 변동으로 설명하기 어렵다며 내부 통제가 약하는 것을 나타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사진=AP/연합)
테슬라 상황이 안좋자 월가에서 가장 유명한 강세론자인 웨드부시증권의 댄 아이브스도 비판에 나섰다. 테슬라 '광팬'인 그는 우호적인 보고서를 내는 것으로 유명하다.
아이브스는 “테슬라는 위기를 겪고 있으며 머스크만이 그것을 해결할 수 있다"며 “머스크는 지금 진로를 바꿔야 하고, 테슬라의 미래가 여기에 달렸다"고 주장했다.
테슬라 주가는 이날 전거래일보다 0.17% 내린 236.26달러로 마감했다. 연초 대비 37.71% 하락한 수준이며, 전고점 대비 50% 넘게 폭락한 상황이다.
최근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해 행정부의 지원사격을 받고 있지만 주가는 날개 없는 추락을 이어가고 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1일 백악관에 테슬라 차들을 전시하고 직접 시승·구매하는 등 테슬라 살리기에 나섰고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부 장관은 지난 19일 테슬라 주식을 매수하라고 추천하기도 했다.
여기에 팸 본디 미 법무부 장관은 전날 보도자료를 통해 “만약 여러분이 테슬라를 대상으로 하는 국내 테러(domestic terrorism)의 흐름에 가담한다면 법무부는 여러분을 감옥에 넣을 것이라는 점을 명심하라"고 강조했다.
한편, 머스크는 이날 방송에서 인간형 로봇인 옵티머스가 이르면 내년 하반기부터 사내용 외에도 사용할 수 있으며, 첫 판매는 테슬라 직원들에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테슬라의 항공산업 진출 여부를 묻는 한 직원의 질문에 “오랫동안 항공기에 대해 생각해 왔다"며 “전기 수직 이착륙기인 eVTOL을 만드는 것에 대해 생각 중"이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