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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현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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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新경제] 美 Grok3·中마누스 등 AI 패권 격돌…韓 기술격차만 1년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5.03.25 15:37

[연중기획] ② AI, 활용도 글로벌 전쟁
중국 기업들 혁신 기술로 미국 추격전
머스크·알트만, 최첨단 모델로 승부수
LG·네이버·KT 독자 AI 개발 민간 주도
정부 지원-기업 투자로 격차 해소 급선무

AI 각축전

▲그림=챗GPT

인공지능(AI)을 활용하는 분야가 많아지면서 글로벌 기업들의 경쟁도 날로 치열해지고 있다.


최근 xAI의 'Grok 3'와 OpenAI의 'GPT-4.5' 등 최신 AI 모델이 발표되며 기술 혁신을 선도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의 AI 기업들도 주목할 만한 성과를 내면서 '괄목상대'(刮目相對)를 보여주는 중이다.


글로벌 AI 기업들의 기술 개발 전략에 발맞춰 한국의 기업들도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하는 상황이지만 아직 기술 격차가 크다는 평가다.


AI 경쟁 새 국면, 미·중 주도권 각축

25일 업계에 따르면 대화형 AI의 원조격인 OpenAI는 최근 'GPT-4.5'를 출시하며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샘 알트만 CEO는 이 모델이 감성 지능이 향상되어 사용자와의 상호작용에서 더욱 자연스러운 대화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이를 견제하는 일론 머스크가 설립한 xAI도 행보를 앞당기는 중이다. 최근 xAI는 AI 모델 'Grok 3'를 공개했다. 이 모델은 수학, 과학, 코딩 등 논리적 사고가 요구되는 분야에서 강력한 성능을 발휘하며, 최신 벤치마크 테스트에서 기존 AI 모델들을 능가하는 결과를 보였다.




특히 미국 수학경시대회(AIME) 문제를 활용한 테스트에서 52점을 기록하며 경쟁사 모델들을 크게 앞질렀다. xAI는 'Grok 3'의 훈련을 위해 약 20만 개의 엔비디아 H100 GPU를 활용하였으며, 이는 GPT-4 개발에 사용된 1만5000개 GPU를 훨씬 뛰어넘는 규모다. ​


문제는 미국만 바라볼 게 아니라는 점이다. 최근 AI 분야에서 중국 기업들의 약진이 두드러지고 있다.


특히 중국의 AI 스타트업인 딥시크(DeepSeek)는 저비용으로 고성능 AI 모델을 개발하여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딥시크가 개발한 '딥시크-R1' 모델은 오픈AI의 최신 모델과 유사한 성능을 보이면서도 개발 비용은 기존의 10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


중국의 스타트업 모니카(Monica)가 선보인 AI 에이전트 '마누스(Manus)'는 오픈AI의 '딥 리서치'보다 우수한 성능을 가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마누스는 복잡한 추론 과정을 통해 심층적인 업무 수행이 가능하며, AI 에이전트 성능 평가 기준인 'GAIA 벤치마크 테스트'에서 높은 성적을 기록했다. ​


이러한 중국 기업들의 성장은 글로벌 AI 시장에서의 경쟁 구도를 재편하기에 충분하다는 평가다.


국내 기업들 자체 역량 강화 노력 속도

이에 한국의 주요 기업들도 AI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곳은 LG다. LG AI 연구원은 'EXAONE'과 같은 대규모 AI 모델을 개발하며, 구글 클라우드와의 협력을 통해 'EXAONE 3.0'과 'ChatEXAONE'을 선보였다.


이 모델들은 한국어와 영어를 모두 이해하고 처리할 수 있는 이중 언어 모델로, 다양한 실제 응용 분야에서 우수한 성능을 보이고 있다.​


AI의 도입을 가장 활발하게 추진 중인 곳은 KT다. KT는 AI 기술을 활용한 다양한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


최근에는 자사 AI 브랜드 'K 인텔리전스'를 새롭게 선보이며 AI 기반으로 회사의 체질을 개선하는 중이다.


한국에서 가장 큰 플랫폼을 운영하는 네이버도 AI 기술 도입에 앞장서는 중이다. 네이버는 자체 개발한 AI 플랫폼 '클로바(Clova)'를 통해 음성 인식, 자연어 처리 등 다양한 AI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 '하이퍼클로바(HyperClova)'라는 대규모 언어 모델을 개발하여 한국어에 특화된 AI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정부 정책 지원 확대 필수…인프라 구축 관건

이런 성과는 아직 정부의 도움보다는 업계의 자생적인 노력에 의존한 결과라는 평가다.


이에 정부가 기업의 AI 도입·활용 촉진 및 성과 제고를 도울 수 있는 정책을 적극적으로 내놓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유상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도 최근 “우리나라는 높은 잠재력이 있지만 AI 최고 선도국 대비 1년여의 기술 격차가 있다"며 “유럽에 비해서도 뒤처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AI 개발에 필수적인 컴퓨팅 인프라 부족이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국내 기업들은 고성능 AI 모델 개발에 필요한 GPU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이는 기술 개발 속도를 늦추는 요인이 되고 있다.


이에 정부는 최근 대통령 직속 국가AI위원회를 통해 'AI 컴퓨팅 인프라 확충을 통한 국가 AI 역량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이 방안에는 2026년 상반기까지 총 1만8000개 규모의 고성능 GPU 확보, AI 인프라 관련 세제지원과 전력·입지 제도 개선, 'AI 국가대표 정예팀' 선발을 통한 글로벌 톱 수준 대형언어모델 개발 등의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한 AI업계 관계자는 “세계 AI 기술 패권 경쟁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한국이 이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한 범국가적 노력이 요구된다"며 “금전적인 지원은 물론 AI 인재 양성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 확대와 연구 개발 지원을 통해 기술 격차를 해소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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