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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경포커스] 용인시 4104 신설 버스노선 현수막에 담긴 진실은...몰염치인가(?)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5.03.31 04:32

이상일 시장 “신설 노선, 주민과 관계 공무원의 공(功)”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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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특례시의 4104번 개통 사전 점검 운행버스 모습(상)과 4104번 광역버스 신설 업적 홍보 현수막 모습 (하) 제공=송인호 기자

용인=에너지경제신문 송인호 기자 '몰염치(沒廉恥)'는 부끄러움을 느끼지 않는 뻔뻔스러운 태도를 나타내는 표현이다. '염치(廉恥)'는 도덕적 양심이나 부끄러움을 말하며 그 앞에 '몰(沒)'이 붙어 그것을 전혀 갖추지 못한 상태를 강조한 단어이다. 다시 말하면 자신의 이익만을 위해 부끄러움과 체면을 완전히 잃은 행동이나 태도를 보이는 사람이나 상황을 비판할 때 주로 사용한다. 파렴치와 후안무치(厚顔無恥)도 비슷한 의미를 담고 있다.


요즘 우리 정치권 인사를 보면 몰염치란 말도 무색할 정도이다. 경기도내 곳곳에 자신의 업적이나 성과를 자랑하는 '꼼수 정치 현수막'이 난립하고 있는 것만 봐도 그렇다. 특히 용인시가 그 중 가장 심하다. 오랫동안 지자체 공무원들과 주민들이 합심해 이뤄내 성과를 은근슬쩍 순식간에 자신이 한 것처럼 둔갑시켜 대대적으로 홍보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이는 주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기에 충분하다.


지자체 성과, 주민과 관련 공무원들의 '합작품'

지자체의 성과는 주민과 관련 공무원들의 협력 속에서 이루어진 결과물이라 해도 그리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일부 지역이나 중앙정치인들 가운데 지자체의 성과를 자신의 업적인 양, 가로 채려는 '숟가락 얻기'가 서슴없이 이뤄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서로 공 다툼까지 벌이는 볼썽사나운 모습까지 연출하면서까지 그렇게 하고 있다.


물론 해당 관계기관에 부탁이나 촉구 등을 했을 수도 있지만 주도적으로 한 일은 분명 아닐 것이다. 그런데도 자신이 한 것처럼 자랑하고 또 대대적으로 홍보하며 그것도 모자라 지역구 거리 곳곳에 현수막을 내걸고 있다면 몰염치가 분명하다 하겠다.


“지역구 사업은 모두 내 치적"...마구잡이식 '부풀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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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용인시

특히 용인시 서천지구-서울역 4104번 광역버스 노선 신설과 관련한 성과 논란이 요즘 지역 정·관가에서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시내 곳곳에는 모 국회의원이 내건 현수막이 걸려 있다. 이 국회의원 스스로 걸었는지 아니면 지역구 사무실에서 한 것인지 그 정확한 내막을 알 수 없다.




본보 취재에 따르면 이 노선은 해당 의원이 당선되기 이전부터 주민들의 교통난 호소에 따른 지자체의 지속 추진으로 이뤄진 성과로 의원의 직접적인 공과는 별 무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신규 노선은 2020년부터 지속해서 추진됐으나 지난해 6월에야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대광위) 광역버스 준공영제 대상 노선으로 선정됐으며 이후 운송사업자 선정과 운행 버스 확보를 모두 마치고 내달 1일부터 운행한다.


앞서 지자체는 수년 동안 대광위에 이 노선 신설을 위해 수차례에 걸쳐 폭증하는 주민 이용객 수요 자료와 함께 신설 필요성과 당위성을 강조하는 등 총력을 다한 것으로 알려졌다. 선정 후 조속한 개통을 위해 물량부족으로 구입난을 겪고 있는 운행 버스 확보에 주력, 주민 편의를 위해 최선을 다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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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일 용인특례시장이 지난 21일 경희대 차고지에서 4월 1일부터 정식 운행하는 4104번 광역버스 사전점검을 하면서 공과를 주민과 관계 공무원들에게 돌렸다. 제공=용인시

이를 방증하듯 이상일 용인특례시장은 지난 21일 4104노선 사전점검에서 주민들의 염원과 관계 공무원들의 열의로 이룬 성과임을 강조했다.


