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26일 서울 중구 본사에서 열린 주주총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우리금융지주가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 중에서 최초로 비과세 배당을 실시하며 주주친화 정책을 추진한다. 이사회 내 윤리·내부통제위원회를 신설해 감사위원회에서 수행 중인 내부통제 감독 기능을 강화하고 감사위원회 구성을 전면 쇄신하는 등 이사회 중심 윤리경영 거버넌스 구축을 강조했다.
우리금융은 26일 오전 서울 중구 소재 우리은행 본점에서 제6기 정기주주총회를 개최하고 △정관 변경 △자본준비금 감소 △이사 선임 등 7건의 안건 모두를 통과시켰다고 밝혔다.
우리금융이 이날 비과세 배당을 목적으로 한 '자본준비금 감소의 건'을 주요 안건 중 하나로 통과시키면서 향후 약 3조원에 달하는 자본준비금의 감소를 확정했다. 우리금융은 상법에 따라 적립된 자본준비금 및 이익준비금 중 자본금의 1.5배를 초과하는 금액 범위 안에서 자본준비금을 감액해 이익잉여금으로 이입한다. 이를 통해 마련된 재원을 비과세 배당에 사용할 방침이다. 올해 결산 배당부터 적용되며 분기배당은 적용되지 않는다.
이는 우리금융이 타 금융지주들과의 주주환원율 격차를 줄이기 위해 고안해 낸 묘수로 풀이된다. 이익 규모가 상대적으로 적은 상황에서 비과세 배당을 통해 밸류업 방안을 모색한 것이다.
이런 배당 방식은 기존 주주들이 낸 자금을 돌려주는 형태로, 과세 대상이 아니다. 개인주주의 경우 비과세 배당은 원천징수 세액 15.4%가 공제되지 않아 배당금액의 100%를 수령할 수 있다. 실제 배당수익은 18.2%가량 증가하는 효과를 지닌다. 이자와 배당소득을 합산해 연 2000만원을 초과해도 세 부담이 없어 주식을 많이 보유할수록 이득이 커진다.
자본준비금이라는 한정적 재원을 이용해야 하기에 지속성을 확신하기 어려운데다 외국인 주주 비율이 높은 금융지주 특성상 부담이 따름에도 우리금융이 전 금융권을 통틀어 손에 꼽는 행보에 나서면서 주주환원 의지를 피력한 것이란 평가다. 우리금융은 2024년 결산 기준 주당배당금(DPS)으로 660원을 확정했다. 올해는 1분기부터 배당을 확대할 전망이다. 증권가에서는 우리금융의 올해 1분기 DPS를 185원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이날 정관 변경을 통해 주주의 배당 예측 가능성도 제고했다. 변경 후 분기배당 관련 조항인 제60조에 따르면 사업연도 개시일부터 3월, 6월, 9월 말일부터 45일 이내의 이사회 결의로써 금전으로 분기배당을 할 수 있다. 이사회 결의로써 배당을 받을 주주를 확정하기 위한 기준일을 정할 수 있으며, 기준일을 정한 경우 기준일의 2주 전 해당 사실을 공고하겠다는 내용도 추가했다.

▲우리금융지주, 우리은행.
우리금융은 이날 주총에서 윤리·내부통제위원회를 신설하는 내부통제 강화 안건도 의결했다.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된 윤리·내부통제위원회를 통해 경영진의 부당행위 견제에 나설 방침이다. 금융사지배구조법에 따른 위험관리 관련 점검·평가, 조치요구는 리스크관리위원회가 담당한다는 안건도 통과시켰다.
임종룡 회장은 이날 주총장에서 그룹 내부통제와 관련해 체계 전반을 혁신해 모든 업무과정에 내부통제가 작동하도록 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임 회장은 “일련의 사건에 대한 냉철한 반성과 함께 그룹 전 임직원은 환골탈태하겠다는 비상한 각오로 올 한 해, 금융의 본질인 '신뢰'를 가슴 깊이 새기며, 반드시 '신뢰받는 우리금융그룹'으로 거듭날 것을 약속드린다"고 말했다.
우리금융은 이사회 구성을 대대적으로 개편하면서 새로운 지배구조체제의 본격 가동을 강조했다. 이날 주총에선 △이영섭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 △이강행 전 한국투자금융지주 부회장 △김영훈 전 다우기술 대표 △김춘수 전 유진기업 대표를 신임 사외이사로 선임하며 임기 만료 사외이사 5명 중 4명을 교체했다. 윤인섭 사외이사의 중임(연임)도 확정했다.
한편 이사회는 대표이사 1인과 사외이사 7인까지 총 8명으로 기존 구성을 유지한다. 안건 외 쟁점 중 하나였던 임 회장의 '단독 사내이사 체제'는 올해도 이어질 전망이다. 금융감독원의 경영실태평가 3등급 통보에 따른 보험사 인수 영향 등에 대한 관심도 높았으나 주총장에선 안건 의결 외 별다른 잡음 없이 30분여 만에 주총이 마무리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