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양곤 HLB그룹 회장(가운데)이 21일 개최한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HLB
HLB의 간암 신약 '리보세라닙'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이 두 번째 불발됐다. HLB는 불발 사유가 사소한 지적사항에 그친다고 보고 오는 5월 세 번째 도전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HLB는 지난 21일 새벽 미국 FDA로부터 리보세라닙과 캄렐리주맙의 병용요법 허가신청에 대한 보완요구서신(CRL)을 받았다.
리보세라닙은 HLB가 10여년간 개발해 온 경구용 표적항암제로, HLB는 중국 항서제약의 항암제 캄렐리주맙과의 병용요법에 대해 지난 2023년 미국 FDA에 간암을 적응증으로 품목허가를 신청했다.
지난해 5월 CRL을 받았지만 같은 해 9월 재신청에 이어 지난달 유럽종양학회(ESMO)가 발간한 간세포암 진단·치료 가이드라인에 리보세라닙+캄렐리주맙 병용요법이 1차치료제로 등재되는 등 세계적 학회에서 효능을 인정받아 FDA 승인이 유력시돼 왔다.
HLB그룹 진양곤 회장 역시 FDA 결정을 앞두고 HLB바이오스텝, HLB제넥스 등 그룹사 주식을 연달아 매입해 FDA 승인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기대와 달리 이번에 또다시 CRL 통보를 받자 HLB는 같은 날 긴급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열고 FDA 허가를 변함없이 추진할 계획임을 밝혔다.
이 간담회에서 진양곤 HLB그룹 회장은 “이번에 2차 CRL로 인해 리보세라닙·캄렐리주맙의 개발 전략에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강조하며 “중대한 전략 수정보다는 현재 심사에 집중해 빠른 시일 내에 FDA 승인을 받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진 회장이 밝힌 이번 불발의 이유는 1차 불발과 마찬가지로 항서제약측에 있었다. 이번 CRL에 담긴 보완요청사유를 보면 지난 1차 CRL에 담겼던 중국 캄렐리주맙 공장의 제조품질관리(CMC) 지적사항이 충분히 해소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또한 최근까지 베이진, 준시바이오 등 중국 기업의 FDA 신약 허가 사례가 있기 때문에 미-중 갈등에 따른 허가 불발도 아니라고 진 회장은 강조했다.
다만 CRL에는 구체적인 미비점이 적시되지 않는 만큼 HLB는 신속히 FDA와 접촉해 미비점을 구체적으로 파악한 후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HLB에 따르면 보완사항의 경중에 따라 현장 재실사를 할 수도 있고 서류심사만으로 갈음할 수도 있다. 이번 2차 보완요구의 지적사항은 지난해 1차 보완요구 때보다 더 경미한 만큼 지난해와 같은 현장 재실사 없이 서류심사만으로 심사가 완료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경우 통상 재신청 제출 후 허가까지 2개월 이상 걸리지 않는 만큼 HLB는 오는 5월 재신청을 제출, 빠르게 보완과 재심사를 거쳐 오는 7월까지 허가를 받아낸다는 목표다.
이렇게 되면 HLB는 당초 이번에 승인을 획득한다는 전제 하에 세웠던 오는 7월 미국 출시 계획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밖에 HLB그룹은 지난해 자회사 엘레바가 미국 바이오텍 릴레이테라퓨틱스로부터 도입한 담관암(담즙 통로인 담관에 생기는 암) 치료 신약 'RLY-4008'도 올해 하반기 중에 FDA에 허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HLB관계자는 “(오는 5월) 신약허가신청(NDA)을 재 제출하면 FDA는 새로운 심사기일을 정해 통보할 것"이라며 “(오는 9월) 리보세라닙·캄렐리주맙 유럽 허가신청도 예정대로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