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칠 일 없다"고 호언장담하던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상장 후 각종 구설수에 휘말리며 본인과 더본코리아가 최대 위기에 빠져있다. 특히, 브랜드 파워가 중요한 프랜차이즈 업계에서 '백종원'이라는 개인 명성과 활동에 의존해 왔던 더본코리아 본사와 많은 외식브랜드 가맹점들은 '오너 리스크'로 큰 시련에 직면해 있다. 기업 상장 이후 노출된 더본코리아의 경영 문제점과 대응 방안을 살펴보고, 업계가 진단하는 개선방향을 들어본다. <편집자 주>

▲작년 11월 기업상장 이후 더본코리아 악재 내용
외식업계 신화로 불리는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이사의 '공든 탑'이 흔들리고 있다.
지난 1993년 쌈밥집으로 출발한 더본코리아를 30여년 간 일궈 연매출 4000억원대 기업으로 키운 백 대표의 성공 신화도 끊임없는 각종 논란에 빛이 바래지고 있다.
지난해 11월 상장사로 거듭난 더본코리아는 새 십년대계 출발점인 올해 초부터 대형 악재 세례가 쏟아졌다. 셀 수 없는 구설수에 본업인 외식 프랜차이즈를 포함한 사업 전반으로 비판의 눈초리가 향하고 있다.
악재 릴레이의 시작점은 올해 설 명절 당시 판매한 가공육 '빽햄'이었다. 가격 부풀리기, 성분 함량 부족으로 질타를 받아 급기야 이달 19일자로 생산이 중단됐다.
2023년 8월 출시한 감귤 맥주는 과즙 함량 부족 등으로 도마 위에 올랐다. 같은 해 열린 한 페스티벌에서 회사 직원이 농약용 분무기에 사과주스를 담아 고기에 살포한 점과 관련해 식품위생법 위반 논란도 불거졌다.
또한, 지난해 말 충남 예산군 백석공장 농지 내 회사 비닐하우스가 신고 당시 용도와 달리 창고로 사용돼 농지법 및 건축법 위반에 따른 철거명령을 받아 비판의 도마에 올랐다.
이밖에도 백 대표가 실내 주방에서 고압가스통을 옆에 두고 조리하는 장면이 영상에 포착돼 실정법 위반으로 100만원 이하의 과태료 처분을 받아 빈축을 샀다.
끊이지 않는 논란에 중심에 서 있던 더본코리아는 이달에 결국 경찰 조사를 받게 돼 경영 위기에 정점을 찍었다.
백 대표가 최근 자사 커피 프랜차이즈 '빽다방'의 식품표시광고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입건된 것이다. 올해 1월부터 빽다방에서 판매한 고구마빵 주 재료를 우리 농산물이라 홍보했지만 성분 설명서엔 정작 중국산 고구마가 일부 들어갔다고 명시한 점이 문제가 됐기 때문이다.
제품 원산지를 둘러싼 위법 문제도 제기됐다. 외국산 재료로 만든 간장, 된장, 낚지볶음 등을 국산인냥 홍보한 점이 도화선이 됐다. 이 역시 백 대표가 원산지표기법 위반 혐의로 형사 입건된 상태다.

▲지난해 11월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기념해 북을 치고 있다. 사진=연합
이 과정에서 더본코리아는 3월에만 두 차례 걸쳐 백종원 대표 명의의 사과문까지 발표하고 수습에 나섰지만 먹혀들지 않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 19일 발표한 사과문에서 백 대표는 “원산지 표기 문제를 포함해 모든 제품의 설명 문구에 대해 철저히 검사하겠다",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상시감시 시스템을 도입하겠다"고 약속했다.
일각에서는 지난해 기업공개(IPO) 추진 당시 백 대표가 “이 나이에 사고 칠 게 뭐 있나"라며 “미디어에 노출된 10년 간 아무 문제 없었다"며 호언장담한 만큼 여론의 역풍을 몇 곱절로 맞고 있다고 평가한다.
더본코리아는 '백종원' 이름값을 자양분으로 성장가도를 달려온 기업이다. 실적만 살펴봐도 백 대표가 한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대중 인지도를 쌓기 시작한 2015년을 기점으로 더본코리아의 연매출은 1000억원을 넘어섰다. 2022년부터는 매년 앞자리수를 갈아치워 지난해 역대 최대치인 4642억원의 매출도 거뒀다.
다만, 총 매출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프랜차이즈 사업 뚜껑을 열어보면 마냥 웃을 수 없다. 운영 브랜드는 많지만 일부 브랜드로 매출 쏠림이 심해서다. 백 대표 특유의 '다(多)브랜드' 전략의 설득력이 부족하다는 비판이 뒤따르는 이유다.
2015년 18개였던 더본코리아의 외식 브랜드 수는 현재 25개까지 늘었으나, 전체 매출에서 빽다방(37.34%), 홍콩반점(12.72%) 두 브랜드 파이만 절반을 넘어선다. 반면 고속우동(2018년), 퀵반(2021년) 등 비교적 출시 시기가 짧은 브랜드 가맹점은 0곳으로 사실상 방치 상태다.
더본코리아에 최근 논란의 사후대책과 가맹사업 활성화 방안 등을 물었지만 회사 관계자는 “사과문을 통해 말한 그대로 차근차근 진행할 계획이며, 구체적인 개선 방향은 추후에 공개하겠다"며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