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타스/연합)
글로벌 거래대금이 하루 7조5000달러에 이르는 외환 시장에서 투기 세력들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당선된 이후 처음으로 미국 달러화가 약세를 보일 것으로 베팅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에 따르면 지난 18일까지 한 주동안 헤지펀드, 자산운용사 등 투기 세력들의 달러 순매도 포지션이 9억3200만달러로 집계됐다. 직전 주까지만 해도 이들은 49억달러로 달러를 순매수했다. 블룸버그는 지난해 10월 이후 처음으로 순매도로 전환됐다고 전했다.
특히 지난 1월 중순 투기 세력들의 달러 순매수 규모가 340억달러에 육박한 것을 감안하면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 이후 주목을 받았던 '트럼프 트레이드'가 크게 식어간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전쟁 확대로 미국의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면서다. 블룸버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들이 세계 기축 통화에 대한 전망을 강화하기보다는 오히려 악화시키고 있다는 최신 징후"라고 지적했다.
달러 가치 또한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보였던 상승폭을 모두 반납한 상황이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103.74로 이번 한 주를 마감했는데 이는 지난해 미국 대선이 치러지기 직전 수준이다. 달러인덱스는 이달에만 3% 가량 급락했다.
아문디의 파레시 우파드야야 외환 전략 디렉터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트럼프 트레이드는 뒤집혔다"며 “혼란스럽고 지저분한 관세 시행으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책이 경제, 인플레이션, 통화정책 등에 미치는 영향을 둘러싼 시장의 인식이 부양에서 수축으로 바뀌었다"고 덧붙였다.
크레딧 애그리콜의 전략가들은 달러에 대한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면서 “미국이 주도하는 글로벌 무역전쟁, 연방공무원 대량 해고, 이민 정책이 미국 경제와 달러에 얼마나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지 과소평가했다"고 했다.
제프리스의 브래드 베치텔 글로벌 외환 총괄은 “올해 초 트럼프와 연관된 롱 달러 트레이드는 너무 지나쳤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