이 시장은 이 자리에서 “서울로 출근하거나 이동하는 기흥구 서농동과 보라동, 상갈동, 신갈동, 기흥동 주민을 위한 4104번 버스노선 신설과 조속한 운행을 위해 시는 대광위와 긴밀한 협의를 했다“며 “지난해 6월 대광위로 하여금 신규 노선으로 확정하도록 했고 이후 신속하게 버스 10대를 확보해 운행을 예상보다 더 빨리 시작하게 됐다"고 하면서 공을 주민들과 관계공무원들에게 돌렸다.


부풀리기 끝은....하나하나 뜯어보니 '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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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역버스 증차와 좌석예약제 확대 현수막 제공=송인호기자

그러나 이 지역구 의원은 보도자료를 통해 광역버스 증차, 노선 신설을 위해 국토교통부 대광위를 수차례 찾아가는 등의 활동을 했다고 주장했다.


4104번 노선 신설과 더불어 5000번, 5001번, 5005번 광역버스 좌석 예약제 확대 및 5000번, 5003번, 5000번 버스 증차와 5001번, 5005번 출퇴근 시간 전세버스 증차를 끌어내 주민들의 고충을 해결하는데 힘써왔다고도 했다.


그렇지만 확인 결과 이 자료에서 거론된 5000AB(동백~서울역)번, 5003AB(동백~강남역)번, 5005(상하~서울역)번 증차의 경우, 광역버스 입석대책으로 2022년 11월 관계기관인 경기도와 서울시 등과의 협의가 완료된 사항으로 그동안 차량 제조사의 출고지연 등으로 인해 운행이 지연됐을 뿐 해당 의원의 영향력은 거의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또 5001AB(상하~강남역)번, 5005(상하~서울역)번 출퇴근 시간대 전세버스 증회는 서울시의 협의 부동의(2024.11.13.)에 따라 광역버스 노선조정신청(2024.11.18.), 대광위 노선위원회 조정결과 승인(2024.12.3.)된 사항으로 노선별 각 2회(출근1, 퇴근1)는 전세버스 수급 후 운행돼 당사자와의 관계는 거의 무관한 것으로 분석됐다.


시민 이모씨는 “수년 전에 결정된 버스노선 증차 사실을 확인도 없이 자신의 치적인양 홍보하는 것은 시민들의 신뢰를 저버리는 처사“라고 직격했다.


시민의 신뢰 회복을 위한 방안 적극 강구해야

정치인은 시민의 신뢰를 바탕으로 활동해야 함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진실을 왜곡하거나 과장하는 행태는 단기적으로는 효과를 볼 수 있을지 모르지만 장기적으로는 시민들의 신뢰를 잃게 됨은 명약관화하다. 따라서 이제는 정치적 윤리와 책임감을 되새기고 투명하고 진정성 있는 정치문화를 만들어야 할 때이다.


무엇보다 정치적 홍보가 진실을 왜곡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투명한 성과 보고 시스템과 윤리적 기준을 강화해야 마땅하다. 또한 주민들과의 소통을 통해 성과의 진정한 주체를 인정하고 몰염치한 정치적 포장을 추방하는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아울러 정치적 성과는 개인의 것이 아니라 공동체의 노력에서 비롯된 것임을 명확히 해야 타당하다.


부연해서 용인시 4104번 광역버스 노선 신설 사례는 주민들과 공무원들의 협력으로 이루어진 성과임에도 불구하고 특정 정치인이 이를 자신의 업적으로 포장하려는 시도가 엿보인다. 이러한 행동은 시민들의 신뢰를 저버리고 공정성과 투명성을 훼손하는 결과를 초래함은 당연하다.


정치인은 자신의 치적을 과장하기보다는 주민들과 공무원들의 노력과 협력을 인정하고 존중해야 한다고 본다. 진정한 리더십은 개인의 업적을 강조하는 것이 아니라 공동의 성과를 함께 축하하고 이를 기반으로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가는 데 있다는 생각이다. 시민들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진정성 있는 태도를 재차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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