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 포토

나광호

spero1225@ekn.kr

나광호기자 기사모음




카드론 ‘43조 육박’…경기 부진 속 카드사 건전성 약화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5.03.25 17:39

2달 만에 6000억원 증가
KB국민 제외 모두 상승

금리 상승에도 잔액 확대
연체 등 악순환 우려↑

카드론

▲국내 카드사들의 카드론 잔액이 불어나고 있다.

장기카드대출(카드론)이 신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본업 수익성 악화를 만회하려는 카드사들과 낮은 신용등급을 비롯한 이유로 자금을 빌리기 어려워진 차주들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카드사들의 건전성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고조되고 있다.


25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카드사 9곳(신한·삼성·KB국민·현대·우리·하나·롯데·BC카드·NH농협)의 카드론 잔액은 42조9888억원으로, 지난해말 보다 6015억원(1.42%) 불어났다. 역대 최고치였던 올 1월(42조7309억원)도 뛰어넘었다.


신한카드는 8조4132억원에서 2달 만에 8조4828억원, 삼성카드는 6조1791억원에서 6조3191억원, 현대카드도 5조7874억원에서 5조8823억원, 롯데카드의 경우 5조1952억원에서 5조3040억원 규모로 확대됐다.


NH농협카드는 3조714억원에서 3조1182억원으로 불어났다. 우리카드는 올해 들어 4조원을 돌파했고, 하나카드도 2조9000억원을 넘어섰다. BC카드(459억원)도 소폭 늘어났다. 줄어든 곳은 KB국민카드(6조8500억원→6조8379억원)가 유일했다.


카드론은 다른 상품 보다 금리가 높아 단기적으로 수익성을 끌어올릴 수 있다. 가맹 수수료율 인하와 소비심리 부진 등에 따른 여파를 겪고 있는 카드사로서도 구미가 당길 수 있다. 다만 상환에 대한 위험성이 있어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 비즈니스로 평가된다.




업계는 아직 걱정할 단계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지난해말 연체율이 1.65%로 3년 연속 악화되면서 2014년(1.69%)에 근접했으나, 2%를 넘지 않았다는 이유다.


그러나 낙관론을 펼만한 상황은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삼성카드(1.08%)가 전년 대비 연체율을 낮췄지만 신한카드·KB국민카드·우리카드를 비롯한 기업은 수치가 악화됐기 때문이다. 하나카드는 1.87%로 집계됐고, 현대카드도 1.08%로 앞자리가 바뀌었다.


카드사

▲카드론은 다른 상품 보다 금리가 높아 단기적으로 수익성을 끌어올릴 수 있다. 가맹 수수료율 인하와 소비심리 부진 등에 따른 여파를 겪고 있는 카드사로서도 구미가 당길 수 있다.

하나카드는 수익성 확대를 목적으로 충당금 전입액을 낮췄다는 명분이 있지만, 작년 1분기말 1.94%를 기록하기도 했다. 1개월 이상 연체된 총액이 2000억원대 초중반을 벗어나지 않고 있으나, 6개월 이상 연체액이 불어난 것도 악재다.


신용카드 자산에서 카드론이 차지하는 비중이 2023년 26.5%에서 지난해말 31.6%로 상승한 우리카드도 영향권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지난해 6개월 이상 연체액이 전체 연체액 상승을 이끌었던 것도 언급된다.


단기카드대출(현금서비스) 분야에서도 삼성카드의 잔액이 1조원을 오가고, 현대카드도 8000억원 수준으로 형성되는 등 2024년을 지나면서 1000억원 이상 커졌다. 결제성 리볼빙 이월잔액도 여전히 7조원대다.


경기 부진 등으로 상환능력이 낮아진 차주들이 많다는 점도 문제로 꼽힌다. 실제로 카드론 대환대출 잔액은 지난해말 1조6467억원에서 1조6111억원 수준으로 축소됐다가 지난달 다시 1조6844억원으로 더욱 높아졌다.


이는 카드론을 적기 상환하지 못한 차주들이 활용하는 것으로, 지난달 NH농협카드를 제외한 8개사의 카드론 금리가 평균 14.85%로 전월 대비 0.39%포인트(p) 상승한 부담을 감수하고 상환을 위해 손을 벌린 차주가 많다는 의미도 된다.


업계 관계자는 “취약차주가 고금리로 대출을 받으면 갚지 못할 확률이 더욱 높고, 연체에 따른 리스크도 확대될 공산이 크다"면서도 “기업들도 삼성페이 수수료 도입 등의 문제에 직면한 만큼 카드대출을 급작스레 줄이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